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윤석민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KIA가 6-4로 앞서 있던 9회. 배터 박스엔 송광민 제라드 호잉, 그리고 김태균까지 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 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KIA 마무리 투수 윤석민은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KKK. 특급 마무리들이 쓰는 기록이다. 5일 한화와 경기에서 윤석민의 시즌 3번째 세이브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난달 2일 두산전을 시작으로 선발로 3경기에 나선 윤석민은 승리 없이 3패만 안았다. 2경기에선 5이닝을 못 버텼다. 구속이 나오지 않으니 한 타자 한 타자가 산 넘어 산이었다. 지난달 14일 SK와 경기를 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김기태 KIA 감독은 윤석민의 보직을 바꿨다. 그것도 공석이었던 마무리를 맡겼다. 선발로 던졌을 때 윤석민의 구속이 시속 140km를 넘기기도 힘들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땐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그런데 구원으로 돌아서면서 달라졌다. 패스트볼에 힘이 붙었다. 지난달 29일 두산과 경기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km가 찍혔다. 평균 구속은 144.5km가 나왔다. 구속이 살아나면서 전매특허였던 서클 체인지업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4일 경기에서 호잉과 김태균을 체인지업으로 잡았다. 3경기 연속 무실점에 2경기 연속 세이브. 마무리 투수로 안정감이 생겼다.

윤석민은 프로 2번째 시즌이었던 2006년 마무리를 맡아 19세이브를 올려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2015년에도 팀 사정에 따라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아서 30세이브를 기록했을 만큼 마무리로 경험이 풍부하다. 윤석민 스스로 구속 상승을 자신하면서 현장에선 몸이 더 올라오는 후반기에 더 안정적인 투구를 기대하고 있다.

윤석민이 마무리로 바꾼 뒤 KIA 불펜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215⅔ 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4.93,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이 5.43)이었는데 윤석민이 마무리에 자리 잡은 이후 35⅔이닝에서 평균자책점이 4.04, FIP는 3.59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에 시달렸던 KIA의 지난해 우승 퍼즐은 마무리 투수였다. 넥센에서 트레이드 된 김세현이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 어쩌면 윤석민은 KIA의 올 시즌을 구원하는 투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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