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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2017 한국체육⑿]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③ "새 백년 지향점은 품격, 알파고가 인간 정서 지배 못해"

작성일: 2017.01.18 06:00 류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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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는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을 만나 한국 체육의 현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6년 한국사회는 격동기였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의혹'으로 시작된 소용돌이는 '촛불시위'를 거쳐 국회의 대통령 탄핵으로 치달았다. 국민의 눈에 '국정농단세력'의 '먹잇감'으로 비친 체육계의 당혹감은 컸다. 새로운 100년을 눈앞에 두고 심각한 상처를 입은 채 새 길을 찾고 있는 체육계를 체육학자는 어떻게 봤을까. 스포티비뉴스는 지난 연말 단국대 천안 캠퍼스에서 강신욱 한국체육학회장(국제스포츠학과 교수, 스포츠사회학)을 만나 한국체육의 현실을 돌아보고, 자존심을 되살릴 방안을 물었다.

[스포티비뉴스=천안, 류재규 기자] 강신욱(62) 한국체육학회장은 새해 남상남 전 회장에 이어 2년간 회장 임기를 시작했다.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은 학자의 고심은 깊었지만 현실에 대한 진단과 해결방안에 대한 시각은 분명했다.

강 신임 회장은 2020년 대한체육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향후 한국체육 100년을 관통할 키워드로 '품격(Dignity)'을 꼽았다. 지난해 프로 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간 대국 후 확산된 '알파고 신드롬'에 대해 "과학기술과 체육은 상호 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 일문일답.

- 2019년은 대한체육회 전신인 조선체육회가 설립되고, 전국체전의 효시인 전조선야구대회가 열린 100년이 되는 해다. 한국체육의 새로운 100년을 관통할 가치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품격
이라고 본다. 체육을 통해 품격있는 국가와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체육회도 과거처럼 국위 선양이나 메달 숫자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개인의 품격을 높이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 체육학계는 체육회 창립 10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재정적인 부담이 있지만 체육학계도 100주년을 획기적인 체육 발전의 시금석으로 삼기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내부 요구가 있다.

학계는 인적 자원, 이른바 휴먼웨어를 갖고 있다
. 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는 경기, 문화, 학술 행사라는 3대축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언제부터인지 학술 행사가 없어졌다. 전세계 학자가 모이는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서적이나 연구물 발간을 추진해볼까 한다.

- 체육계가 민족의 생존과 번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체육이 통일 후 예상되는 정치, 군사, 경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치유할 강력한 수단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남북이 같은 규칙과 도구를 갖고 하는 체육 경기의 교류에 관해서는 이미 상당 부분 경험이 축적돼 있다. 그러나 통일 후 체육단체 등 조직과 구조를 통합하고 재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연구가 없다. 정보가 너무 제한돼 있다.

이 문제에 선제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통일부가 통일정책 중 체육 분야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권한을 대한체육회에 넘겨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협업을 하거나, 남북 체육학계가 비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공간을 넓혀주면 좋겠.

남북 체육학계가 남북한체육인 인명사전을 발간하거나, 북한 지역 대도시에 대한 체육 환경을 검토하는 일 등은 우리 체육사회학자들이 바라마지 않는 것이다.

-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최근 정치논란의 한복판에 놓이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흑자 재정 달성, 인프라 활용과 유산 확보, 환경 훼손 최소화와 복구 등 주요 과제 해결에 대한 걱정도 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유치 때의 국민 열기가 식었다는 것이다. 관심이 뒷받침돼야 예산도 투입하고 후원도 일어나는데 정치의 직격탄을 맞았. 국민의 관심과 열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일이 급선무다.

특히 대회 조직위와 대한체육회가 깊이있는 협력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따로 움직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대회 주체의 반은 체육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서로 지혜를 모으면 좋은 안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 지난해 프로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간 대국이 큰 관심을 끌었다. 체육 개념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논의도 일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체육 발전을 추동하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약물 복용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걱정이 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스포츠의 본질인 놀이성과 재미라는 요소는 바뀌지 않는다. 신체활동을 통해 재미를 찾는 인간만의 본능, 즉 호모 루덴스의 속성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다. 과학이 정신은 지배해도 정서는 지배할 수 없다. 스포츠는 과학기술의 정반대편에 선, 인간 삶에 매우 유익한 도구다.

알파고가 인간의 정서, 신체 활동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 주고 윤리 교육의 수단을 제공해줄 수는 없다. 과학기술과 체육은 상호 보완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낙관한다.

스포츠 에디터 ljg@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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