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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조제', 공기 반 비주얼 반의 불친절한 리메이크

작성일: 2020.12.10 06:50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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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 출처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17년 지난 그 시절의 감성은 오늘날에도 유효할까? 2020년에 다시 만들어진 '조제'를 반가워하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 시절 원작을 보던 공간의 '조명, 온도, 습도'를 그리워하며 이 작품을 찾을 것이다. 그 추억을 배반하지 않아야 하기에 원작 팬들이 많은 작품일수록 '잘해야 본전' 소리를 듣는 리메이크는 위험한 선택이다. 그 도전에 '조제'가 용기있게 뛰어들었지만, 아련한 여운 대신 아쉬운 물음표가 남는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는 2003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일본 영화와 동명 원작 소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다리가 불편해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사는 여자 '조제'를 한지민이, 그와 사랑에 빠지는 대학생 '영석'은 남주혁이 맡았다.

개봉에 앞서 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조제'는 원작의 감성에 매료된 이들이 만든 작품이어서인지, 원작에 대한 정보 없이 보기엔 꽤나 불친절한 멜로였다. 좋게 말해 상상을 위한 공백이었지만, 결국 원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찾아 보고나서야 부족했던 감정들이 채워졌다. '조제'가 첫관람인 관객들에게는 다소 맥락없는 전개로 느껴질 가능성이 큰 작품이다.

'조제'의 두 사람은 전동 휠체어에서 떨어져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조제를 도와주는 영석의 호의로 인연을 맺게 된다. 그렇게 영석이 몇 차례 조제의 집에서 밥을 얻어먹게 되면서 이들이 차츰 가까워지는데, 이 감정선이 원작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원작의 맛있는 밥상이 '조제'에서는 불편한 밥상으로 바뀌었고, 조제의 성격도 직설적이지만 신비롭고 러블리한 인상에서 냉소적이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으로 달라졌다.

영석과 함께 관객들이 사랑에 빠져야 할 '조제'의 조제는 한지민의 열연으로도 설득이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엉뚱한 소리를 해도 신비롭고 몽환적이라는 느낌보다는 허언증에 가깝다는 인상이다. 이밖에 번데기탕을 먹지 못하는 영석에게 "왜 그렇게 먹어? 독이라도 타놨을까봐?"라거나, 영석에게 곁에 있어 달라는 의미로 "다 말할 거야. 몸이 성치도 않은 사람을 범했다고" 등의 날이 선 대사를 내뱉는다.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때문에 캐릭터의 매력에 기대 원작에서 적당한 공백으로 건너 뛴 감정의 변화가 '조제'에서는 뚝 끊어졌다. 담백하게 관계성을 쌓아가다가 사랑에 불꽃이 튀는 시점에서 영문도 모른 채 급발진한다. 두 사람이 '왜 갑자기 사랑하는지, 왜 갑자기 헤어지는지'를 알려주지 않은 채 관객이 알아서 느껴야 할 몫으로 돌린다. 감성과 여운을 느끼기엔 재료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공백이 지배하는 신들이 많은데, 원작을 염두에 둔 생략이 과하다는 인상이다.

배우들의 비주얼이 주는 어울림은 이 영화의 유일한 개연성이다. 훤칠한 외모의 영석이 찾아와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고 시니컬하지만 아름다운 조제에게 반하게 되는 것도 두 사람이기에 마음으로나마 이해하게 된다. 공백 가득한 감정선을 세심하게나마 연기해준 이들의 어울림은 영화 속 가을 정취와 어우러지며 원작과는 또 다른 정취를 만들어냈다.

'새롭게 만들어질 '조제'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이 작품을 선택한 두 배우, 그리고 예비 관객들은 과연 원하던 감성을 얻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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