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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 감독이 밝혔다…문제적 수위부터 오싹했던 경험까지(feat.나홍진)[인터뷰S]

작성일: 2021.07.10 09:3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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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제공|쇼박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태국어로 제작된 태국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분되네요. 태국은 코로나19로 아직 개봉이 미정입니다. 한국에서 먼저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공포영화 만드는 사람 비주얼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랜선 너머 태국에서 화상으로 만난 랑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똑 떨어지는 모범생 같았다. 단정한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쓴 그는 열정적으로 영화 '랑종'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나홍진 감독과 손잡고 공포영화 '랑종'(제작 (주)노던크로스·GDH )을 연출했다. 태국 이산 지역의 낯선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그린 호러 영화다. '추격자' '황해'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원안과 프로듀서를 맡아 더 화제인데, 태국의 공기가 그대로 담긴 듯한 영화를 보면 반종 감독 특유의 공포 장인다운 센스가 그대로 느껴진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한국에선 '진짜 무서운 공포영화'로 통하는 '셔터'(2004)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태국에선 '피막'(2013)으로 무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최고의 스타 감독이다. 2007년 '샴' 이후 공포영화를 연출하지 않았던 그는 왜 14년 만에 '랑종'을 만들었을까. 나홍진 감독을 '나의 아이돌'이라 부르는 반종 감독은 그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감추지 않는 한편, '랑종'에 담긴 뜻과 표현하고자 했던 바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오는 14일 영화개봉을 앞두고 태국 현지에서 화상 인터뷰에 나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태국어로 제작된 태국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분된다. 태국은 코로나로 아직 개봉이 미정이다. 한국에서 먼저 잘 봐주시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시사회 이후 많은 기자들을 기가 질리게 한 문제적 장면부터 청불 공포신까지, 그가 밝힌 '랑종'의 이야기들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옮겨본다.

▲ 영화 '랑종'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제공|쇼박스
-한국에서 '랑종'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수위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모든 필름메이커들은 모든 영화를 제작하실 때 수위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이번 영화도 나감독과 제가 수위에 관련해서 많은 논의를 거쳤다. 어떤 감독도 청소년관람등급을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관객 동원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스토리와 메시지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

-금기시되는 잔혹 설정이 등장한다. 이런 설정이나 수위에 관한 고민은 없었나.

"이 부분은 나감독님과도 많은 회의를 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저희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악'이라는 메시지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반려견을 죽이는 장면이 '원죄'와 관련해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는데. 부연 설명을 부탁드린다.

"귀신에 대한 생각이 그전 영화와 많이 다르다. 초반에도 나오지만 태국 이산 지역 원주민들의 믿음이다. 모든 사물 짐승 곤충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이 있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원작에도 있던 내용이다. 촬영하며 조심한 내용도 있다. 애완견 장면도 마찬가지다. 스크린에서는 잔인해 보였지만 사실 강아지는 초롱초롱하게 눈을 뜨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학대하는 것은 없었다. 모든 것에 혼, 악령 깃들어 있다고 말씀드렸듯,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장면들이었다. 같이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원죄, 이 세계에서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악은 무엇인가'다.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 필요했다."

-'셔터' '샴' 이후 호러영화를 하지 않다가 어떤 데 매력을 느껴 '랑종'을 연출하게 됐나.

"'샴'이라는 호러 영화를 찍고 난 이후에 호러영화에 대한 회의를 느껴 오래동안 호러 영화를 하지 않았다. 그 동안 흥미롭게 본 영화 중 하나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었다. 귀신이 아니라 분위기에 중점을 둬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동안의 공포영화와는 다른 차세대 호러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홍진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을 때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

-나홍진 감독이 시사회에서 '정말 무서운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어떤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는지.

"나홍진 감독은 무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건 아니었다.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제가 이 영화를 한 건 나 감독님의 원작이 너무 흥미로웠고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리서치를 하면서 알지 못했던 세계관을 알게 되고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컸다."

-나홍진 감독과는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작업했나.

"색다른 경험이었다. 코로나19로 만날 수가 없었다. 원래 촬영 직전 나홍진 감독이 태국을 방문해 협업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그럴 수 없게 됐다. 시나리오를 받고 제가 한 번 한국을 방문했고, 촬영 기간에는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소통했다. 촬영분을 한국으로 보내면 나 감독이 보고 통역을 거쳐서 의견을 보내오셨다. 많은 간섭을 하지 않고 저에게 많은 권한을 주셔서 자율적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나홍진 감독과 잘 맞았냐고 물어보신다면 끊임없는 교류를 했다. 오더를 주면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받았다. 좋은 방향으로 영화가 갈 수 있도록 협업을 잘 했다."

-팬이었던 나홍진 감독과 작업 전후 어떤 점을 느꼈나.

"이전까지는 어떤 분인지 잘 몰랐다. 이전에 한국에 있던 대학 강연에 참여했다가 나 감독님을 만났다. 프렌들리하고 공정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느낀 것은 연출자로서 차원이 높은 분이라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힘을 주셨다. 영화의 모든 신이 최대한 힘을 가질 수 있게 힘을 주셨다."

▲ 영화 '랑종'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제공|쇼박스
-샤머니즘이 영화의 주요 소재다. 실제로 샤머니즘, 영적 존재나 귀신의 존재를 믿는지 궁금하다. 영화 연출 전후로 생각이 바뀌기도 했는지.

"귀신을 본 적도 없고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러면서도 공포영화 만드는 것을 즐기고 영화보는 것을 즐긴다. 보면서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일단 여기까지 말씀드리겠다.

원래 무당이나 이런 것들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바뀌었냐 하고 물어보신다면, 리서치를 하며 30여 명의 무당을 만났다. 그러면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을 접하기도 했다. 예를 하나 들자면 그 분에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번에 외국인이랑 같이 일하게 됐지?'하는 거다. '설명하기 힘든 것이 있구나' 생각을 했다. 영화 배경이 된 이산 지역 무당들이 사람들에게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면서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 질병을 치료해주는 무당이 있었다. 태국돈으로 30바트? 한국 돈으로 1000원 정도를 받는다. 대가성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진짜다, 아니다, 설명할 수는 었지만, 마치 정신과 의사 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현장감을 살려 연출하며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그렇게 디렉션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대본은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작업했다. 이런 식으로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는 물론 카메라맨도 즉흥적으로 연기하고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나 감독님 또한 '카메라맨이 영혼(soul)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고 촬영했다. 리허설 없이 촬영하면서 리얼리티를 살렸다."

-배우들의 연기가 실제 같았다. 캐스팅에 있어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었다면?

"나 감독님과 처음부터 의견을 모은 것이 유명 배우여서는 안된다는 점이었다. 관객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 유명 배우가 나오면 리얼리티가 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여서 경험은 많은 실력자여야 했다. 자연히 캐스팅이 어려웠다. 브라운관에서는 많이 접하지 않은 연극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했다. 많은 연극배우들을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다. 그 중 밍 역할은 특히 눈에 띄는 배우가 있었다. 처음엔 그냥 젊은 여성이지만 후반부에서는 굉장히 센 연기를 해야 한다. 오디션을 하면서 다른 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디션을 5번은 한 것 같다."

▲ 영화 '랑종' 스틸. 제공|쇼박스
-특히 밍 역의 배우(나릴야 군몽콘켓)는 연기하기 까다로웠을 장면이 많았을 것 같다. 체중도 10kg를 감량했다고. 찍은 뒤에는 괜찮았나.

"당연히 배우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있었다. 태국 제작사 GDH에서도 그런 부분을 중요시한다. 배우와도 그런 협의가 있었다. 10kg 체중감량을 할 때도 전담 전문 영양사가 있었다. 어려운 연기를 해야 해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전문가가 함께했다. 촬영장은 친구같은 분위기였다."

-촬영 중 감독님이 가장 신경을 쓰게 만든 것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그간 영화작업 중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천재 감독님인 나홍진 감독이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스트레스였다. 제가 한 작업을 매일 보내드린다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있었다. 이것이 완벽한가, 충분한가 생각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전세계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싶은지.

"완성된 뒤에 아쉬움이 전혀 없는 퍼펙트한 영화는 없다. 훌륭한 나감독님과 촬영하며 최선을 다했다. 이번 영화의 완성도를 수치로 물어보신다면 80%는 넘지 않나 한다.

사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기대하며 작업한 것은 아니었다. 나홍진 감독과 최선을 다해 영화를 찍어보자 한 결과물이다. 앞으로 평가는 관객들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기분이 좋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많은 것이 숨겨져 있는 이야기다. 가급적 관객분들이 그것들을 찾아가실 수 있도록 해 달라."

▲ 영화 '랑종'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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