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김영옥, 남편상 넉달 만에 "제대로 추모한 것 같다"('플레이리스트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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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뇌과학자 장동선, 배우 김영옥과 함께한 '플레이리스트 109'가 먼저 힘든 시간을 지나온 사람이 건넨 이야기와 노래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1일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기획 최행호, 연출 이민지·허자윤·김성년, 이하 '플레이리스트 109') 7회에는 뇌과학자 장동선과 배우 김영옥이 출연해 자신의 삶을 버티게 한 노래와 지나온 시간을 솔직하게 꺼냈다.
먼저 장동선은 '자칭타칭 투머치 토커'라는 수식어다운 언변 능력으로 어렵게만 느껴졌던 뇌과학을 일상과 연결해 흥미롭게 풀어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뇌의 '청소'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당장 일상에서 돌아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뇌과학'으로 3MC 이석훈, 이준, 딘딘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가족이 겪은 경제적 어려움과 어머니를 잃은 뒤 이어진 방황, 그리고 오랜 시간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마주해온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힘든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포장하거나 없었던 것처럼 눌러두는 대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런 장동선의 버팀송은 카니발의 '거위의 꿈'이었다. 노래를 듣던 중 그의 앞에 '거위의 꿈'을 리메이크했던 인순이가 깜짝 등장했고,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 장동선은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 인순이 역시 장동선의 감정에 깊이 이입한 채 '거위의 꿈'을 불렀다. 인순이는 자신의 노래로 누군가 희망이나 위로를 얻었다면 직접 찾아가 노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자리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장동선은 너무 힘들고 우울한 순간에는 뇌가 바라보는 세상 자체가 좁아질 수 있다면서, 지금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과 앞으로 만나게 될 더 많은 가능성까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옥은 '89세 국내 최고령 여배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인생 선배'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8살에 해방을 맞아 사람들이 국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모습을 직접 봤고, 불과 5년 뒤에는 6·25 전쟁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봐야 했던 기억부터 약 70년에 걸친 배우 인생을 돌아봤다. 지난 5월 남편상을 치른 김영옥은 남편을 비롯해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까지 수많은 시대와 이별을 지나온 그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러나 김영옥이 삶의 슬픔을 대하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았다. 감정을 어떻게든 '해소'하려 하기보다 삶에서 오는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는 김영옥의 담담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역경을 직접 이겨내온 사람의 말이었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남겼다.
김영옥의 버팀송 나미의 '슬픈 인연'을 '찐손주' 딘딘이 직접 부른 순간에는 또 다른 감동이 이어졌다. 자신만을 위해 노래하는 딘딘의 무대를 지켜본 김영옥은 남편을 비롯해 먼저 떠난 가족들을 떠올렸다. 그는 이 시간을 통해 그들을 "제대로 추모한 것 같다"라며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 순간이 "나한테는 축복"이라는 마음을 전했다. 딘딘 역시 살면서 불렀던 노래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무대였다고 할 만큼 감정을 쏟아냈다.
특히 김영옥은 딘딘에게 고맙다는 말을 무겁게 늘어놓기보다 평소 두 사람답게 핀잔을 섞어 애정을 드러내 웃음까지 안겼다. 실제 손주와 할머니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숨기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슬픈 인연'이 만든 먹먹함 끝에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방송에서도 두 사람을 두고 "진짜 친손주 같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각별한 케미가 드러났다.
묵직한 이야기 사이 김영옥의 남다른 임영웅을 향한 팬심은 유쾌한 웃음도 안겼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당시 사위의 추천으로 임영웅의 무대를 보며 울고 웃었다는 그는 "1등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은 생전 처음"이었다며 '찐팬' 면모를 드러냈다. 이에 '명예 손주' 딘딘이 질투심을 드러내며 임영웅과 자신 중 한 명을 선택해 달라고 하는 등 웃음도 가득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도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가진 진정성에 집중됐다. 인순이가 '거위의 꿈'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장동선과 함께 울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영옥의 이야기에는 해방과 전쟁,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까지 긴 세월을 실제로 살아낸 '인생 선배'의 말이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다는 반응과 함께, "지금 힘든 내 삶도 언젠가는 그렇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공감이 이어졌다.
한편 다음 주 '플레이리스트 109'는 시청자들을 직접 초대해 특별한 '플레이리스트 109 청음회'를 연 모습을 공개하며 8부작 여정의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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