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이규만 감독 "조진웅-최우식, 독대만으로 박수나왔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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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한국영화 개봉작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 제작 리양필름)는 색다른 범죄물로 시선을 붙든다. 상위 1% 범죄자를 잡기 위해선 변칙도 할 수 있다는 광역수사대 에이스 강윤(조진웅)과 경찰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언더커버 신입 경찰 민재(최우식)이 내내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을 만든다. 특권층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위한 두 경찰의 화려한 패션과 차량 등도 눈을 사로잡는 요소다.
이규만(50)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2007), 대구 초등학생 살인 암매장 사건을 다룬 '아이들…'(2011)을 연출한 그는 두 남자를 중심에 둔 범죄물로 변화를 꾀했다. '경관의 피'는 3대에 걸친 경찰관 집안의 대하드라마를 그린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 그는 스타일리시한 비주얼을 앞세워 변칙과 원칙으로 충돌하는 관계를 조명했다.
"처음 제작자 이한승 대표 전화를 받고는 '경찰 이야기를 왜 저에게?' 그랬어요. 경찰보다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예요. 일단 제목 느낌이 좋았죠. 읽고 페이지를 내려놓자마자 다시 전화를 했어요. 매력적 이야기의 요소가 있었어요. 후에 읽은 원작은 사실 좀 달랐지만 하고자 하는 핵심을 바라보는 방향은 같더라고요. 그들의 신념이 정의라는 것과 거리가 좀 멀어질 때, 그 삐그덕거리는 긴장감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함께 한 이현진 작가가 럭셔리한 1% 범죄자의 톤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오징어 게임'을 한 채경선 미술감독과'무뢰한' 강국현 촬영감독이 스타일리시하지만 '관계'를 놓치지 않는 비주얼과 영상을 완성했다.
의상과 차량도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에 녹아든다. 의문의 지원금을 뿌리며 1% 범죄자에 접근하는 강윤은 전투복처럼 멋들어진 맞춤 슈트를 입고 장갑차에 오르듯 신형 벤츠S클래스를 탔다. 최상류층 범죄자 나영빈 역 권율은 값이 그 몇배인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를 바꿔가며 좀처럼 닿지 않는 목표물이 됐다. 민재는 강윤과 첫 만남에 새 군복을 지급받듯 구찌 가죽점퍼를 받아들지만, 혼자 움직일 땐 소나타에 가뿐하게 몸을 싣는다.
의심스런 상류층이 한데 모이는 도박장엔 입 떡 벌어지는 슈퍼카들이 즐비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경관의 피'는 힘 좀 줬다고 과시하듯 비싼 차들을 이리저리 훑지 않았다. 이규만 감독은 "우린 쿨하니까"라며 "그쪽 세상에선 당연한 것처럼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제작비가 상당히 쓰였고, 감독은 또 써먹을 데 없나 아쉽기는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타일리시하지만 그리로 포커스가 이동하지 않도록, 배우의 감정과 집중력을 끌어내고자 했어요. 그 밸런스에 대한 약속이 있었죠. 피디나 제작자도 차들이 비싸니까 한번 더 찍자는 이야기를 한 번도 안 했고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어요. 그것이 큰 힘이었죠."

그중 조진웅은 이규만 감독과 부산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동문 사이. 함께 한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대학생활을 같이 했다. 당시엔 늘씬한 모델 느낌이었다"고 회상하며 "그 친구의 작업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워낙 조진웅이 "어울리는 외형은 물론 인간적 매력과 '츤데레 에너지"를 기본 장착하고 있어 "한번 떠올리고 나니 꿈쩍도 안 할 만큼" 강윤과 딱 맞아떨어졌다고. 조진웅은 감독이 바란 대로 영국 신사 느낌의 기품 있는 슈트를 몸에 착 맞춘 듯 입어냈다. 김경미 의상실장과 의기투합, 제작비가 휘청할 만큼 공들여 의상을 제작했다 한다.
캐릭터 '해석'은 멋진 비주얼보다 빛난 대목. 이규만 감독은 "조진웅이 여러 형사를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또한 다르다"며 "세련된 해석이었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조진웅이 거짓과 진실 사이, 서로 다른 신념이 부딪치는 이상한 타이밍과 난해한 입장에도 일관되게 캐릭터를 유지했다면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원래 어딘가에 존재하던 걸 가져온 것 같았다"고 했다.
최우식은 '기생충' 이후 차기작이라지만 사실 개봉 전에 캐스팅했다, 이 감독은 그보다 '거인'과 '마녀'의 최우식에 주목했다. 그는 최우식을 두고 "대사 대신 숨쉬는 것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라며 "세상 가여운 대회에 나가면 아마 1등을 할 거다. 그런 지점에서 시작해 전혀 다르게 성장한 민재를 폭넓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반대급부인 단단하고도 남성적인 코어를 발견한 것이 '마녀'였다.
"저 코어를 가져다가 잘 닦아 쓰면 단단한 쇠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사실 최우식씨가 비실비실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제가 봤을 땐 '30분 샤이가이'랄까. 30분 낯을 가리다가 지나면 슬그머니 와서 보여주죠."
둘의 대비는 함께할 때 도드라진다. 이규만 감독은 중후반부 독대신을 이야기하며 "조진웅 최우식이 아니라 박강윤과 최민재가 만났구나 했다"고 만족해 했다. 좁은 공간, 액션 하나 없는 신이었는데도 '컷' 하고 나니 스태프가 절로 박수를 쳤단다.
"사실 다들 그러지 않죠. 모두가 본 시나리오, 거기에 있던 것 이상을 눈 앞에서 보여주니까 그렇게 반응한 거예요. 거기엔 조진웅도, 최우식도 없었어요. 감독으로서 행복한 기억이죠. 그걸 찍고 나서 조진웅 배우가 최우식을 두고 '저 친구 물건이다' 했어요. 그러고도 몇 번 더 진지하게, 꼭 없는 데서 칭찬을 해요. 귀담아 들었다가 최우식에게 말해줬어요. '형님은 진짜 츤데레네요' 그러더라고요."

"스케일도 있고, 통쾌감도 있고, 위안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파이더맨'으로 극장에 관객이 다시 오긴 했지만, '경관의 피'가 코로나 와중에 한국영화가 이렇게 기죽지 않고 다시 일어선다는 신호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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