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정이 곧 '프랑스 여자'였던 이유 "촉을 곤두세운 경계인으로서"[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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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영화 속 인물이 합일하는 듯한 영화의 마법. 그건 배우의 기운을 제대로 살린 절묘한 캐스팅 덕일 수도 있고, 진짜처럼 인물을 그려낸 배우의 연기력 덕분일 수도, 있다. 영화 '프랑스 여자'의 마법 가운데 배우 김호정이 있다.
1991년 연극배우로 데뷔, 올해 30년차가 된 김호정은 어떤 캐릭터라도 제 것처럼 살아내는 배테랑 배우다.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2000), 문승욱 감독의 '나비'(2001), 임권택 감독의 '화장'(2014), 신수원 감독이 '마돈나(2015) 등 뚜렷한 색채를 지닌 감독들이 앞다퉈 그녀를 찾은 건 우연이 아니다. '검법남녀'(2018), '아스달 연대기'(2019), '하이에나'(2000) 등 브라운관에서도 최근 활약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혹시 거절해야하나 했는데, 읽으며 너무 흥미로웠어요. 다만 '이렇게 연극 이야기를 주주장창 떠들면 괜찮아요?' 했는데 괜찮대요. 마치 영화를 다 보고 정리한 듯 쫙 펼쳐졌다가 탁 끝나는 시나리오였어요. 하겠다고 흔쾌히 이야기했죠…. 감독님은 1993년도에 제 연극을 봤대요. 이 역할에선 철저하게 생소하고 낯선 이미지로 보이고 싶다고 하셨고. 제 이미지가 낯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지만, 그런 '낯설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그 인물로 들어가고, 보는 관객이 그리로 들어가서 본다면 성공한거죠."
감독은 "호정씨가 그런 사람이니까 호정씨가 하면 돼요"라며 그녀에게 많은 걸 맡겼다 한다. 김호정이 가장 먼저 돌입한 건 프랑스어 레슨. 선생님에게 배워 대사를 달달 외웠지만, 그녀의 프랑스어를 들은 프랑스인 남편 역 배우는 난감한 기색이었단다. 이건 안된다 싶어 김호정은 아예 오피스넬 위층에 방을 빌린 상대 배우와 매일 대사 공부를 했다. 티셔츠와 바지, 심플한 슬립 등 자신의 옷을 그대로 가져다 상황에 맞춰 입었다. '프랑스 여자'와 김호정 사이의 경계가 그렇게 더 흐릿해졌다.

"시나리오를 받았던 시점이 제가 영화와 연극을 하다가 TV로 오려던 시점이에요. 엄마처럼, 우리 또래가 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잖아요. 제가 어쨌든 엄마는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시기에 이게 딱 온 거죠. 나의 위치나 이런 게 맞는 게 많고 공감하는 게 많아서 내 문제들을 표현하면 되겠구나 했어요. 한국배우들과 현실적으로 만나는 부분이 계속 있는데 '연기하지 말자' 생각했어요.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계인으로 지켜보자고. 허구와 실제를 굳이 구분하지 말고 실제라고 받아들이며 반응하자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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