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박찬호 소환한 ‘해피 타티스 데이’, 아들마저 LAD 저격했다
작성일: 2021.04.26 20:27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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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4일(한국시간)에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사건이 터졌다. 바로 세인트루이스의 내야수 페르난도 타티스가 박찬호를 상대로 3회 만루홈런 두 방을 터뜨린 것이다. 홈런 두 방을 한 이닝에 몰아친 것도 힘든데, 그것도 만루홈런 그리고 동일 투수였다. 박찬호의 위대한 커리어에 오점으로 항상 거론되는, 바로 ‘한만두’ 사건이다.
확률적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운 기록으로 뽑힌다. 우선 특정 타자 앞에 한 이닝에 두 번이나 만루 찬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두 번 모두 홈런을 쳐야 한다. 또 그 상황이 된다면 이미 한 이닝에 최소 3~4점을 실점하고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다는 것인데, 그런 투수를 계속 그냥 놔두는 멍청한 벤치는 없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귀신 같이 맞아 떨어진 날이 바로 1999년 4월 24일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중계진은 매년 이날을 ‘해피 타티스 데이’로 부른다. 매년 타티스를 초청해 그날 상황을 물어볼 정도다. 타티스 스스로도 항상 “믿기 어려운 일”, “그런 기록을 세워 영광”이라고 답한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대기록을 세운 지 정확히 22년 뒤, 이번에는 아들이 다저스타디움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타티스 주니어는 23일부터 26일까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4연전에서 다저스 팬들을 질리게 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한만두의 대기록을 쓴 시리즈 두 번째 경기, 24일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다저스의 상징인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연타석 대포를 터뜨리며 상대의 기를 꺾었다. 단순히 팀 승리를 이끌어서가 그런 게 아니라 여러모로 의미가 적지 않은 홈런이었다.
기세를 이어 간 25일에는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트레버 바우어를 홈런 두 방으로 두들겼다. 바우어는 샌디에이고와 시범경기 당시 “한쪽 눈을 감고 던졌다”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킨 선수. 타티스 주니어는 기다렸다는 듯이 베이스를 돌며 한쪽 눈을 가리키며 당시의 복수를 했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열광했고, 타티스 주니어의 기세를 밟아놓길 바랐던 다저스 팬들은 속이 두 배로 쓰렸다.
타티스 주니어는 26일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홈런을 기록하며 화끈한 방망이를 이어 갔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다저스타디움에서 3일 동안 홈런 5개를 기록한 첫 원정팀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비록 역대 5번째 3경기 연속 멀티홈런이라는 대기록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날도 2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8-7 역전승에 기여했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타티스 주니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14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트레이드되지 않는 이상 아버지보다 훨씬 더 많이 다저스와 부딪혀야 한다. 과연 타티스 주니어가 대를 이어 다저스를 괴롭힐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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