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케이시 켈리.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부상도 아닌데 외국인 투수를 열흘이나 쉬게 하는 여유를 부린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 버거운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3, 4선발급 투수들이 여럿 있다. LG 트윈스가 바라던 투수 왕국이 완성을 바라본다. 

LG는 6일 광주 KIA전에서 큰 의미가 있는 승리를 거뒀다. 차우찬이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40km 후반대 빠른 공은 볼 수 없었지만 뛰어난 완급 조절 덕분에 140km 초반대 직구에도 헛스윙을 끌어냈다. 프레스턴 터커를 상대로 108km 커브 바로 뒤 이날 경기 최고 구속 143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는 장면이 특히 일품이었다. 

차우찬은 늦은 FA 계약 뒤 인터뷰에서 "아무리 늦어도 4월에는 합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1월부터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그때까지 못 한다면 계획이 많이 틀어지는 거다"라며 "올해를 제대로 못 넘기면 내년도 기약하기 쉽지 않다"고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스스로 쓴 최상의 시나리오와는 달리 6월에야 복귀전을 치렀지만 여기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 LG 차우찬 ⓒ 곽혜미 기자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1.21이라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남긴 임찬규도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가족상이라는 비보 이후에도 마음을 잘 추스르고 퓨처스리그에서 4이닝 4실점 2자책점(5월 29일 두산전), 6이닝 1실점(6월 5일 kt전)을 기록하며 천천히 투구 이닝을 늘렸다.

정찬헌은 적절한 시기에 휴식기를 얻었다. 지난해와 달리 정상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으나 최근 3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6⅔이닝 19피안타 무4사구 13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차우찬이 돌아왔고, 임찬규가 6이닝 투구까지 올라오면서 정찬헌이 무리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민호 이상영 좌우 영건까지 선발 카드가 넘친다. 이제는 휴식일을 충분히 가져가면서도 선발진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8일 선발투수는 지난달 28일 키움과 경기를 끝으로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한 케이시 켈리다. 등판 예정이었던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아예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고 푹 쉬었다. 켈리는 지난해 일주일 이상 쉰 두 차례 경기에서 6이닝 1실점(9월 10일 vs 키움), 7이닝 2실점(11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vs 키움)으로 선전했다. 적절한 휴식으로 탄력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52경기를 치르는 동안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키움(3.89) 바로 다음 2위다. 5차례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5명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인 선수가 없을 만큼 일정한 수준을 만족했다. 여기에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유일 3점대인 3.64다. 아직은 하위권인 공격력에도 최상위권을 넘보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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