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공전 선발 공격진이 예상되는 조영욱, 오세훈, 이강인, 엄원상(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카토비체(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이겨야 한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 확실하다. 기본 투톱보다 공격 숫자를 늘린 스리톱 전환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국은 29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폴란드 티히에 위치한 티히 스타디움에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남아공과 격돌한다. 1차전에서 나란히 패배한 두 팀이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 하는 경기다. 한국은 남아공에 지면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무승부를 거두면 3차전 아르헨티나를 무조건 잡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 남아공전 예상 선발 포메이션 ⓒ김종래 디자이너

◆공격적인 축구 공언, 관건은 '방식'

정정용 U-20 감독은 포르투갈전 패배 이후 기자회견에서 공격 축구를 암시했고, 26일(이하 현지 시간) 훈련에서 이를 확인시켜줬다. 

"우리가 공격적으로 교체 카드를 통해 하고자 하는 걸 집중력을 가지고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준비하면 2차전에 잘할 수 있을 것이다."(포르투갈전 이후)

"(남아공이) 공격은 탄력적이고 파워와 스피드가 있다. 개인 기량이 좋은 것 같았다. 다만 개인으로 수비는 괜찮지만, 수비 조직이 좋지 않더라. 역이용해서 공격적으로 나가려고 준비 중이다."(26일 훈련 이후)

관건은 방식이다. 포르투갈전 3-5-2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은 맞춤 전술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미 각기 "상대에 따라 준비한 전술이 다르다"고 했기 때문에, 포메이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공격적으로 변화하려면 일반적으로 공격 숫자를 늘리는 공격적인 전형으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포르투갈전 후반 14분 교체로 투입돼 좋은 활약을 펼친 엄원상과 준수한 움직임을 보인 장신 공격수 오세훈의 기용을 예상할 수 있다. 남아공이 아르헨티나와 첫경기에서 세트피스에서 2골을 내줘 장신 오세훈의 쓰임새가 크다. 이런 경우 오세훈이 최전방 공격수, 엄원상이 측면에서 내달리는 플레이를 볼 수 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갈 수 있는 조영욱이 왼쪽 공격수로 뛸 수 있다. 

정정용 감독이 스리톱을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포백 전환이 이뤄진다. 국내 4월 최종 훈련 이전까지 대표 팀이 주로 이용한 4-3-3 포메이션으로 회귀는 그리 낯설지 않다. 조금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수 출신의 준족 이상준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수 있다. 지난 5일 폴란드 전지 훈련 기간 중 경기 중 자연스럽게 포백 으로 전환해 뛰었다는 대표 팀 관계자의 전언도 있다. 

▲ 한팀으로 서로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공격 시발점 이강인, 견제 막고 수비 부담 줄여야

미드필더 구성도 달리질 가능성이 있다. 포르투갈전 이강인이 날카로운 킥을 보여줬지만, 역동성이 떨어진 것은 수비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정정용 감독 역시 포르투갈전 이후 "이강인 선수에 대한 수비 부담이 있었다. 전술적으로 그러니 공격적으로 수비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2차전에는 그 부분을 고려하고 전술적으로 고려, 변화해서 공격적으로 더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중앙 미드필더 세 명의 구성 중 정호진, 김주성 등 조금 더 확실하게 수비할 수 있는 선수를 놓으며 이강인에게 공격 집중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정호진은 이번 대표 팀 미드필더 중 가장 수비 임무를 충실하게 할 수 있는 '파이터 기질'의 선수다. 김정민이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사이에서 연결고리 임무를 해줄 수 있다. 침투 패스가 좋고, 공격적 번득임이 있는 김정민에게 더 어울리는 위치가 될 수도 있다. 

개개인의 능력이 좋은 포르투갈은 이강인에게 전담 수비를 붙이지 않았지만, 전력이 비슷한 남아공은 이강인을 봉쇄하기 위해 전담 마크를 붙일 수 있다는 변수도 감안 해야 한다. 

▲ 시작부터 "4강, 우승"을 말한 대표 팀 ⓒ대한축구협회

◆첫경기 교훈과 '자신감의 축구' 

이번 대표 팀은 유난히 자신감이 넘친다. 국내 소집부터 "4강, 우승"을 목표로 공언한 아이들이다. 1차전 패배 이후에도 좀처럼 다운되지 않았다. 26일 훈련을 앞두고 오세훈은 "저희는 '경험이 없다' 이런 것 보다는 자신감으로 축구하는 팀이다. 첫경기라 부담이 컸을 텐데, 두 번째 경기는 충분히 자신감으로 축구할 수 있을 것 같다. 긴장하지 않고 설레면서 축구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동료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상준 역시 "저희가 준비한 빌드업이 잘 나왔고, 찬스도 있었다. 그런 찬스를 못 살린 건 아쉽지만, 준비한 게 나와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수해도 남 눈치 해도 안 보고 털어내고. 자신 있게 자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자신감 있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표 팀이 가진 자신감 출구의 실체를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으로 지난 4월부터 준비해온 포르투갈전 맞춤 전술을 그르친 건 다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내려서서 상대를 우리 진영으로 유인하고 빠르고 세밀한 패스로 상대 문전으로 도달하는 축구를 하지 않고, 갑자기 올라간 자신감으로 전방 압박하다가 선제골을 허용한 장면이 그것이다.

이기기 위해선 자신감만큼 냉정한 마음도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카토비체(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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