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한예리의 고백…#정호연_부러워 #'미나리'_후일담 #아카데미_갔더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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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한예리를 향한 시간. 그녀의 '액터스 하우스'가 부산국제영화제의 금요일 밤을 채웠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3일째인 8일 오후 부산 KNN시어터에서 배우 한예리의 '액터스 하우스' 행사가 열렸다. 영화 '군도' '해무' '최악의 하루' '사냥' '춘몽' '미나리' 등에서 활약하면서 배우로서 무용가로서 자유롭고도 단단한 행보로 신뢰를 쌓아 온 한예리가 한시간 동안 솔직하고도 담백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단편영화를 시작할 때 제일 처음으로 온 영화제가 부산영화제였다. 좁은 콘도에서 15명이 자면서 아침부터 계속 영화를 보고 해변에서 맥주 마시며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올해는 어떤 영화가 올까 생각이 든다. 부산영화제가 열리고 진행된다고 하면 뭐라도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고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예리는 배우 이전에 무용가로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현재도 무용과 연기를 병행하고 있는 그는 "공연을 하면서 점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으로 해야겠다' 한다. 연습량,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이 현저히 적어지면서 많은 공연을 할 수 없고 1년에 하나만 해도 다행이다"고 털어놨지만 "무용을 너무 오래하다보니까 밥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용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감정이 소비되거나 힘이 떨어질 때 몸을 움직이면 에너지가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면서 "자연스럽게 춤을 찾게 된다. 공연이 아니더라도 방 구석에서 이렇게 이렇게 몸을 움직인다. 꼬물꼬물 음악을 틀어놓고, 유유자적 슬렁슬렁 움직이면 명상같은 효과도 생긴다"고 말했다. 30분 동안 발가락에 대해서만 집중하기도 한다고.
"연기를 하면서 정말 수만 가지 생각을 한다. 눈을 몇 번 깜빡이고 목소리의 높이, 숨은 쉬었는지 안 쉬었는지, 손가락 위치는 어디였는지. 그리고 항상 그 상황 상황에 충실히 연기하려 하는 편이다. 답은 정하고 연기하는 편이지만 그게 늘 아리송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는 밥 먹을 때 메뉴도 잘 못 골라 상대에게 물어본다. 사람 속을 다 알고 궁금한 게 다 해소되면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 같지 않다."
한예리는 한때 중저음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꾀꼬리같은 목소리를 부러워했다고도 고백했다. 이어 "소리가 뭐 중요하겠어 하면서, 그제서야 느꼈다. 이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라디오로 청취자를 만나는 것도 좋았지만 말하는 걸 익히고 싶어 했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예리는 갖지 못한 데 대한 부러움도 있다며 "그런데 되게 부러워해요. 지금 (정)호연이가 너무 부러워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신드롬 중심에 선 베테랑 모델 겸 신예 배우 정호연은 한예리의 소속사 식구이기도 하다.
한예리는 "부러운 건 늘 있다. 어차피 제 것이 아니고 제가 가질 것도 아니다. 잠시 잠깐 그런 감정이 있는 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부럽다, 좋겠다' 하는 말을 편하게 하고 질투하지 않으려 한다. 그럴 떈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걸 생각해보자'라고 친구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나리'의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이모가 여섯인 데다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솥뚜껑에 장작을 때며 집에서 모든 음식을 해 먹는 집에 살았다면서 "명절에 모이면 꼭 한 번 싸우고, 나갔다 들어오고 하는 걸 끊임없이 봤다. 연기하는 순간순간들에 그런 생활의 모습을 잘 가지고 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미나리'에서 어머니 순자(윤여정)가 한국에서 가져온 고춧가루를 손을 찍어먹으며 감격하는 모니카(한예리)의 디테일이 그녀의 경험에서 나왔다고. 한예리는 "저희 이모들이 일단 다 먹어보고, 멸치도 안 살 거면서 꼭 대가리 따서 먹어보고 그랬다"며 "윤여정 선생님이 '그걸 왜 먹어' 하시더라"라고 웃음지었다.
한예리는 "모니카의 시선의 영화였다면 많이 달랐을 것이다. 너무 슬프지 않을까. 아이의 시선이라 다행"이라면서 "모니카의 시선이라면 해피엔딩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제이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것을 잃었고, 가족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도 막막할 것"이라는 해석을 나눴다. 그는 "허나 가족은 함께라야 하고 제일 사랑하는 건 제이콥이라는 걸 느끼며 둘이 끈끈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후에도 많이 싸우며 성장했을 거라 생각한다"는 답을 내놨다.
"'미나리'는 한국에서도 '이 제작비로 찍었다고?'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자극이 됐도 재미도 있었고 너무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 아카데미에 갔을 때는 어안이 벙벙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체력적으로 선생님이 피곤하기도 해서 이 일을 아무 탈 없이 마치는 것이 미션이었다."
한예리는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대사건에 대해 "지금 생각해도 먼 옛날의 일인 것 같다. 내 인생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있으면 좋겠지만 또 없어도 괜찮은 느낌"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왜냐면 갔기 때문에 느껴진 것 같다.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이건 이벤트일 수 있겠다.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한예리는 "한 번으로도 고마워 할 수 있다. 제 일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뒷짐 지고 편하게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한예리는 "문화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이 작은 땅에서 무엇이 나오겠나. 사람이 대단하고 문화의 힘이 대단한 것 같다. 그 문화로 많은 것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얼마나 오래 한국문화가 사랑받을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 제가 속해 있어서 뜻깊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앞으로 활동에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고백했다. 스스로의 감정과 상황과 주변을 늘 체크하면서 잘 살아가고 싶다고도 말했다.
"결혼을 하고 싶은지 안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고 아이를 낳고 싶은지 안 낳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을 고민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도 매번 좋기가 어려울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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