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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리볼버'는 액션 영화가 아니다

작성일: 2024.08.01 09:10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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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볼버. 제공ㅣ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리볼버. 제공ㅣ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리볼버'는 제목이 주는 이미지와 달리 액션 영화가 아니다. 돈을 향해 무서울 것 없이 직진하는 한 여자와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추적극에 가깝다.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학 장치론엔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총'이라는 개념이 있다. '1막에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쏴야 한다. 안 쏠 거면 없애버려라'라는 것. 모름지기 총은 발사되기 위해 극에 등장한다는 공식이다. 제목부터 '리볼버'인 이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은 하수영의 손에 리볼버 권총이 쥐어지는 순간부터 발사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된다.

리볼버라는 아이템 자체가 '복수'와 '죽음'을 떠올리게 하지만 '리볼버'는 흔히 연상할 수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노선의 드라마를 펼쳐나간다. 돈을 받기 위해 권총을 쥐고 무자비한 복수극을 펼치는 전도연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만약 그랬다면 '길복순2'에 그쳤을 것이다.  

전도연의 하수영은 감방 생활을 거치며 마른 수건처럼 생기가 쪽 빨린 얼굴을 보여준다. 코 앞에서 휘둘러진 야구 배트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처럼 '동태 눈'을 한 채 응당 받았어야 할 '더러운 돈'을 향해 묵묵히 걸어나간다. 웃음도, 슬픔도, 두려움도, 공포까지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껍데기만 남은 모습이다. 지금까지 천의 얼굴을 보여주던 전도연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인상이다.

하수영은 약속한 돈 7억을 받기 위해 연관된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며 정보를 수집한다. 이 과정에서 정윤선(임지연), 조 사장(정만식), 앤디(지창욱), 신동호(김준한), 본부장(김종수) 등이 정보를 흘리고 각기 다른 속내를 드러내며 이들이 얽히고 설킨다.

또한 사건의 중심 인물로는 우정 출연에 나선 이정재가 임 과장 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모든 일의 원흉이자 비밀을 숨긴 인물로 그의 전사와 속마음까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인물이다. 핵심 조력자인 민기현 역의 정재영과 특별출연으로 무게감을 더한 그레이스 역의 전혜진까지, 알뜰살뜰하게 모은 캐스팅으로 줄줄이 캐릭터의 향연을 보여준다.

이들 모두는 하수영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하수영을 만난 이후 미묘하게 달라지는 관계성으로 덫의 균열을 만들어낸다. 각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진 않지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장면 곳곳에 던져주며 아슬아슬한 심리전의 재미를 만든다.

'딱 요만큼만 언니 편'이라는 정윤선의 변화, 하수영을 쏘지 못하는 신 형사의 감정, 앤디를 향한 그레이스의 복잡미묘한 감정, 복수를 권한 민기현의 의중, 손가락 대신 하수영을 살린 조 사장의 우스꽝스러운 난입 의도,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인 임 과장의 계획과 속마음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물론 엔딩에 담긴 하수영의 표정이 가장 인상적이다. 또 대단한 연기를 펼치고야 만 전도연이다.

단순히 리볼버를 쏘아대며 돈을 찾는 복수극이었다면 평범한 액션물이었겠지만, '리볼버'의 관전 포인트는 돈이 아닌 인물들의 감정선에 있다. 하수영이 되찾기 위해 나선 '7억'과 '서울 아파트'는 본부장 말처럼 하수영이 목숨을 걸기엔 '그렇게 큰 돈도 아니지만, 무시할 만큼 작은 돈도 아닌 것'으로 표현된다. 스케일 큰 여러 복수극에 비하면 소박하기까지 하다. 결국 돈 찾기는 이 작품에서 크게 중요한 포인트는 아닌 셈이다. 

주연급 배우들이 한데 모여 쏟아내는 연기의 향연과 러닝타임 이후에도 수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맛보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즐길 거리가 풍족한 관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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