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일의 밤' 이성민 "양자역학에 빠져 선택한 작품…난 원자의 하나일 뿐"[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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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이성민은 이번 작품에서 봉인을 지키는 자인 박진수 역을 맡았다.
지난 2일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을 공개한 이성민은 6일 오후 스포티비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받을 무렵에 제가 관심있는 분야가 있었다. 유튜브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강의를 하는 교수님 영상을 봤다. 원자가 무엇인지, 우리가 본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던 찰나에 이 시나리오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불교에서 말하는 교리랑도 맞닿은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금강경도 접하게 됐다. 시나리오 표지 밑에 금강경 글귀가 적혀 있었다. 반가워서 호기심을 가졌다"고 운을 뎄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고 저도 '우리 눈으로 보고 느끼고 인지하는 것과 다른 눈을 가지고 있고, 다른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다른 지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우린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관심이 있던 차였다. 감독님을 만나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묘사된 진수란 캐릭터가 그런 능력이 있어서 호기심을 갖고 재밌는 작업이 될 거 같아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다소 철학적인 느낌을 풍기기도 하는 이번 작품에 대해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상상을 하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 그런 상상을 하다보면 이 장르가 원자에서 우주로 확장이 된다. 제가 종교는 카톨릭이지만 부처님 말씀이 떠오른다. 성철 스님도 양자 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양자역학과 물리학, 세계관, 우주를 생각할 때 부처님은 이 모든 것을 아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지점으로 가다보면, 참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생은 길게는 100년. 짧게는 60년이다. 하루살이의 하루는 그의 생인데, 하루살이의 하루나 나의 100년이나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이 영화를 만났고, 이 영화의 주제와 제 생각이 겹치는 지점이 있어서 선택하는게 영향을 준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민망한 듯 웃음을 터트린 그는 '양자역학을 알게된 이후 가치관과 인식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부끄럽다. 그 정도까지 깊이있게 알지 못한다. 개념만 알고 있다. 인생관이 변할 정도는 아니다. 많이 겸손해진 거 같다. 가만히 앉아서 '내가 원자의 하나일 뿐이고, 우주일 뿐이고' 한다. 농담이 아니라 많이 겸손해진 거 같다"고 답했다.

이성민의 말처럼 '제8일의 밤'에서는 초자연적인 '요괴'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이성민은 요괴로부터 봉인을 지키기 위해 도끼와 염주를 들고 싸운다. "이런 장르는 거의 못해봤다"는 그는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다. 보는 것도 잘 못한다"고 했지만 "영화의 묘사와 표현이 궁금했다. 일상적인 이미지가 아니다보니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우는 신이 힘들었다. 직접 보지 않아 낯설었고, 보이지 않은 것의 공격을 받는 연기를 하는 것도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배우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기꺼이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대사가 많지 않고 비언어적 연기로 감정을 표현하는 신이 다수를 차지한다. 요괴보다 무서운 눈빛을 한 이성민의 강렬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는 "오히려 대사가 없어서 편했다. 눈빛 만으로 연기를 해야겠단 생각을 하진 않았다. 저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감독님들이 고민 많았을 것이다"라며 "혼자 있을 때의 공백은 무리 없었지만, 남다름 군과 연기를 하면서 다름이가 혼자 말을 하고 저는 말이 없는 신은 좀 부담을 느꼈다. 그 신에선 남다름 군의 활약을 많이 필요로 했던 거 같다. 그 지점을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다. 저와 있을 때의 관계, 둘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줘서 둘의 신이 좀 더 재밌게 나온 거 같다. 남다름 군이 그 역할을 많이 해줬다"고 후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무기한 개봉이 연기된 '기적'에 이어 이번 '제8일의 밤'도 예상과는 달리 넷플릭스에서 공개하게 된 만큼, 이성민은 코로나19 이후 낯설어진 미디어 환경에 "당황했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넷플릭스 영화들은 개봉이란 말도 안 쓰더라. 공개라고 하는데, 그 말도 어색하다. 관람이라기보다는 시청이라고 해서 그것도 낯설다. 그게 저희는 스코어로 이야기 하는데, 그것도 모르겠고 많이 낯선데, 긍정적으로 봐야할 지 안타깝게 봐야할 지 모르겠다. 영화라는 것이 극장에서 보는게 영화답다고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성민은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넷플릭스 '소년심판'에 대해서도 "드라마는 촬영만 해서 아직 잘 모르겠다. 촬영만 끝내놓은 상태라 아마 내년에 공개될 것 같다. 그것 역시 새로운 경험이 될 거 같다.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나이가 들어서 적응도 안 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더불어 "이미 작업한 영화들이 많지만 언제 개봉할 지 모르겠다. 창고에 쌓여있는 농산물이 많은데 아무도 안 사가고 있으니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나 고민도 한다. 현재는 영화 작업을 잠시 쉬고 있다. 밀려있는 영화들이 극장에 걸려서 빨리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8일의 밤'은 지난 2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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