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S] 나에게도 찾아오길 바라는 기적 같은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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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어느날’은 동화 같은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영혼이 보이기 시작한 남자 강수와 강수에게만 보이는 여자 미소의 이야기를 담았다. 상처 받은 두 사람은 서로만의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강수는 아내를 잃은 상처가 있다. 아내와 함께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 보험회사 과장으로 일하는 강수는 자신이 맡게 된 사건
조사를 위해 미소를 만난다. 정확하게 말하면 식물인간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미소를 본다. 강수와 진짜 만나는 것은 ‘영혼 미소’다.
기절을 할 만큼 놀라운 첫 대면을 한 강수와 미소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강수는
미소의 존재에 놀라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받아 드리고, 미소는 유일하게 자신을 볼 수 있는 강수에게 의지를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고, 진짜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작품은 상처 받은 두 사람이 만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강수가 미소의 상처를, 또 미소가 강수의 상처를 치유하진 않는다. 상대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는 것이다.
강수와 미소 역으로 각각 출연한 김남길과 천우희는 일상을 사는 듯 한 자연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김남길은 희망을 잃은 강수의 아픔을 격한 감정이 아닌, 희미한 미소와 까칠한 낯빛으로 덤덤하게 그려냈다. 아내가 죽었음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강수의 모습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아 생긴 무감정의 상태일수도 있다. 마지막에 폭발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 천우희는 판타지 속 전형적인 여자 캐릭터가 아닌, 자신만의 미소를
만들어내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타인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스스로 인정하고 치유하는 과정은 덤덤하면서도
애잔한 마음을 높인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전체적인 색은 밝다. 누구나 가슴 속 상처는 있고, 남들에게 표현하지 않은 모습과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의 말미에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문제와 메시지를 던진다. 강수와 미소가 겪은, 언제인지는 모를 기적 같은 ‘어느날’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오는 5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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