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쪽으로 가면 몸이 경직된다" 이정후 부상 후유증 고백, 그래서 더 빛난 호수비…SF 에이스도 美 중계진도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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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로건이 그 타자까지 상대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구 수가 많아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닝을 끝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든 8회를 마무리 짓겠다던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로건 웹을 이정후의 호수비가 도왔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선발 로건 웹이 8이닝 7피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고, 이정후가 결정적인 호수비로 에이스인 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샌프란시스코가 4-0으로 앞선 8회, 선발투수 로건 웹이 흔들렸다. 땅볼 아웃이 될 타구가 베이스에 맞고 튀는 불운으로 위기가 시작됐고 2사 후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투구 수는 105개. 토니 바이텔로는 마운드에 방문한 뒤 웹의 더 던지겠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남은 아웃카운트를 맡겼다.
초구 마이클 부쉬에게 던진 시속 93.3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갔다. 장타를 확신할 수 있는 타구. 그런데 공을 향해 전력 질주한 이정후가 펄쩍 뛰어올라 이 타구를 낚아 챘다.
샌프란시스코 웹은 팔을 번쩍 들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이정후를 마운드에서 기다렸다. 오라클파크에선 이정후 챈트가 울려퍼졌다.
현지 해설은 "이정후의 엄청난 수비였다. 웹도 크게 기뻐하고 있다. 이정후가 경기를 구했다"고 극찬했다.
경기 후 웹은 “(내가 더 던지겠다고 한 것이) 거의 끔찍한 결정이 될 뻔했다”며 웃었다. 이어 “다행히 정후가 그 공을 잡아줬다. 나는 항상 계속 던지고 싶어 한다. 위기를 넘길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로건이 그 타자까지 상대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투구 수가 많아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닝을 끝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이정후에게도 쉽지 않은 플레이였다. 이정후는 지난해 데뷔 시즌 중 외야 펜스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크게 다쳐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 펜스 근처 수비를 할 때면 아직도 몸이 움찔한다고 털어놨다.
이정후는 "사실 그때 부상 당한 뒤 펜스 쪽으로 가면 경직되는 면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것 생각 없이 공만 보고 쫓아갔다"고 했다.
이정후의 수비를 향한 비판을 뒤집는 듯한 장면이기도 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진 OAA(평균적인 수비수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을 더 잡아냈는가, Outs Above Average)는 -18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였는데 이정후는 중견수 포지션에서 -5로 수비 규정 이닝을 채운 중견수 중 최하위다.
이정후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수비를 향한 비판에 "수비는 좋을 때는 좋은 이야기가 안 나오다가 못 하니까 계속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며 "내년에는 수비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7월에 수비가 안 좋을 때가 있었다. 스스로 생각도 너무 많아졌고 수비도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올해 많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경기장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이자 메이저리그 선배인 김하성은 "올해 수치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안 받았으면 좋겠고 어찌 됐든 올해 풀타임으로 처음 뛰었기 때문에 본인이 더 많이 느꼈을 것이다. 엄청난 부담과 압박감이 있었을 텐데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이제 완전히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마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에 분명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또 누구보다 욕심이 많고 열심히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년에 분명히 잘 할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부터 이정후의 포지션을 우익수로 바꿨다. 대신 중견수엔 골드글러브 출신 해리슨 베이더를 영입해 외야 수비를 강화했다.
수비 부담을 덜은 것인지 이정후의 공격력은 이번 시즌 폭발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2경기 연속 침묵을 깨고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331로 끌어올렸다. 앞서 이날 4타수 1안타로 타율이 0.343으로 떨어진 내셔널리그 타격 1위 오토 로페즈와 차이를 9리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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