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오르고도 눈칫밥 먹었던 선수… 마을이 다 같이 키운 선수, 이렇게 커서 갚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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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는 것은 선수에게는 꽤 큰 의미로 다가온다. 숨을 돌릴 수 있을 만큼 팀 내 입지를 확보했다는 의미와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사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보기 바쁜 선수가 있었다. SSG 주전 2루수 정준재(23)의 지난겨울이 그랬다.
입단 2년 차인 2025년 7500만 원의 연봉을 받은 정준재는 올해 73.3%가 오른 1억3000만 원에 연봉 협상을 마쳤다. 소식이 알려지자 “도대체 연봉이 왜 저렇게 많이 오른 것인가”라는 비판을 하는 팬들도 있었다. 2025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는데 연봉이 올랐다는 점에서 자젹론이 쏟아지기도 했다.
신인 시즌이었던 2024년 88경기에서 타율 0.307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정준재는 2025년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132경기에서 타율 0.245, 출루율 0.340에 그쳤다. 그럼에도 팀 성적이 좋았고, 연봉 고과는 출전 경기 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그런 인상분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래도 겉으로 봐서는 이해하지 못할 인상이었다. 정준재도 그런 시선을 알고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정준재는 “내 생각보다 많이 주셔서 나도 놀랐다. 그냥 감사하게 받기는 했었다”면서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팬분들이 ‘이렇게 했는데 왜 그런 식으로 받느냐’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듣는 게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해는 했다. 작년에 한 것에 비해 생각보다 많이 받았다. 그만큼 나를 믿고 주신 것이니 내가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비판적인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였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그런 정준재는 올해 다시 한번 따뜻한 겨울이 예상된다. 어쩌면 당당하게 연봉 인상을 기다리는 상황이고, 올해 연봉이 많이 올라도 지난해와는 다른 반응이 나올 것이 확실하다. 정준재는 올해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274, 출루율 0.351, 19도루를 기록하면서 팀의 주전 2루수를 확실하게 꿰찼다. 수비는 리그 2루수 중 최고였다. 2루수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99.4%의 수비율을 기록한 선수는 KBO리그 역사상 정준재가 최초였다. 아시안게임 대표 명단에도 합류하는 등 개인적으로 전환점이 될 만한 시즌을 보냈다.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실패에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런 정준재의 의지를 아는 많은 이들이 묵묵하게 옆에서 도왔다. 정준재라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은 마을의 헌신적인 돌봄은, 팀의 센터라인을 이끌어나갈 좋은 재목을 다시 일으키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정준재의 입에서는 고마운 사람들이 술술 나오고 있었다.
정준재는 “이숭용 감독님부터 안 좋은 상황에서도 계속 내보내 주시고 경험을 쌓게 해주셨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감이 없지 않다. 솔직히 감독님께 너무 감사 드린다”고 감사해하면서 “임훈 코치님은 타격 면에서 엄청 많은 변화를 가지게 해 주셨다. 그것 덕분에 타격감이 많이 올랐다. 수비 자체가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것은 마무리캠프부터 조동찬 김성현 코치님이 열심히 알려주시고, 어떨 때는 혼도 내면서 강하게 밀어붙이셨다. 그게 몸에 배였던 것 같다. 조동화 코치님은 특히나 멘탈 케어를 많이 해주셨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한 시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모든 이들의 노력 덕에 자신이 발전했다는 것을 잘 알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쉴 시간이 없다. 시즌 막판 1루로 뛰다 발목을 다친 정준재는 강화SSG퓨처스필드에 출근하며 강훈련을 이어 가고 있다. 열정이 너무 과하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시즌 마지막까지 교훈점을 찾은 정준재는 회복은 물론 기술 훈련도 이어 가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정준재의 선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APBC 대표팀도 한숨을 내쉬게 한 발목 부상은 이제 다 회복이 됐다. 너무 무리한 범위를 요구하는 펑고빼고는 수비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 중이다. 정준재는 “대표팀도 갔다 오고 해서 기대감이 더 높을 것이다.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어차피 그런 선수가 됐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똑같이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비에서 역사적인 성적을 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땀을 흘리고 있다. 정준재는 “수비 면에서 코치님들이 알려주신 것들을 잊지 않고 지금 연습 때도 똑같이 하려고 하고 있다. 타격도 지금 웨이트를 많이 하고 있다. 그 타격 메커니즘에 힘이 붙으면 타구 속도가 빨라져서 (내야를) 빠질 것도 나올 것이다. 나는 장타를 치는 선수가 아니고 그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별 타격이나 변화구 대처 능력에 신경을 쓰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오프시즌 과제를 짚었다.
연봉을 가지고 논란이 됐던 2025년은, 당시는 괴로웠지만 지금은 좋은 공부와 교보재로 남았다. 정준재는 “2년 째 많이 떨어졌다. 너무 잘하려고 해서 그런 게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보며 “올해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의식적으로 부담을 갖는 것 같기도 하다. 올해 했던 것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것에 조금씩 성장할 수 있는 요소를 넣고, 더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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