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떻게 이기나"…中 눈물·日 하소연→왕중왕전서 확인된 '안세영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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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세영 앞에서 ‘대비책’은 무력해진다.
상대는 연구하고 또 연구하지만 막상 코트에 서면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라이벌국이 자랑하는 세계 정상급 랭커조차 한목소리로 얘기한다. “안세영을 도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이제 단순한 강자가 아니다. 한국 배드민턴 보물인 동시에 전 세계 여자 선수에게 가장 피하고 싶은 이름이 됐다.
지독할 정도로 끈덕진 수비, 고갈되지 않는 체력, 올해 들어 한층 더 날카로워진 공격까지.
안세영은 자신의 무기를 늘리면서 상대 선택지는 하나씩 지워내는 '배드민턴계 노박 조코비치' 같은 무결점 황제가 되어 가고 있다.
그 위력은 왕중왕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폐막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에서도 안세영은 '역시나' 독주를 이어 갔다.
최상위 랭커 8인만 집결한 전장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예외 없이 중심에 섰다. 그리고 여제를 마주한 선수들 반응은 한결같았다. 안세영의 지배력을 설명해줬다.
결승에서 1시간 36분 혈투를 벌인 중국의 왕즈이(세계 2위)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현장을 관리하던 BWF 관계자조차 “왕즈이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놀랄 정도였다.
홈 팬 성원을 등에 업고도 왕즈이는 마지막 3게임에서 힘이 빠진 채 무너졌다.
올해만 여덟 번이다. 왕즈이는 안세영을 만날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 8전 8패. 중국 배드민턴 팬들 사이에선 ‘공안증(恐安症)’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이미 그에게 안세영은 심리적 벽이 됐다.
왕즈이는 패배를 인정했다. “안세영은 계속 연구당하는 선수인데도 코트에 설 때마다 늘 새로운 걸 보여준다. 안정감, 스피드, 경기 운영까지 모든 면에서 한 수 위”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3위)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때 안세영 천적으로 불렸던 야마구치는 최근 들어 안세영전 열세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둘 맞대결은 장기전으로 흐를 확률이 높았지만 올 시즌 이 같은 흐름이 요동했다.
안세영이 공격적인 배드민턴을 구사하면서 경기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
이번 준결승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38분 만에 경기가 끝났다.
야마구치는 “예전엔 수비가 가장 위협적인 선수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격까지 완성됐다”며 “안세영을 만나면 랠리를 이어가는 것도 수비를 하는 것도 너무 버겁다”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매번 어려운 상대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다. 나를 계속 도전하게 만드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건 하나다. 안세영은 고정된 유형의 선수가 아니란 점이다.
대비책을 갖고 들어가도 코트 안에서 그 해답이 계속 바뀐다. 그래서 더 괴롭다.
이제 안세영은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 어떻게 지느냐를 고민하게 만드는 선수가 됐다. 역대 최고 선수(GOAT)로까지 거론되는 현존 1인자의 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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