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두 팀이 비기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를 펼치는 코파아메리카 규정이 화끈한 공격 축구를 방해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18일(한국 시간) 열린 2016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8강전에서 페루와 0-0을 기록했다. 두 팀은 곧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콜롬비아가 4-2로 이겼다.
이번 코파아메리카는 8강전과 4강전에서 연장전을 펼치지 않는다. 전, 후반 90분 경기를 펼쳐 무승부를 기록하면 곧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이 규정은 2015 코파아메리카에서 도입됐다. 지난해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와 치른 8강전에서 0-0으로 비겼고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진출했다. 브라질과 파라과이의 8강전도 승부차기가 펼쳐져 파라과이가 4강에 올랐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적극적인 공격 유도로 승패를 90분 안에 가리기 위해 이 규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연장전이 없어지자 연맹의 의도와 달리 수비 축구가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콜롬비아와 페루는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페루는 90분 동안 단 3번의 슈팅을 날렸다. 콜롬비아도 슈팅 6개만 기록했다. 두 팀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아니면 공격에 많은 선수를 투입하지 않았고 수비에 집중했다. 승부차기에 들어가도 상관없다는 계산이었다.
축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는 수비 위주의 전략을 펼치게 마련이다. 막강한 공격력을 지닌 팀과 경기를 펼치는데 공격으로 맞불 작전을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하면 약팀은 강팀과 경기에서 버티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전력이 열세인 팀이라도 점수를 내주지 않으면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50%로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연장전을 치러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약팀이 무승부 전략을 들고 나와 연장전을 치른다면 연장전 전, 후반 15분씩 더 버텨야 하기 때문에 승리 확률은 떨어진다. 체력 소모도 문제이다. 무승부 전략으로 4강이나 결승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체력이 소모돼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맞이하게 된다. 연장전이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무승부 전략’은 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90분만 버티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격에 나설 팀은 없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은 눌러앉기와 승부차기 연습으로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다. 공격력이 강한 팀도 승부차기 연습을 충실히 했다면 경기에서 무리해서 골을 넣을 필요가 없다. 남은 코파 8강과 4강 경기에서 모든 팀들이 승부차기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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