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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CRITIC]'정치권 때문에' 비싼 수업료 2천만 원, 몰이해가 만든 비극

작성일: 2019.04.03 05:3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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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와 K리그1 5라운드에서 3-3 무승부를 만든 경남FC 선수단
▲ ⓒ연합뉴스 경남FC 조기호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직원이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내 한국프로축구연맹 집현전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당연한 스포츠의 상식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정치권 때문에 아까운 시간과 비용만 소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일 서울 신문로 연맹 사무국 내 집현전에서 제4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경남FC에 제재금 2천만 원을 부과했다. 4시간 넘게 회의를 통해 어렵게 결론이 나왔다. 사상 첫 스포츠에서 정치적 중립 위반에 따른 징계였다.

경남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4라운드 대구FC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 4.3 재보궐선거 운동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창원성산 후보가 관중석으로 들어온 것이 확인됐다.

이는 프로축구연맹의 규정 위반이다. 종교적 차별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을 할 경우 구단에 ▲2천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경고, ▲제3 지역 홈경기 개최,▲무관중 홈경기,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처분을 받는다.

경남은 제재금 2천만 원을 부과받았다. 선거 열기가 고조되는데 경남 구단이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선거운동원이 입장 게이트를 통과하는 상황에서 티켓 확인이나 선거 운동복 탈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귀책 사유로 판단했다.

반면 중징계를 피한 것은 경남이 최선을 다해 황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선거 운동을 막은 것, 타 정당의 경기장 진입을 미리 방지한 것도 노력으로 인정받았다. 경남 프런트는 상벌위 참석 후 곧바로 창원으로 내려가 전북 현대와 5라운드 준비에 열중했다. 경기도 3-3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외풍에도 경남은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다.

그동안 경기장 내 정치인들의 방문은 빈번하게 있었다. 단순 관전과 격려도 있었다. 다만, 선거 기간의 경우 제반 규정이 미비해 자신의 정당을 나타내거나 기호가 있는 점퍼를 입고 관전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3월 13일 전남 드래곤즈-수원FC전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 옆에 우윤근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주러시아 대사)이 자리했다. 파란색 점퍼를 입고 착석한 것이 TV 생중계 화면에 잡혔다. 당시 우 의원은 광양이 지역구였다. 경쟁당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도 경기장 안에서 명함을 돌렸다.

▲ ⓒ연합뉴스 4.3 재보궐 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황교안 대표(상단 사진 왼쪽)와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이정미 대표(하단 사진 왼쪽)의 선거 운동.

프로연맹의 대회 요강 36조 1항 2호에는 '정치적, 사상적 종교적인 주의 또는 주장 또는 관념을 표시하거나 연상시키고 혹은 대회의 운영에 지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게시판, 간판, 현수막, 플래카드, 문서, 도면, 인쇄물 등을 가지고 입장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2항 금지행위 중 5호 '해당 경기장(시설) 및 관련 장소에서 권유, 연설, 집회, 포교의 행위를 금지한다'라고도 적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 축구연맹(AFC)의 규정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침을 만들어 구단에 전달했다. 위반 사안에 대한 책임은 홈팀에 있다고 분명하게 정리했다. 다른 종목들이 선거 운동을 '경기장 내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란행위'로 묶어 놓은 것과는 달랐다.

해당 규정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은 전무했다. 스포츠를 정치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또. 자치단체장이 시도민구단 구단주라는 특수성을 가진 팀도 있어 하대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몇몇 사례가 보도됐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번 사태 후 자한당 한 의원실에서는 각 프로스포츠 단체에 관련 정치 관련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의 한 단체 관계자는 "전화로 규정이 있는지 빨리 달라고 하더라. 이런 것도 모르고 움직였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시에 관련 규정에 대해 손질을 해야 하는 필요성도 확인했다. 다른 단체 관계자는 "축구와 비교해 구체적인 규정이 없기는 하지만, 사회적 이슈라는 점에서 조항 신설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전했다.

2020년 4월 15일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권에는 경기장이 선거 유세에 중요한 곳이면서도 동시에 '엄정중립'이라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 곳임을 확인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스포츠 단체 간 정보 교류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필요성도 확인했다.

예의 없는 정치권 때문에 비싼 수업료를 물고 다음을 준비하는 K리그와 한국 프로스포츠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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