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도쿄] "지면 죽어야겠다 생각했다"…男 에페가 쏟은 눈물의 의미
작성일: 2021.07.31 06:40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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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30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45-42로 이겼다.
이로써 올림픽 최초로 남자 에페 단체전 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7일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28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이날 남자 에페 단체전까지 동메달을 따내면서 단체전에 출전한 3개 종목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울산광역시청), 권영준(익산시청), 송재호(화성시청), 마세건(부산시청)으로 이뤄진 남자 에페 대표팀은 8강전에서 스위스를 꺾고 4강에 올라왔다. 그러나 4강에서 일본에 38-45로 패배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시종일관 접전이었다. 한국이 달아나면 중국이 곧바로 따라왔다. 경기 중반까지 20-20으로 팽팽히 맞섰다.
후반에 박상영이 주춤하며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송재호, 권영준이 동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주자로 나온 박상영은 특유의 공격적인 찌르기로 한국 에페 단체 역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안겼다.
동메달을 확정지은 이후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소리 지르고 포효했다. 과연 그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선수들이 하나 같이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송재호는 "사실 일본전에 패배하고 멘탈이 많이 무너졌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입을 꽉 깨물고 달려들었다"라고 언급했다.
8바우트에서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바꿔 놓은 권영준은 "내 역할을 하지 못해서 도망가고 싶었다. 8바우트 때 이거라도 못하면 난 죽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이 상당했다. 개인전보다 단체전의 부담이 더 컸다"라고 되돌아봤다.
에이스 박상영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개인전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 상대로 대역전승을 따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이 컸다. 그 기대감은 곧 부담감으로 바뀌었다. 박상영은 어느 때보다 힘들게 대회를 준비했다.
박상영은 "리우 올림픽 이후 부담감이 점점 커져서 나에게 돌아왔다. 체중도 10kg이나 빠졌다. 잠도 잘 못 잤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리우 올림픽 이후 수술을 두 번이나 하면서 성적이 나지 않았다"라며 "리우 때는 놀이터에 나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대회는 흡사 전쟁을 준비하듯 내 동작과 전술을 계속 의심하면서 준비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부담감을 이겨내고 결과를 만들었다. 박상영은 "다행히 한국 최초로 메달을 획득해서 기분이 좋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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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봉주 기자 mb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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