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애드리브였다" '재벌집' 막내딸 김신록의 디테일[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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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김신록이 작품을 떠나보내며 "저 역시 한명의 시청자로서 아주 재밌게 봤고, 한 명의 배우로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한국 근현대사를 훑으며 치열한 경영권 다툼에 나서는 재벌가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신록은 이번 작품에서 재벌 총수의 고명딸 진화영 역을 맡아 인상적인 캐릭터 변신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재벌집 막내아들' 14회가 종영 직전 인터뷰 당일 시청률 2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가운데, 김신록은 "저도 오늘 아침에 25%가까이 됐다는 말을 듣고 '아 진짜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정말 화제성이 있나보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극중 '패러디 짤'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 재밌더라. 숏폼에 나오는 것들과 '주제넘게 굴지마' 신의 패러디 물들을 흥미롭게 봤다"고 웃음 지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화영은 '괴물', '지옥' 등 김신록이 주목받은 작품에서 연기한 것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그에게는 연기 스펙트럼 확장과도 같은 작품. 캐스팅 과정에 대해 그는 "제가 2020년도 '백상예술대상'에 연극 부문 여자 연기상 후보로 시상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때 복장이 이랬다"며 직접 사진을 찾아 보여주고는 "'괴물' 할 때 JTBC CP님이 제가 연기한 걸 보시기도 했고, 그날 저를 현장에서 보시고 '부잣집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님께 직접 추천을 드렸다고 하더라"는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렇게 합류하게 된 김신록은 '진화영'이라는 인물을 준비하기 위해 '욕망'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그는 "욕망이라는 단어를 사전에 찾아봤다. 욕구는 하고싶은 마음인데, 욕망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바라는 마음이라고 하더라. 이 인물이 어떤 것에 굉장히 결핍을 가지고 있고 훨씬 더 큰 것을 원한다. 이 괴리에서 오는 큰 낙차를 표현할 수 있는 역동성을 가졌으면 좋겠더라. 소리, 움직임, 감정의 기복을 역동적으로 설계하려고 했다"며 "특정 인물을 참고하기보다는 여러 매체에서 소개된 다양한 재벌들의 이미지, 에피소드를 단편적으로 모티프로 삼았다"고 밝혔다.
굵직한 배역들이 촘촘하게 배치된 멀티 캐스팅임에도, 김신록의 변신이 이번 작품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그의 세심한 설정 덕분이기도 했다. 대본 틈새를 꼼꼼하게 분석해 디테일한 애드리브를 더하면서 풍성한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는 가장 중요했던 신으로 "이성민 선배(진양철)를 만나서 1400억을 빌려달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드라마 상으로 일대일로 붙는 유일한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선배님이 워낙 밀도있고 에너지 있는 진짜 감각을 만들어주셔서 수혜를 입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예를 들어 대본에는 (주저하듯 망설이며)'1400억만 빌려주세요'라고 되어 있다. 그 순간 아빠가 저쪽으로 '탁' 이동하니까 제가 바짓가랑이를 잡으려고 슬라이딩을 하게 된 거다. 그 상황 안에서 1400억 빌려달라고 연기를 하게 됐는데, 그 장면이 내가 봐도 설득력이 있고 좋았다. 그래서 그런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제가 또 좋아하는 신은 도준이에게 '주제넘게 굴지마' 하는 신이다. 진도준(송중기)이란 캐릭터가 아웃파이터처럼 주변을 슬슬 옥죄어 온다. 진화영이 그 장면에서 처음으로 다이렉트로 '주제넘게 굴지마라. 순양의 상속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라고 한다. 그 장면을 도준이게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단단하게 버텨주는 힘이 있어서 그 장면에 밀도가 완성된 것 같다. 주연배우가 괜히 주연배우가 아니구나 했다. 저는 그 두 신을 제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 최창제 역으로 호흡을 맞춘 김도현에 대한 고마움 역시 "우리 창제 말 안하면 안 된다"며 이어서 전했다.
김신록은 "김도현 배우와 만든 화영, 창제의 모든 장면이 재밌었다. 둘이 티키타카도 잘 되고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됐다. '오늘 업혀야 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 하면 바로 '우리 화영이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업고, '오빠 오늘 다리 주물러주면 안돼?'라고 하면 알토란 같이 다채롭게 함께해주셨다. 김도현 배우를 만난게 이 작품에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특히 김신록은 바짓 가랑이를 잡는 장면, 최창제가 진화영을 업어주면서 달래는 장면, 키스하는 장면 등에 대해 "대본에는 없었던 장면이다"라고 밝히며 "그런 장면은 상황 안에서 주로 우리 부부가 정보를 노출하는 신이다. 대본에는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한다고 나와있다. 정보 전달하는 동시에 관계성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행동을 집어넣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대사로 한 애드리브는 그렇게 많지 않다.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는 건 대화를 통해 정보가 잘 노출되고 들리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걸 돋보기에 하기 위해 차 마시는 것 말고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해서 현장에서 상대 배우에게 제안하고, 감독님에게 확인을 받고 연기를 했다. 일부는 즉흥적으로 나오는 신도 있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얼씨구 절씨구' 하는 신은 원래 대사가 끝나면 문이 열려야 한다. 그런데 컷 소리도 나지 않고 문도 안 열리니까 그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말이 나온 거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진화영이 1400억을 모두 잃고 욕조 안에 잠기는 장면 역시 대본과 달랐던 애드리브로 완성된 장면이었다고.
김신록은 "대본에는 술을 마시다가 뉴스를 보고 화가 나서 술병을 던지는 신이었다. 현장에 욕조가 있더라. '물을 받아주면 들어가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다. 배우의 연기가 사전에 생각해온 것도 있겠지만, 드라마 현장은 촬영 당일에 가면 처음 보는 장소인 경우가 많다. 현장의 공간성을 이용해서 즉흥적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심재 외경에서 쭉 올라가면서 하는 대사도 사실은 한두줄인데, 동선이 저 멀리서부터 걸어올라와야 했다. 실제 대사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멀고 걸어올라오는 동안 상황을 만들어야 해서 '화영이 착하다'하는 것은 애드리브고 필요한 대사는 그 다음에 나온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실제로 진화영과 자신이 닮은 점과 다른 점에 대해 "저도 굉장히 역동성이 있는 사람이다. 저 역시 분투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런 점이 닮았다. 연기적으로도 액션할 수 있는 인물을 굉장히 선호한다. 어떤 것을 원하고 그걸 성취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인물이 연기하기에 굉장히 재밌다. 저도 좀 그런 사람이다"라며 "거리가 먼 것은 화영이가 재벌집이라는 점이다"라고 웃음 지었다.
끝으로 김신록은 올 한해 활동을 돌아보며 느끼는 소회에 대해 "사실은 올해 열심히 찍었는데 오픈된 작품이 많지 않았다. 연말에 '재벌집 막내아들'이 오픈되고 기대 이상으로 너무 사랑을 받고, 진화영 캐릭터도 주목을 받아서 되게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 댓글들 보면 가족, 엄마 아빠랑 같이 본다는 얘기가 너무 많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드라마보면서 자기랑 말 많이한 것이 처음이다'라고 하더라. OTT가 이렇게 활성화된 시대에 주말 3일동안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함께 티비보고 수다떨게 하는 추억 속에나 있던 시간을 같이 만들어냈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더불어 "'재벌집 막내아들'이 회귀물인 것처럼 시간을 회귀한 기분도 든다. 저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내용을 아는데도 주말 3일을 남편과 함께 드라마 보면서 좋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만들어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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