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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장르만 로맨스', 웃기고 짠하고 따스한 티키타카

작성일: 2021.11.08 04:18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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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장르만 로맨스'. 제공|NEW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제목 참 잘 지었다. 따져보면 로맨스, 얼핏 보면 코미디, 들여다보면 속 깊은 '관계'의 드라마가 유쾌하고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배우 조은지의 장편 연출 데뷔작,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제작 비리프)다.

작가 현(류승룡)은 인생이 참 따갑다. 허울 좋은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실상은 7년째 개점 휴업 중. 후배는 치고 올라오지, 마감은 다가오지, 절친인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가 어르고 달래고 성화인데도, 이혼에 재혼에 양육비도 2배인 고단한 기러기 아빠 생활에 글 한 줄이 제대로 안 써지니 큰일이다.

현의 전 부인 미애(오나라)와 사는 고딩 아들 성경(성유빈)은 혹독한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낸다. 사실 미애는 순모와 비밀 열애 중. 미애-순모가 출장을 가장한 여행을 떠나자, 성경은 옳다구나 자유를 만끽하며 똘기 다분한 옆집 여자 정원(이유영)과 어울린다.

한편, 진퇴양난 현 앞에 그를 남다른 눈길로 쳐다보는 제자 겸 작가 지망생 유진(무진성)이 나타나 습작을 건넨다. 마지못해 읽은 글에서 비범한 재능을 간파한 현은 유진에게 공동 집필을 제안하고, 뜻밖의 동거가 시작된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아닌 '감독' 조은지가 선보이는 첫 장편 상업영화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배역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생생한 캐릭터를 그리는 배우로도 이미 정평났다. 그는 '장르만 로맨스'로 재능과 강점을 제대로 보여준다.

소소한 이야기, 생생한 캐릭터를 말맛 가득한 대사로 버무려 낸 결과물은 유쾌하고도 사랑스럽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한데 모았음에도, 어느덧 티키타카가 착착 맞아들어 저만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매력만큼 흠결 많은 인물과 삐그덕거리고 엇박자 난 관계마저도 품는 넓은 품이 보는 이를 미소짓게 한다. "색을 섞는다고 그 색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대사를 곱씹기라도 하듯, 잠깐 나오는 캐릭터도 하나하나 제 색과 몫을 보여준다.

영화는 전·현 부부와 친구, 애인부터 이웃과 사제, 동료에 이르기까지 얽히고설킨 다채로운 인물이 보여주는 '관계' 자체를 담는다. 걷잡을수 없는 대환장 파티가 폭소를 자아내지만, 웃음 뒤에도 짠한 여운이 남는다. 가는 마음과 오는 마음이 늘 같을 수 없는 없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며 한 뼘이라도 성장한다고, 웃음 뒤 작은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보고 킬킬거리며 오랜 수다를 떨고 싶게 하는 영화다.

▲ 영화 '장르만 로맨스'. 제공|NEW
그 중심에는 배우 류승룡이 있다. 현은 존경받는 작가지만 위선 가득한 속물이고, 속터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내이기도 하다. 류승룡은 대부분의 캐릭터와 관계맺으면서 그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누구와 만나든 화학작용을 이끌어낸다. '류승룡표 코미디'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면서도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고, 문학적 감성까지 채워넣었다. 역시 류승룡이다.  

스크린에서도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준 오나라, 얼굴만 느와르인 감초 김희원, 전에 없던 얼굴을 보여준 성유빈, 4차원 '돌아이'의 진수 이유영, '장르만 로맨스'의 발견 무진성, 잠깐 나온 오정세와 류현경까지 적재적소에서 활약한 배우들 모두가 티키타카가 찰떡같다. 조은지 감독의 공임은 두말할 것이 없다. 

개봉 11월 17일.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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