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배우들의 로망은 멜로, 드라마는 아직 버거워"[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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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유배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호기심 맣은 학자 정약전 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25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 인터뷰에서 "'자산어보'란 책을 처음 봤을 때 감독님에게 '이게 뭐냐'고 물었다. 어류에 대한 책을 어떻게 영화로 만드나 싶었다. 처음엔 제 위주로 봐서 잘 못봤고, 두 번째는 조금 마음이 깊어졌고, 세 번째 봤을 땐 눈물이 좀 나더라. 감독님께 이렇다고 말했더니 좋아하시며 '그런 이야기야'라고 하더라. 영화가 참 따뜻하고, 촬영장도 따뜻했다"며 "어두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비극으로 보지 않고 조금 희망을 본 거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설경구가 맡은 정약전과 변요한이 연기한 청년 창대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벗이 되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설경구는 창대와의 관계에 대해 "모든 걸 정해놓고 연기하는 건 없다. 큰 틀을 짜진 않는다. 감독님과 변요한 씨와 얘기하면서 만들어갔다. 큰 틀은 감독님이 갖고 계셨고, 저희는 순간 순간에 충실했던 거 같다. 감독님이 잘 쌓아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함께 작업한 변요한에 대해서는 "좋은 후배라기보다는 좋은 친구다. 참 잘 맞춰준 거 같고 제가 아주 사랑하는 동생이다. 지금도 꾸준히 전화통화하고, 문자 한다. 자기 고민도 얘기하고, 내 얘기도 한다. 저는 아주 좋다. 좋은 친구 하나 사귄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설경구와 변요한 못지 않게 케미스트리를 뽐냈던 인물은 바로 정약전과 뜻밖의 멜로연기를 펼치는 가거댁(이정은)이다. 설경구는 이정은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흐뭇한 웃음을 터트리며 "편집에선 짧고 담백하게 표현된 건데 이정은 씨랑은 정말 편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일단 이정은 배우가 옆에 있다는 자체가 든든하고 편했다. 상대 배우에 대해 '저 친구는 무슨 생각을 할까' 그런 고민을 걷어도 되는 거다.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은 씨는 너무 늦게 된 배우다. 벌써 많이 알려졌어야 했다. 학교 다닐 때 부터 자연스러운 연기의 대가였다. 정도 많고, 웃기고, 재주도 많고 춤도 잘 춘다. 이정은 씨가 갖고 있는 것에 비해 너무 늦게 잘 된 거 같은데 되자마자 대형 사고를 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과 오랜만에 멜로 연기를 한 만큼, 설경구에게 멜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느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웃음을 터트리며 "배우들의 로망은 멜로 아닌가. 영화는 멜로다"라고 운을 뗐다.
설경구는 "장르 영화들이 많이 되다보니 우르르 장르로 간다. 변요한 씨 말처럼 뼈와 살과 뇌를 '뽀개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마치 상업 영화의 전체인 양 된 부분이 있다. 영화는 멜로 영화다. 시켜만 주시면 멜로 하고 싶다. 그런데 책도 없고 연락도 없고 그렇다"고 씁쓸함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더불어 그는 최근 영화 배우들이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드라마 출연에 나서는 것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설경구는 "아직은 영화가 좋은 거 같다. 급하게 몰아붙이는 것이 버겁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촬영을 며칠 하고 2~3일 쉬고, 그런 리듬에 익숙해져 있는 거 같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그 사이에 해서 비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좀 버거운 스케줄인 것 만은 확실한 거 같다. 그렇다고 영화만 하겠다는 건 아니다. 영화가 표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 시간에 압축해 넣어야 하는 게 있다. 인물의 전사를 좀 풀어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이야기가 재밌다면 드라마에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끝으로 설경구는 "이 영화가 참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민초들의 이야기도 하고 있다. 다들 어려운 시기인데 잘 이겨넀으면 좋겠다. 저는 '자산어보'가 희망을 얘기한다고 생각한다. 다들 희망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흑백 영화는 왠지 옛스럽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으실 거 같다. 그 편견을 깨는 데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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