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이상하게 눈물이 나네[Cine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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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연말에 어울리는 만둣국 같은 따끈한 영화다. 밀가루를 반죽해 직접 밀어 만든 만두피처럼 투박한 겉에 다채로운 재료가 한데 어우러진 이야기들을 꼭꼭 눌러 빚어냈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촌스럽고 고루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기어코 눈물을 뽑아낸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양우석 감독)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에게 세상에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이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 한복판의 노른자위 땅, 빌딩 숲속에 자리 잡은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큰 거는 휴지 네 칸, 작은 거는 한 칸’이라고 쓸 정도로 휴지 한 칸, 물 한 방울을 절약해 서울 시내의 빌딩 몇 채를 가질 정도로 소문난 ‘알부자’지만, 하나뿐인 아들 함문석이 출가해 ‘스타 주지승’이 돼 버리면서 부자(父子) 사이는 남보다도 못하게 됐다. 끊겨버린 대에 조상 볼 면목이 없다는 함무옥은 매일 애먼 평만옥에서 고래고래 목청만 높이기 일쑤다.
그런 함무옥에게 아들 함문석의 자녀라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민국(김시우), 민선(윤채나) 남매가 찾아온다. 부지불식간에 할아버지가 된 함무옥은 그간의 수전노 인생을 잊고, 자신의 손주들을 잘 먹이고 입히는데 최선을 다한다. 심지어 귀여운 손녀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이 아니라 하늘나라 근처에는 당도할 선택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민국, 민선 남매가 등장해 좌충우돌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반부가 무해한 웃음으로 가득하다면, 함무옥과 함문석이 아이들 출생의 비밀을 푸는 후반부는 조금 더 무겁게 이어진다. 또한 다소 뚝뚝 끊어지는 전개에 썩 명쾌하지 않은 구성은 편집으로 손 본 곳이 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엔딩까지 가는 길도 다소 억지스럽다. 함무옥, 함문석 부자의 갈등, 아이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 함문석이 이 모든 과정에서 느낀 진정한 불교 교리의 깨달음, 가족의 진정한 의미 등 층위가 다른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교조적이기까지 한 메시지를 준다. 엔딩까지 보고 나면 양우석 감독이 혹시 저출생대책위원회를 결성한 뒤 이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아쉬움도 있지만 미덕도 큰 영화다. 배우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낸다. 함무옥이 된 김윤석은 명불허전 존재감을 자랑하고, 그와 발을 맞추는 방여사 역의 김성령은 조연 이상의 존재감을 준다. 두 사람의 ‘틈새 로맨스’는 이 영화의 필수 양념이다.
속으로는 분명히 촌스럽고 유치하다고 생각하지만 눈물이 나는 이상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영화다. 온라인에서 회자 되는 유병재의 게시물처럼 “재미없네 유치하고”를 떠올리다 끝내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게 되는 건 ‘가족’이라는 깊고도 신비한 단어가 주는 힘 때문일 것이다.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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