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경기를 앞두고 집중하고 있는 황선우
▲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경기를 앞두고 집중하고 있는 황선우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마린 보이' 박태환(33)의 시대가 저문 뒤 한국 수영은 다시 암흑기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박태환은 척박한 한국 수영계에 '노다지'를 부르게 한 보물이었다. 과연 앞으로 박태환만한 선수가 한국 수영에 다시 등장할지에 상당수는 의문 부호를 보였다.

그러나 박태환의 계보를 이를 '수영 괴물'이 등장했다. 지난해 열린 2021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의 시대'는 막을 올렸다. 남자 200m 자유형 예선에서 그는 당시 한국 신기록인 1분44초62를 세우며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1분45초53의 기록으로 전체 6위를 차지한 황선우는 결승에 진출했다. 내심 메달도 기대됐지만 초중반 오버페이스로 아쉽게 7위에 그쳤다. 

올림픽이 끝난 뒤 한층 성장한 황선우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1 세계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간이 흐르며 무섭게 성장한 황선우는 2022 FINA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 그는 한국 신기록인 1분44초47를 기록하며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1분43초2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뒤 우승한 다비드 포포비치(왼쪽)와 격려를 나누는 황선우
▲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뒤 우승한 다비드 포포비치(왼쪽)와 격려를 나누는 황선우

이번 대회서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는 박태환을 뛰어넘었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물론 황선우와 박태환의 비교는 쉽지 않다. 중장거리 선수였던 박태환은 주 종목이 자유형 400m였다. 반면 황선우는 200m와 100m에서 강하다.

두 선수의 공통분모가 이루어지는 유일한 종목은 자유형 200m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선우는 대선배인 박태환의 아성을 넘었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시상대에 오른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박태환은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했고 200m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다이빙 김수지(울산시청)는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땄다. 황선우는 박태환, 김수지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가 됐다.

▲ 역영하는 황선우
▲ 역영하는 황선우

황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수영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대한수영연맹의 특별전략육성선수단에 포함된 황선우는 4월 20일부터 6월 2일까지 멜버른에서 이안 포프 감독에게 특별 지도를 받은 뒤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국제 대회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  '돌핀킥'에 집중했다. 돌핀킥은 물속에서 가장 빠르게 속도를 내는 기술이다. 잠영을 하면서 오래 돌핀킥을 하면 기록에 큰 영향을 준다. 

포프 코치는 황선우에게 돌핀킥을 기존 2~3회에서 6회로 늘리라고 주문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황선우는 "(돌핀킥은) 아직 아직 한 달 조금 넘게 연습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평소 하던 대로의 습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두 개라도 더 (돌핀킥을) 차면 더 빠른 속도가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돌핀킥의 완성에 대해 황선우는 "일 년 정도는 해야 제대로 나온다"고 밝혔다. 아직 미완성인 '돌핀킥'이 완성되면 황선우의 속도는 한층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황선우(왼쪽)와 금메달리스트인 다비드 포포비치(가운데) 동메달리스트인 톰 딘
▲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황선우(왼쪽)와 금메달리스트인 다비드 포포비치(가운데) 동메달리스트인 톰 딘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한 점도 황선우의 성장에 자극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자유형 200m에서 우승한 포포비치는 황선우보다 한 살 어린 '특급 기대주'다.

포포비치가 결승에서 1분43초21를 기록하며 전날 준결승에서 세운 종전 세계주니어기록인 1분44초40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박태환에게 '숙적' 쑨양(중국)이 있었듯 황선우도 포포비치란 또 한 명의 '수영 괴물'을 만났다. 이번 자유형 200m 결승을 앞둔 황선우는 "포포비치 선수의 기록이 좋아서 결선에서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포포비치를 만난다. 주 종목에서 목표였던 메달을 거머쥔 황선우는 자유형 100m는 물론 계영에서 기록 단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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