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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타짜: 벨제붑의 노래', '타짜'라는 편견을 빼고 본다면

작성일: 2026.09.15 00:42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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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짜4. 제공ㅣCJ ENM
▲ 타짜4. 제공ㅣCJ ENM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기대 이상의 호흡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탄생이 돋보이지만, 서사의 레이어와 엔딩 긴장감은 다소 아쉬운 '타짜' 시리즈의 피날레다. 아쉬운건 비교 대상이 '타짜'이기 때문일까.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는 범죄 영화다.

이름도 같고 똑똑한 머리도 닮은 두 친구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함께 대박을 터트린다. 하지만 늘 운이 좋아 모든 것을 손쉽게 가지는 친구 장태영을 질투한 박태영은 그를 베트남 출장에 보낸 뒤 횡령 누명을 씌우고 청부살인업자에게 넘긴다. 이 위기마저 운으로 넘기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장태영은 모든 것을 잃은 뒤 포커 세계 챔피언의 제자로 들어간다. 그리고 박태영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 판을 짜기 시작한다.

타이틀에 붙은 '벨제붑'은 스페이드 카드에 붙은 악마의 이름 중 가장 추악한 악마를 뜻한다. 스페이드 A가 의미하는 타락천사 루시퍼, 스페이드 2가 의미하는 벨제붑을 두고 두 친구는 서로에게 '네가 벨제붑'이라고 주장한다. 이 은유를 위해 변요한은 무려 CG 똥파리 연기까지 열정으로 소화했다.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은 속도감이다. 원래대로라면 4시간 가까이 되는 촬영본을 꾹꾹 눌러 담았다고 한다. 두 친구의 성장부터 속내에 감춘 다양한 레이어의 감정선까지 방대한 서사를 과감하게 압축했다. 굵직한 줄기만 남긴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지만, 감질맛이 날 정도로 간결해진 두 사람의 전사는 아쉽기도 하다. 특히 장태영과 박태영의 길고 긴 서사에서 동경과 질투 사이를 오가는 오묘한 심리전이 충분히 쌓이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렇다고 모든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영화 자체의 흥미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납득할 만한 선택이다. 오히려 시리즈로 풀어냈다면 어땠을까 싶은 매력적인 이야기다. 속도감을 위해 거대한 복수 서사의 뼈대만 남을 만큼 간결하게 쳐낸 셈이다.

변요한은 타이틀롤답게 평생 운이 좋고 여유로운 남자 장태영을 자기 옷처럼 연기했다. 캐릭터에 착붙는 소화력으로 장태영 같기도, 변요한 같기도 한 인물을 만들어낸다.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해맑은 소년미와 거친 남성미가 공존하는 얼굴로 장태영의 매력을 살렸다.

첫 상업영화 주연으로 나선 노재원은 변요한에게 눌리지 않는 기대 이상의 존재감으로 균형을 맞추며 투톱 호흡을 펼친다. 특유의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분위기에 광기 어린 눈빛을 더해 관객의 불쾌감을 끌어내는 소름 돋는 인물을 탄생시켰다. 부족한 서사 탓에 인물의 동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지만, 배우의 기세로 밀어붙이며 납득하게 만든다.

문지훈으로 첫 매체 연기에 정식으로 도전한 래퍼 스윙스는 한국어 대사가 다소 어색하지만 영어 대사는 비교적 매끄럽게 소화하며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드러냈다. 관객들에게는 발견하는 반가움을 줄 캐릭터다. 이밖에도 윤경호, 조우진을 비롯해 글로벌 베테랑 배우들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로 서사의 한 축을 담당하며 작품의 풍성함을 더한다.

다만 굳이 필요한가 싶은 베드신과 폭력적인 장면들이 다소 과하게 표현된다. '타짜' 시리즈의 시그니처라고도 볼 수 있을까. 물론 '타짜4'가 추석 개봉작이라고 해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며 타깃 역시 명확하다. 도박판의 승부를 다루는 작품의 소재 특성상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이왕 받게 될 청불 등급에 맞춰 액션신과 베드신 등을 적극 활용하며 성인 관객을 확실하게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타짜' 시리즈가 주는 '쪼는 맛'이 사전 지식에 따라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후반부 가장 큰 돈이 걸린 판에서 '누가 이기느냐'를 결정하는 한 수를 두고 긴장감이 폭발하는 장면은 '타짜' 시리즈의 정체성과도 같다. 하지만 홀덤 룰을 자세히 알지 못하면 어떤 카드가 좋은 카드인지, 어떤 카드가 나와야 이기는 상황인지, 왜 긴장해야 하는지, 판돈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게임에 몰입해 실시간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영화 안에서 스토리를 통해 승패를 이해할 수 있도록 묘사하고, 전개를 따라갈 수 있도록 보충 설명도 한다. 그럼에도 기존에 룰을 알고 보는 관객과 홀덤을 '타짜4'로 처음 접하는 관객 사이에는 긴장감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타짜'라면 주인공이 화려한 기술로 상대를 속이는 스킬을 펼치며 판을 뒤집는 장면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역시 속도감과 스토리에 집중하기 위해 포기한 지점이다. 배우들이 오랜 기간 연습한 손기술 장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편집돼 아쉬움을 더한다.

전반적으로 상업영화로서 완성도 높은 서사와 강렬한 캐릭터를 겸비한 투톱 버디물이다. 다만 '타짜'라는 거대한 그늘을 잊고 본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관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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