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韓 여자 배드민턴, 역대급 조합 탄생 예감!...세계 1위와 풀게임 접전 '석패', 김혜정-이연우가 보여준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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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치노미야(일본), 신인섭 기자] 패배했지만 가능성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대회를 앞두고 처음 호흡을 맞춘 김혜정-이연우 조가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이제 막 출발한 조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경기였다.
김혜정-이연우 조는 26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16강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를 상대로 풀게임 접전을 펼친 끝에 1-2(21-19, 9-21, 18-21)로 석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급하게 만들어진 조합이었다. 당초 김혜정은 공희용과 호흡을 맞춰왔지만 공희용이 부상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박주봉 감독은 같은 소속팀에서 뛰고 있는 김혜정과 이연우를 개인전 파트너로 묶었다. 국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혜정과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국제대회에 나선 이연우의 만남이었다.
시드도 받지 못했다. 결국 16강부터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 류성수-탄닝을 만나는 최악에 가까운 대진표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김혜정-이연우는 1게임 초반 무려 13-2까지 앞서며 세계 1위를 몰아붙였다. 류성수-탄닝의 거센 추격에 16-16 동점을 허용했지만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려 21-19로 첫 게임을 잡았다.
2게임을 9-21로 내준 뒤 마지막 3게임에서도 11-10으로 인터벌을 맞았고, 16-16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비록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이제 막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조합이 세계 최강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강렬했다.
김혜정과 이연우 역시 패배의 아쉬움보다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혜정은 경기 후 스포티비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가 시드를 받지 못해서 16강부터 세계 랭킹 1위를 만나게 됐다. 강한 상대라 힘든 경기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에 내 실수가 나오면서 승리하지 못한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번 경기는 이연우에게 더욱 특별했다. 아시안게임이 첫 국제대회다. 전날 네팔의 리한나 셰르찬-라실라 마하르잔을 상대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불과 두 번째 국제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를 만났다. 이연우는 "아시안게임에 처음 나왔고 어제가 첫 경기, 오늘이 두 번째 경기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서 조금 위축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세계 1위를 앞에 두고 오히려 마음을 바꿨다. 그는 "큰 대회에 나오면 나보다 잘하는 선수도 많다. 여기서 위축되면 내가 가진 것의 절반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았다"며 "그래서 오늘은 그냥 한번 덤벼보자는 마음으로 했다. 세계 랭킹 1위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결과가 조금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혜정은 파트너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높게 평가했다. 특히 국제대회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선수가 세계 최강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혜정에게 이연우를 묻자 "나이도 어리고 국제대회 경험도 많지 않은데 세계 랭킹 1위 선수들과 견줄 정도의 실력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키도 크고 파워가 좋다. 그런 부분은 정말 칭찬하고 싶고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비에서도 힘이 좋아 안정적인 디펜스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런 부분이 부럽다"고 웃었다.
이연우에게 김혜정은 반대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길잡이다. 이연우는 "언니는 월드투어를 다니면서 우승도 많이 했고 경험이 정말 많다. 국내에서도 그렇고 국제무대에서도 나에게는 굉장히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라며 "언니가 조언해 주면 높은 확률로 맞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배우기만 하는 관계도 아니다. 이연우는 "나도 내 장점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니에게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베테랑의 경험과 신예의 패기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예상보다 빠르게 호흡을 맞춰 가고 있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두 선수의 처음이자 마지막 동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혜정은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두 선수가 다시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혜정은 "서로 원래 함께했던 파트너들이 같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라 앞으로 열리는 코리아오픈을 비롯한 다른 국제대회에도 일단 함께 출전하기로 했다"며 "다음 대회도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연우 역시 더 나아진 모습을 약속했다. 그는 "큰 대회라고 해서 많이 위축되지는 않았다. 처음 출전하는 만큼 연습했던 것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뛰었다"며 "앞으로 혜정 언니와 계속 파트너를 하게 된다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하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첫 국제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 만난 상대가 세계 랭킹 1위였다. 하지만 이연우는 패기와 신선함을 제공했고, 김혜정은 노련함으로 팀을 이끌었다. 승리는 놓쳤지만 두 선수가 확인한 것은 단순한 '졌잘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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