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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을 수 없는 벽이었는데…", "칼을 갈고 있었다" 일본 보며 부러워만 했던 한국 스케이트보드, 드디어 일본을 넘었다

작성일: 2026.09.28 10:26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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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준이가 트릭 세번째 시도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준이가 트릭 세번째 시도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고득점에 놀란 강준이.
▲ 고득점에 놀란 강준이.

[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원철 기자] "처음에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졌다."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강준이(18)는 한국이 낳은 기적이다.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훨씬 오래 전부터 발달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그는 처음 일본 선수들과 대결했을 때 느낀 실력 차이를 떠올리면서 "실력이 늘고 세계대회를 많이 나가다 보니 이제는 일본 선수들과 비등하게 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 자신감이 역전 금메달로 이어졌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스카이엑스포 B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딩 스트리트 남자부 결선에서 180.85점을 올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역전 금메달이었다. 강준이는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트릭(고난도 기술 하나를 선보이는 경연)에서 첫 두 번째 시도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마지막 한 번의 기회에서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자랑했다. '널리 270 힐플립 립슬라이드' 를 완벽하게 성공했다. 강준이는 점수가 나오기도 전에 금메달을 확신한 듯 환호했다. 

전광판에 뜬 점수는 92.40점. 이 트릭 하나로 예선에서 강준이보다 높은 점수를 올렸던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가져왔다. 사사카 도아가 172.35점으로 2위, 오노데라 긴우가 168.1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 아시안게임
▲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감격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강준이가 신정혁 감독과 함께 28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강준이는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됐다. 아직도 꿈 같고 믿기지 않는다. 앞으로도 좋은 결과 보여드리겠다"고, 신정혁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해 온 우리 노력이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돌아와 기쁘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미리보기다. 2028년 LA 대회에서 만날 선수들과 겨뤄 큰 점수 차로 우승했다. 다음 올림픽도 선전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준이, 신정혁 감독과 일문일답. 

- 잠은 좀 잤는지. 
강준이 "자려고 했는데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 지금 겨우 한 세 시간 정도 눈 붙이고 오는 길이다.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런지 대회가 끝나고 몸에 힘이 다 풀리더라. 그런 상태로 있다가 잘 때 되니까 긴장이 남아서 그랬던 것 같다."

- 개척자로서 감독의 소회.
신정혁 감독 "한국은 예전부터 늘 일본에 가려져 있었다. 우리 세대 때 스케이트보드는 빛을 보지 못한 길거리 문화였다. 7년 전부터 스트리트 종목에서 일본과 교류를 시작했다. 강준이 이전 세대 선수들도 호리고메 유토(2020 도쿄,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보면서 배워왔다.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면서 지금의 결과가 있었다. 선배로서 값진 메달이다."

- 내일이 생일인데 축하 연락은 많이 받았나. 지금까지 우승한 다른 대회와 아시안게임에 차이가 있다면. 
강 "축하 연락은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들까지도 해줬다. 아시안게임과 다른 대회가 느낀 점은, 첫 세계대회 우승이 탬파 대회였는데 그때는 아마추어로 유명하지 않았다가 그때부터 스폰서가 생겼다. 그 대회가 전환점이 된 것 같다. 그 뒤로 엑스게임 우승으로 두 번째 전환점을 겪었다. 이번 대회가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 마지막 트릭 성공하고 "엄마, 엄마"하며 울었는데.  
강 "1, 2차 트릭 실패하고 3차 시작하기 전에 관중석을 봤는데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멘탈이 무너진 상태에서 어머니를 보고 부모님이 이렇게까지 해주셨으니 보답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엄마 엄마 한 거는 아무래도 내가 해냈어 하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이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기뻐서 울었다."

▲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준이가 울먹이고 있다.ⓒ연합뉴스
▲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강준이가 울먹이고 있다.ⓒ연합뉴스
▲ 스케이트보드 강준이 ⓒ곽혜미 기자
▲ 스케이트보드 강준이 ⓒ곽혜미 기자

- 스스로 생각하는 세계에서의 위치, 한국의 훈련 환경은. 
"내가 생각했을 때 내 위치는 아마추어 중에서는 그래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 같다. 프로가 되기까지는 멀었다고 생각한다. 시설 면에서는 2018년인가 그때부터 선수로 나가겠다고 부모님께 의사를 밝혔다. 당시에 양산에 살았는데 양산에는 파크가 없었다. 매주 금요일에 서울에 가서 연습하고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힘들어서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됐다. 서울로 이사하고 나서도 파크가 하나 뿐이라 힘들었다. 2022년에 보라매공원에 파크가 생겼고, 그때부터 거기서 하고 있다. 스트리트는 그나마 거기라도 있지만 파크는 훈련 공간 자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성적이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스트리트도 마찬가지지만 파크가 있지만 제대로 된 훈련 환경이 갖춰지지는 않았다. 아직 시설이 부족하다."

- 1, 2차 트릭 실패 후 어떤 생각을 했나. 
"다른 기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가장 많이 했던 기술, 전에도 성공했던 기술이라 나를 한번 더 믿어보자 생각하면서 밀고 나갔다. 그 기술만 하면 점수가 많이 나올 거라고 알고 있어서 도전을 해봤다."

"원래는 한 단계 위 기술을 하려고 했는데 런 점수가 높게 나와서 그것만 해도 되겠다 싶었다. 런 점수가 안 나왔다면 마지막에 몸을 더 트는 기술을 하려고 했다. 그게 성공했다면 95, 96점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훨씬 저변이 발달한 일본에서 일본 선수 이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신 "2015년 일본과 교류할 때부터 느꼈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완패였다. 지도자들은 칼을 갈고 있었다. 10년 넘는 시간이 지났다. 일본 감독, 코치들과 모두 친하다. 외국에서도 만난다. 한 번 이겨볼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게 어제(27일) 결과로 돌아왔다. 올 게 온 거다. 잘 준비하면서 노력해왔다. 스트리트 종목은 실력이 많이 따라왔다. 강준이는 지금 일본에 있는 스트리트 선수들보다 기술 면에서는 월등하다.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저변을 확보해서 많은 선수를 배출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 시설 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 "처음 일본에 가서 대회를 치를 때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졌다. 해가 지나면서 실력이 늘고 세계대회를 많이 나가다 보니 이제는 일본 선수들과 비등하게 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기술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 변화에 따라 더 어려운 기술을 만들어서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 트릭 3차 시기를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돌아본다면. 
강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2차를 실패하고 거의 울면서 코치님께 가서 어떻게 하느냐고 매달렸다. 정신차리라고 가슴을 치면서 나를 믿으라고 해주셨다. 그때 의식이 돌아왔다. 다시 올라가니 또 미친듯이 긴장됐다.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때 부모님이 보였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지금까지 해왔으니 여기서 무너지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했다."

- 강준이가 스스로 아마추어 상위권이라 했을 때 옆에서 고개를 저었는데.
신 "강준이는 기술, 테크닉에서는 사실 월등히 뛰어난 선수다. 스트리트 종목 안에서도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특히 런에서 강한 선수가 있다. 은메달을 딴 사사키 선수가 런에서 좋은 점수를 낸다. 테크닉이 좋은 선수들은 속도가 느려서 런에서 많은 트릭을 보여주지 못한다. 거기에 포인트를 맞춰서 훈련하면서 많이 보완이 됐다. 기술적으로는 최고난도도 성공하지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다음 기술을 개발해야 자리를 지칠 수 있다. 스트리트와 파크는 어느 대회를 나가도 장소의 모양이 다르다. 다양한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사흘 동안 매일 한 시간 타는 것만으로는 준비하기가 어렵다. 파크는 그래서 어려움이 있다. 평소 한국에서 훈련하기 힘드니까. 스트리트는 예전부터 선배, 지도자들이 노력을 해서 여건이 나아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을 쌓을 시설이다. 그리고 따뜻한 응원 한 마디다." 

- 메달 상태에 대한 말이 많던데 어떤가.
강 "사실 기스가 나서 교환 신청을 했다."

- 다음 목표 LA 올림픽에 대해. 
"우선 1등하면 좋겠지만 1등이 아니어도 더 어렵고 난해한 기술을 만들어서 다 성공시키는 게 목표다."

- 강준이에게 스케이트 보드란.
"어…잠 같은 존재 아닐까. 가끔은 자기 싫을 때도 잠은 자야 한다. 보드도 가끔은 하기 싫을 때도 있는데 해야 하는 것.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 것처럼 트릭도 연습할 땐 싫지만 하고 나서는 기분이 좋아진다."

-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나는 종목을 하면서 느낀 점.  
"(웃으며)인생을 말하기에 어린 나이지만, 많이 넘어져봤지만 안 될 때도 있고 잘 될 때도 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 그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넘어지면 힘들지만 이겨냈으면 좋겠다. 하던대로 계속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루실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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