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은퇴식보다 팀 상황이 우선이다… 추신수 은퇴식 미룬 이유, 끝까지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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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 야수로 뽑히는 추신수(42·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길었던 현역 생활의 은퇴를 예고했다. 2024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연봉도 상징적인 수준(최저연봉 3000만 원)만 받았다. 그 돈을 다른 쪽의 전력 보강에 써주길 바랐다. 받는 돈 조차도 다 기부하기로 했다.
이미 돈은 많이 벌었다. 한국 야구사에서는 이른바 ‘GOAT’의 명예도 달았다. 더 욕심은 없었다. 마지막까지 힘껏 달려보고, 후배들과 함께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면 원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와 별개로 마지막 시즌을 예고했기에 은퇴와 관련된 행사는 차곡차곡 진행 중이었다. 이미 각 구장 원정 경기에서 원정 팬들을 상대로 한 사인회를 잘 마쳤다. 19일에는 은퇴를 앞두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구단 관계자들에게 특별한 이벤트까지 진행했다. 평소에도 선수단을 물심양면 지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아끼지 않았던 추신수는 19일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쓴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저녁 만찬과 선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추신수가 자비로 직접 소고기 30㎏, 장어 10㎏ 등 푸짐한 메뉴를 준비했다. 구단 프런트, 응원단, 경호, 그라운드 키퍼 등 야구단 관계자 150명이 손님이었다. 추신수는 직접 작성한 감사 편지와 본인의 모습이 디자인된 수건, 마스크팩, 샴푸 등의 선물 꾸러미도 함께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많은 관계자들이 “이런 적은 처음이다.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행사의 파급력이 꽤 큰 진폭으로 퍼져 나갔다.
이제 남은 건 은퇴식이었다. SSG에서 뛴 기간은 4년으로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간 팀의 리더로 활약했고, 2022년에는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짧은 기간 팀에 남긴 유산이 상당했다. 게다가 한국 야구가 낳은 명실상부한 최고 야수였다. SSG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계를 생각해서도 은퇴식은 꽤 큰 의미가 있었다. 구단도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은퇴식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많은 팬들이 추신수의 은퇴식 시점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었던 20일, SSG는 “추신수 선수 은퇴식은 내년 시즌에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은퇴식 시점을 잡기가 조금 애매하기는 했다. 잔여경기 일정이 나온 뒤에도 홈경기가 두 차례나 취소되는 등 마지막 홈경기 시점이 밀렸다. 결정적으로 지금이 은퇴식을 하기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추신수의 판단이 있었다. 5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추신수는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 구단과 선수단의 역량 및 신경이 분산되길 원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SSG는 20일 현재 66승68패2무를 기록해 6위를 기록 중이다. 7월까지만 해도 5위 내에 있다가 8월 부진으로 8위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선수단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있다. 최근 4연승으로 5위 kt에 1.5경기, 4위 두산에 2.5경기 차이까지 따라갔다. 아직 kt와 두산과 맞대결도 남아있는 만큼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선수단도 이 목표 하나로 예민하게 달려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식을 하면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행사가 될 수 있겠지만, 팀의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는 득이 될 게 없다고 봤다. SSG는 “추신수 선수와 구단이 협의한 결과, 현재 팀이 가을 야구 진출 경쟁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선수단이 경기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은퇴식을 내년 시즌으로 미루기로 했다”면서 “이에 구단도 내년 시즌 많은 팬분들과 함께 은퇴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올해 불의의 부상으로 울분을 삼키며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 캠프 당시 갑작스러운 장염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시기를 놓쳤고, 시즌 시작하자마자 귀루하다 견제구에 손가락을 맞아 이탈하기도 했다. 이후 오른 어깨 부상으로 계속 고전 중이다. 주사를 맞으면 조금 나아졌다가, 스윙을 계속 하며 피로가 누적되면 오른 어깨를 다 뻗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이미 일상 생활조차도 지장이 크다. 추신수는 “시즌이 끝나면 수술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시즌 중 수술을 하면 그대로 시즌을 접어야 하기에 지금은 참고 뛸 정도다.
하지만 주사도 이제는 ‘약발’이 약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주사를 맞으면 보름 이상 통증이 완화되곤 했는데 두 차례 정도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어깨를 잘못 짚어 다시 통증이 생긴 이후로는 차도가 더디다. 주사 치료도 통하지 않는다. 오른 어깨를 뻗어주지 못하다보니 2루 땅볼이 많아지는 양상이다. 9월 10일 한화전 이후로는 출전도 못하고 있다. 선수도 답답, 구단도 답답하다.
그러나 아직 시즌을 접지 않고 팀에 공헌할 마지막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추신수는 극심한 오른 어깨 통증에도 불구하고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282, 출루율 0.375를 기록하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있다. 은퇴식까지 미루는 결단을 내린 추신수가 팀과 함께 극적으로 가을 무대에 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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