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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냉정하던 박진만, 왜 ‘8점대 ERA’ 선수를 극찬했나… 12실점 참사에도 포기 안 했으니까

작성일: 2026.08.14 14:03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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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며 실망스러운 나날이 이어지던 이승현은 1군 복귀 후 불펜에서 좋은 활약으로 힘을 내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며 실망스러운 나날이 이어지던 이승현은 1군 복귀 후 불펜에서 좋은 활약으로 힘을 내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삼성 좌완 이승현(24)에게 2026년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럽다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 시즌 개막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시작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인 탓이다.

실제 13일 현재 이승현은 올해 1군에 48일을 있었던 반면, 2군에서는 그의 거의 두 배인 91일을 있었다. 2군 체류 기간이 길었다는 자체가 이 선수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임을 의미할 수 있다. 항상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찰 토종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면 뭔가가 모자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8일 광주 KIA전에서는 2⅔이닝을 던지며 11피안타(2피홈런) 8볼넷 12자책점이라는 참사가 나기도 했다. 당시 부진한 이승현을 계속 마운드에 놔둔 박진만 삼성 감독의 시선이 차가웠다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한 차례 2군 조정을 거쳐 다시 1군에 왔지만 4월 24일 키움전에서 다시 2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또 2군에 갔다. 올해 선발 등판은 거기서 끝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승현을 두고 박진만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단순히 최근 꽤 안정적으로 변한 경기력 때문은 아니다. 포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2군의 땡볕 아래에서 최선을 다했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1군에 보탬이 될 선수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결과보다 그 과정에 주목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 시즌 초반 선발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이승현은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 시즌 초반 선발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이승현은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이승현은 2군 조정을 마치고 7월 8일 1군에 올라와 불펜에서 뛰고 있다. 1군 복귀 직후에는 다소간 기복이 있었으나 최근 경기에서는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1이닝 이상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릴리프의 몫으로 성적도 꾸준히 좋아지며 삼성 불펜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시즌 초반 워낙 부진했던 탓에 평균자책점은 8.44로 여전히 좋지 않지만, 최근 경기력은 필승조 못지 않다. 

12일 광주 KIA전에서도 1이닝을 탈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고 힘을 냈다. 결과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와 리듬이 좋아졌고, 그 결과 커맨드가 향상되며 이 선수가 가지고 있는 실력과 재능이 묻어나오고 있다. 박 감독도 1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구속도 많이 올라갔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승현의 성저 부진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그중 하나는 팔이 올라오고 넘어오는 과정이 일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팔을 쭉 뺐다가 올리는데 이러면서 밸런스의 갭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 동작이 잘 이뤄지면 자기 구위가 나오지만, 동작이 길어 필연적으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날은 제구와 구위 모두가 흔들렸다. 박 감독은 “좋은 날은 146~147㎞가 나왔다가 밸런스가 안 맞으면 140㎞대 초반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 이승현은 팔 스윙을 더 간결하게 만들며 밸런스를 잡았고, 박진만 감독은 결과와 별개로 포기하지 않는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삼성라이온즈
▲ 이승현은 팔 스윙을 더 간결하게 만들며 밸런스를 잡았고, 박진만 감독은 결과와 별개로 포기하지 않는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삼성라이온즈

그러나 2군에서 조정을 거치며 팔 스윙을 조금 더 짧고 경쾌하게 바꿨고, 이 폼이 몸에 익으면서 훨씬 더 안정적인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감독은 “간결하게 백스윙을 짧게 하니까 지금은 구속도 평균 140㎞대 중반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지금 경기력이라면 삼성 좌완 불펜진에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다.

박 감독은 성적보다 자세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시즌 초반 워낙 부진했고, 선발 자리도 잃었다. 내심 기대가 있었을 법한 아시안게임은 자연스럽게 날아갔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원서도 넣어 합격했다. 그냥 입대를 기다리며 무의미한 시간이 지나가기 쉬운 루트다. 하지만 이승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박 감독도 “선수들이 항상 안 됐을 때 변화를 연구하고 노력하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승현의 의지를 칭찬했다.

박 감독은 “어려워하지 않고 노력하고 도전하면 또 다른 선수로 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조금 변화한 모습으로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이승현의 사례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모범이 되길 바랐다. 어쩌면 이제 시즌 평균자책점은 의미가 없는 선수다. 지금부터의 성적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도 입대 전 뭔가를 잘 만들어놓을 수 있다면, 군 복무 기간의 짜임새가 훨씬 더 좋아지고 제대 후 희망도 자연히 커진다.

▲ 남은 시즌 삼성 마운드에 상당한 전력 보강 효과로 기대를 모으는 이승현 ⓒ삼성라이온즈
▲ 남은 시즌 삼성 마운드에 상당한 전력 보강 효과로 기대를 모으는 이승현 ⓒ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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