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하영 증조부, 친일 행적 명백, 사전 미수록이 면죄부NO"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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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지호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가 "안상호의 행적은 친일 협력이 맞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사안을 단순히 한 인물의 과거 행적을 확인하는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충분한 역사적 검토 없이 이를 언급한 과정과 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이 논란의 핵심이라는 취지다.
연구소가 안상호의 행적을 판단하는 주요 근거로 제시한 것은 대정친목회 활동이다. 안상호는 이 단체의 평의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대정친목회는 이완용, 민영휘 등 친일 인사들이 중심이 돼 조직됐으며 일제의 식민통치 논리 가운데 하나였던 ‘내선융화’를 내세운 단체다. 연구소는 이러한 단체의 성격과 안상호의 참여 이력을 종합하면 그의 친일 협력 행적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 과정에서 제기된 ‘친일인명사전 미등재’ 문제에 대해서도 별도의 설명을 내놨다. 일부에서는 안상호가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친일 인사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이에 연구소는 사전이 만들어질 당시 안상호가 수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등재가 보류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인물이 사전에 실리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그 인물의 모든 행적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친일 관련 역사 연구가 새로운 자료에 따라 계속 보완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사 규명은 한 번의 조사나 사전 편찬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며, 이후 발견되는 사료와 1차 자료를 검토해 기존 평가를 지속적으로 재검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하영에게도 역사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상의 과거를 충분히 살피지 않은 상태에서 긍정적으로 소개하거나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태도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에서 하영은 자신의 집안이 여러 세대에 걸쳐 의사를 배출했다고 소개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이 언급한 가문의 이력이 주목받았고,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했던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안상호가 당시 어떤 사회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자료들이 공유되면서 친일 행적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됐다.
논란은 하영 개인을 넘어 최근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영과 정해인은 넷플릭스 시리즈 ‘이 엿같은 사랑’과 관련해 예정했던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광고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하영을 모델로 기용했던 삼성전자와 의류 브랜드 아티드는 관련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돌렸다.
논란이 시작된 방송 역시 후속 조치를 취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측은 하영이 증조부와 집안 이야기를 언급했던 회차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온라인에 공개돼 있던 관련 클립도 비공개 처리했다.
파장이 커지자 하영은 지난 12일 직접 사과에 나섰다. SNS를 통해 자필로 작성한 사과문을 공개하고 증조부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후손으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영의 사과 이후에도 안상호의 구체적인 행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자 민족문제연구소가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으면서 사안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특히 이번 입장문은 ‘친일인명사전 등재 여부’와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동일한 기준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전 편찬 당시 적용된 기준과 별개로 이후 확인되는 자료를 토대로 개별 행적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하영이 방송에서 공개한 가족사가 예상치 못한 역사 논쟁으로 번진 데 이어 작품 홍보와 광고까지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족문제연구소까지 안상호의 친일 행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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