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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가 말하는 '방법' 유니버스 "유치함과 유니크함은 종이 한 장 차이"[인터뷰S]

작성일: 2021.07.24 11: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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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상호 작가. 제공|CJ ENM
[스포티비뉴수=김현록 기자]"유치함과 유니크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유치함을 두려워하면 유니크함을 만들 수 없다."

'부산행'(2016)에 이은 '반도'(2020)로 세계에 K좀비의 바람을 몰고 온 영화감독 연상호는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 크리에이터다. 애니메이터로 출발한 그는 tvN 드라마 '방법'(2020)을 통해 드라마 작가로 데뷔했는데, 이번엔 영화로 만들어진 '방법:재차의'(감독 김용완,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시나리오를 맡았다.

드라마 '방법'의 두 주인공인 기자 임진희(엄지원)와 방법사 백소진(정지소)을 비롯해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방법:재차의'는 주술과 초자연적인 힘이 현대 한국사회와 어우러진 '방법'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는 한편, 주술로 되살아나 움직이는 시체 '재차의'를 새롭게 등장시켰다. 소진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독립 언론을 차린 진희가 이미 한참 전 죽었다는 시체 '재차의'가 벌이는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는 28일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에 나선 '작가' 연상호는 '방법:재차의'를 기획하고 집필하며 좀비를 떠올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드라마 '방법' 마지막에서 사라진)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캐릭터를 어떻게 멋지게 귀환시킬까"가 그 출발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드라마 '방법'을 준비할 때부터 속편이나 영화화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대본을 쓰고 관련 취재를 하면서 아시아를 포함한 초자연적인 존재들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됐고, '방법'에 구심점을 둔 여러가지 확장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의 아이디어에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tvN, CJ ENM 등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고, 작업은 급물살을 탔다.

연상호 작가는 "특히 한국의 전통 요괴를 찾아보게 됐다. 한국에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많더라. 그 중 몇 개에 관심이 갖게 됐고 '재차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선 중기 문신 성현이 지은 책 '용재총화' 속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재차의는 누군가의 저주나 조종으로 움직이는, 살지도 죽지도 못한 시체다. 손발이 검은 것이 특징이다. "좀비라는 생각은 안 했다"는 게 연상호 작가의 설명. 그는 "재차의는 주술사에 조종당하는 시체라고 생각했다"며 "강시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강시도 영환도사가 종을 치며 조종하지 않나. 더욱이 영화라면 동적이고 직관적인 에피소드가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재차의가 맞겠다고 선택해 이야기를 썼다"고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꿈이 치과의사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부모님이 치과의사를 하면 좋다고 하셔서 별 생각이 없이 그랬던 거예요. 학교 성적을 보고 하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죠. 돌이켜보면 나라는 존재도 거대한 이데올로기 안에서 움직여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죠. 경중은 다르지만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그러다보니 조종당하는 힘, 존재에 대한 관심이 늘 있었죠."

▲ 연상호 작가. 제공|CJ ENM
직접 영화 연출까지 하지 않은 게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촬영과 겹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연상호 작가는 2년 전 스토리보드를 맡았던 웹툰 '지옥'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최규석 작가가 작업했는데 '내가 의도한 게 아닌데' 하는데 그래서 좋더라"며 "김용완 감독이 연출한 '방법' 드라마도 그랬다. 직접 연출할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물을 받는 것이 개인적으로 즐거운 경험이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창작자와 컬래버레이션 기회를 늘려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용완 감독이 '방법' 세계관을 잘 이해하고 있기도 했고요. 직접 연출하고 편집하다보면 마지막 패키징이 됐을 때는 '내 눈이 객관적인가' 패키징됐을 때 의문이 생기기도 해요. 그런데 제가 작가일 때는 '어떻게 연기했을까, 어떻게 찍었을까' 기다리게 돼요. 제 작품을 연출할 때 참고하게 되기도 하고요. 저 역시 다른 분이 쓴 것을 연출하는 재미도 경험히보고 싶어요. 젊은 나이니까 최대한 여러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 영화 '방법:재차의' 스틸. 제공|CJ ENM
그렇다면 작가의 눈으로 본 '방법:재차의'의 작업 과정은 어땠을까. 특히 좀비가 아닌, 좀비를 떠올리게 하지만 좀비와는 확연히 다른 '재차의'라는 새로운 존재들은 연상호 작가의 눈에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했다. '재차의'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데는 '부산행'의 좀비 안무를 짰던 전영 안무가가 다시 참여한 터다.

연상호 감독은 "김용완 감독이 전영 안무가와 만든 재차의의 첫 움직임 등을 봤을 때 좀 우려가 되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산행' 때 좀비 움직임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서양 좀비 움직임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와서는 될 게 아니었다. 보편적이면서도 한국사람들이 받아들일만한 게 뭘까. 하고 하고 하고 해서 찾은 게 '부산행'이었다"면서 "재차의는 '부산행'과 반대였다. 여기는 칼군무같이 움직였다. 이것이 어떻게 보일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거기에 다른 무엇이 있었다.

"강시 생각을 했어요. 강시는 얼어죽은 시체, 영환도사에 의해 되살아나는 시체잖아요. 관절이 못 움직이니까, (손을 앞으로 쭉 펴며) 이렇게 하고 뛰어다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움직임을 처음 만들어낼 때 어떤 생각이었을까 싶어요. 이것이 공포스러울까, 액션에 유리할까, 우스꽝스러울까…. 그런데 그들이 택한 것은 '유니크함'이었던 거죠. 그 강시의 움직임은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시그니처가 됐어요.

김용완 감독과 전영 안무가에게 말한 것은 '유치함과 유니크함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유치함을 두려워하면 유니크함을 만들 수 없다'는 거였어요. 강시 움직임을 처음 만드는 마음으로 만든다면 나는 얼마든지 지지할 수 있다고. 결과적으로는 재미있고 유니크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 연상호 작가. 제공|CJ ENM
'부산행'과 '반도'가 좀비를 다루고 '방법'이 저주를, '방법:재차의'가 설화 속 되살아난 시체를 다룬다면 그의 차기작 '지옥'은 또다른 초자연적 미스터리를 주요하게 다루며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의 독창적 이야기들은 '연니버스'라고 불리며 팬들에게 사랑받기도 한다. 그는 '연니버스'라는 단어에 손사래를 치며 "'방법' 세계관을 만들며 고민했던 것은, 도전적이고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낵컬쳐에 가까운 방식으로 소비되길 바랐다. 대중적인 가치관에 반하지 않는 보편적인 세계관이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어려서부터 서브컬처에 관심이 많았어요. 말이 좋아 서브컬처지, 당시엔 불량식품 같았거든요. 만호, 비디오, 강시, 문방구에 가면 있던 '오싹오싹 공포체험' 같은 귀신 괴담 책… 그런 걸 볼 때 즐거움이 있었어요. '방법'도 그런 데 포함된 세계관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세계관을 만드는 재미 만큼의 책임감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접근하는 치구들이 어릴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에서 아주 많이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될 수 있으면 건강한 가치관을 갖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방법' 유니버스, '방법' 프랜차이즈의 목표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방법' 유니버스는 앞으로 더 커지고 넓어진다. 드라마 '방법'과 영화 '방법:재차의'로 그치지 않는다. 제작사, 채널과 드라마 '방법' 시즌2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고, 영화에 등장하는 임진희의 책 '혐오와 주술'에서 시작하는 스핀오프 시리즈 '괴이'(감독 장건재)는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염두에 두고 다음달 촬영에 들어간다. 드라마 '방법'의 진경도사(조민수)의 이야기를 염두에 둔 기획도 있었다 하니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 지 모를 일.

"기대치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있다"고 고백한 연상호 작가는 "그러나 관심을 받는 것은 부담보다 행복감이 더 큰 일이다. 아무리 작업을 해도 관심을 못 받는 때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대 이상을 하려하다보면 실패할 수도 있고, 안정적으로 가려다 보면 재미없을 수도 있다고 털어놓은 연상호 작가는 "창작자로서 늘 재미있고 유니크한 것을 원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연상호 작가.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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