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포수 김민식(왼쪽)과 오른손 투수 헥터 노에시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헥터 노에시는 웬만하면 자신의 손으로 이닝을 끝내려 하는 투수다. 투구 수가 많든 적든 상관하지 않는다. 김기태 KIA 감독이 높게 평가하고 다른 팀 감독들이 부러워하는 점이다.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도 그랬다. 헥터는 7회 4번째, 5번째 실점을 저지르고 강경학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을 때 마운드에 올라온 서재응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한 뒤 마운드에 남았다. 이때 투구 수는 111개. 사실상 7회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처리하고 경기를 마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하고 KIA 벤치에 헥터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서 코치의 마운드 방문은 7회 두 번째였다. 서 코치는 헥터가 7회 선두 타자 이성열에게 안타를 맞았을 때 올랐었다. KBO 야구규칙 8.06 b항에 따르면 감독이나 코치가 한 회에 동일 투수에게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 KIA 벤치의 실수였다. 헥터는 그저 허허 웃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흔히 나오기 어려운 이 해프닝은 과거 몇 차례 있었다. 두산 유희관은 2013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회 규정 위반으로 교체됐다. 4회 정명원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유희관과 이야기하고 내려갔는데 4회가 끝나기 전 강성우 당시 두산 배터리코치가 항의하러 나왔다가 마운드 근처까지 가고 말았다. 유희관은 3.2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투구 수는 고작 52개였다.

2009년엔 SK 김광현이 규정 위반으로 교체됐다. 3회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가 김성근 당시 SK 감독이 또 김광현을 찾았다. 이만수 당시 수석코치가 황급히 뛰어나와 김 감독을 말렸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뒤였다. 김광현은 2.2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투구 수는 38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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