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논쟁, 메시vs호날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축구 선수를 꼽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 두 선수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을까. 바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시대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험난한 여정 끝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또 한 번의 맞대결이다.

이전 세대의 위대한 선수들도 달성하지 못했던 업적들을 쌓아 올렸지만, 서로의 존재 때문에 '독보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다. 11명이 한 팀이 되는 축구에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지만 이 두 슈퍼스타만큼은 개인의 힘으로 경기를 뒤바꾸곤 한다. 더구나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남미와 유럽 대륙, 그리고 스페인 최고의 클럽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를 대표한다. 그래서 더 치열하다. 

이 완벽한 선수들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월드컵 우승. 두 살아 있는 전설이 월드컵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에 방점을 찍기 위해 나선다.

▲ '기쁜' 메시

◆ '혼자 끌고 왔다'…아르헨티나의 메시, 메시의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남미 예선 최종 순위는 3위. 나라가 10개 뿐인 남미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4.5장이나 주어지는 것은 남미에 축구 강국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3위라고 하니 나쁜 결과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강호' 아르헨티나라고 믿기 어려운 경기력에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아르헨티나는 19골 16실점을 기록했다. 메시를 비롯해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파울로 디발라, 마우로 이카르디 등 넘치는 공격수들을 두고도 거둔 결과다. 한국의 모 영화배우의 수상 소감처럼, 메시가 잘 차려준 '밥상'에서 공격수들이 숟가락만 잘 떴더라도 러시아행이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8위 에콰도르도 26골을 넣었고, 꼴찌 베네수엘라도 아르헨티나와 같은 19골을 기록했다.

메시의 어깨는 무거웠다. 11일(이하 한국 시간) 에콰도르와 최종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메시가 혼자 7골을 터뜨렸다. 더구나 2017년 벌어진 예선 6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이는 메시 뿐. 메시가 5골 모두를 성공시켰다. 2017년 2승 3무 1패를 거두며 부진했지만, 그 와중에도 러시아 월드컵에 직행할 수 있었던 것은 메시 덕분이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팀은 바뀔 것이고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여전히 메시의 어깨에 올라간 부담감은 여전하다.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면서도, 아직 국가 대항전에선 메이저 타이틀이 하나도 없다. 2015년 코파 아메리카,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그를 막아선 것은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을 중심으로 많이 뛰고 조직적으로 전방 압박을 펼친 칠레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메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독일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을 거뒀다. 이번 남미 예선까지도 아르헨티나는 '메시 의존증'을 떨치지 못했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스쿼드를 갖추고도 메시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그 부담감을 이기고 메시는 해냈다.

올해 나이가 30살인 메시는 다음 월드컵이 되면 '노장'으로 분류될 것이다. 전성기에서 치를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일 수도 있다. 외로운 싸움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물러설 순 없다. 동료들이 살아나준다면 금상첨화다.

▲ 호날두

◆ 피구가 그랬듯…새로운 세대와 함께하는 호날두의 '아마도' 마지막 도전

포르투갈도 극적으로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행을 확정했다. 포르투갈은 마지막 스위스전 전까지 8승 1패로 아주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하필 스위스에게 1패를 거둔 것이 문제였다. 스위스는 9전 전승을 달리며 조 1위를 달렸다. 호날두가 최전방에 나선 포르투갈은 11일 스위스를 2-0을 제압하고 마지막 순간 순위를 뒤바꿨다. 요한 주루의 자책골이 터졌고, 안드레 실바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골득실에서 앞선 포르투갈은 러시아로 가고, 스위스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러시아로 간다.

본선행의 일등공신은 역시 호날두다. 지난해 6월 스위스에 아픈 0-2 패배를 당할 때 하필 호날두가 인대를 다쳐 결장한 상태였다. 7월 안도라전부터 호날두가 돌아왔고 이후 파죽의 9연승을 달린 것이다. 특히 호날두는 이번 예선 동안 15골을 터뜨렸다. 안도라, 파로제도 등 약팀을 상대로 득점을 했다고 골 기록을 얕보기도 어려운 것이, 포르투갈은 스위스를 골득실에서 눌렀다. 포르투갈은 32골을 터뜨리면서 스위스보다 9골이나 더 터뜨렸다. 호날두의 화력쇼가 본선 직행에 공헌한 것은 확실하다.

포르투갈은 호날두 원맨 팀이 아니라 더 무서운 팀이 됐다. 호날두가 공격 포인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월드컵을 따낼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려면 1명의 슈퍼스타보다 뛰어난 11명이 필요하다. 독일이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며 입증한 사실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 유로 2016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은 저력을 입증했다. 호날두는 전반 25분 만에 부상으로 피치를 떠났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경기력은 끈끈했고 연장 후반 4분 에데르가 득점을 올리면서 감격적인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스위스전에서도 호날두가 골 침묵을 지켰지만 포르투갈의 경기력은 뛰어났다.

더구나 포르투갈은 진화하고 있다.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안드레 실바(AC밀란), 헤나투 산체스(스완지시티) 등 1990년대생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대 교체가 진행되고 있고 포르투갈은 더 빠르고 역동적인 팀이 됐다. 여전히 호날두는 팀의 중심이지만, 호날두가 없다고 해서 무너질 만큼 약한 팀이 아니다.

이제 호날두의 나이 32살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또 다른 포르투갈의 전설 루이스 피구가 팀을 4강까지 이끌며 호날두에게 길을 보여줬듯, 호날두가 후배들에게 월드컵을 안기며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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