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늘 전도연의 해였다" 이름값 증명한 '일타스캔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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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일타' 배우가 보여준 '일타' 연기의 품격이다. 배우 전도연이 인생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한 '일타 스캔들'을 통해 느낀 뿌듯한 소회와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지난 5일 종영한 '일타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첫 방송 4.0%로 출발해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종영했다.
드라마 종영 직후인 지난 6일 서울 합정역과 상수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전도연은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유쾌한 웃음소리로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하며 흥행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그는 드라마를 마친 소감부터 촬영 비하인드, '칸의 여왕'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선배를 바라보는 후배들의 부담스러운 눈빛을 마주한 심경까지, '일타' 클래스가 느껴지는 솔직하고 센스있는 답변으로 웃음꽃을 피웠다.
남행선 반 전도연 반이었던 유쾌하고 알찬 답변들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봤다.
Q. 종영 소감.
"시작하니까 너무 빨리 끝났다. 7개월 동안 촬영 하면서 '끝이 올까'라고 생각했다. 방송을 보니 생각보다 빨리 끝이 와서 너무 허무하더라. 정이 많이 들었다. 가족과 이별하는 느낌이었다. 촬영 끝나고 며칠 우울했던 것 같다. 물론 다시 보면 되는 사람들인데 행선이나, 재우나, 영주나, 해이나, 치열이로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뭔가 많이 아쉽고 섭섭했다."
Q. 엔딩은 만족스럽나. 후반부 전개가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해피엔딩이어서 저는 좋았다. 영주는 가족이 아니었지만, 모두 한 가족으로 묶이며 끝난 것이지 않나.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아쉽지는 않다. 드라마는 되게 다양한 사람들이 보지 않나. 관심 있는 이야기가 다들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로맨스, 학원물, 아이, 가족일 것이다. 그 점에 대해 저희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짧은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다했고 충분히 즐겁고 즐겼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 회 시청률 17%를 보고 든 생각은.
"저는 한 20프로 찍을 줄 알았다.(웃음) 관심과 사랑이 너무 뜨거워서. 어제 다들 마지막회를 같이 봤다. '이 정도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고 다들 이야기 했다. 사실은 10%만 넘어도 되게 잘 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10%가 넘어가면서부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다들 즐기면서 봤던 것 같다. 배우들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저희가 참여한 작품이긴 하지만 너무 재밌게 보셨다."
Q. 주변 반응은.
"반응은 찾아보지 않아도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게 체감으로 많이 닿은 것 같다. 제 작품을 온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옛날이다. 어떤 작품인지도 기억 안 날 만큼이다. 주변 어른들, 아이 학교 친구들이 너무 재밌게 본다고 하더라. 대중적으로 남녀노소 상관 없이 폭넓은 층에서 재밌게 보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밝은 캐릭터를 오랜만에 맡았다.
"제 안에 그런 캐릭터가 있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기도 했다. 저 스스로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타 스캔들'을 빼놓지 않고 본방사수하면서 볼 때 나 자신이 저렇게 밝게 웃는 모습을 방송에서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스스로도 너무 보고 싶었던 모습이다. 주변에서 저를 잘 아는 지인분들은 그런 모습들을 사람들이 알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해주시더라."
Q. 처음 대본 보고 느꼈던 감정은.
"저는 좀 행선이의 텐션이 좀 부담스러웠다. 제가 할 수 있을 만큼이 아니어서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받았을 땐 대본을 읽고 고사를 했다. 작가님을 만났는데 '이게 되게 판타지 로맨스이긴 하지만 현실 베이스도 있는 것이라 현실적인 이야기였으면 좋겠고, 전도연 씨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그 얘기가 동의가 됐다. 흥행에 대해서는 사실 모든 요소가 다 있다고 생각하고 참여를 하지 않나. 스릴러와 학원물과 판타지 로맨스인 이야기로 가족 이야기까지 하긴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그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이고,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지 않았나 생각은 했다."
Q. 첫 촬영은 어땠나.
"처참했다. 뛰는 장면을 찍었다. 그때 몸이 아팠었다. 아픈 거 낫고 하는데도 체력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 너무 힘드니까 눈도 푹푹 패이고, 모니터로 제 얼굴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신경이 쓰이지 않나.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여서, '그런 부분은 내가 신경 쓸게 아니다. 맡기고 하자'고 촬영을 시작했다."
Q. 모든 후배들이 전도연과 함께여서 영광이라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를 지켜보는 마음은 어떤가.
"부담스럽고 민망했다.(폭소) 안 들리게 해주시면 좋은데 앞에서 하시니까. 어느 순간 현장에서는 제가 선배인 경우들이 대다수이지 않나. 그래서 초반에는 현장을 나가는 게 부담스럽고 불편했던 것 같다. 편하게 하고 싶은데, 선배에 대한 예우들을 지나치게 잘 표현해 주셔서 엄청 민망했다. 정경호 씨가 하는 '영광'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다. '이런 모니터를 선배님이랑 하다니' 이러시는데 '아 이런 얘기를 나 없는데서 해주시면 안 되나'(웃음) 그래서 현장에 거리감을 뒀다. 제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Q. 행선이 캐릭터 톤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사실 그런 부분도 있다. 내가 행선이 텐션을 따라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작가님이 생각한 행선은 좀 더 억척스러운 반찬가게 사장님이었다. 제 톤이랑 좀 맞지 않아서 그런 부담도 안고 시작했다. 물론 작가님이 오히려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행선이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아무래도 시작인 거니까 초반에 해주신 말씀이 꼬리표처럼 남아있었다. 행선 캐릭터를 어떻게 보실지가 궁금하고 걱정도 됐다. 감독님에게 끊임없이 제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을 했다. 근데 너무 잘하고 있다고 하시더라."
Q. 행선이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랑스러움) 다는 못 담았겠죠?(웃음) 사실 행선이란 인물이 사랑스럽다. 처음에 저도 대본을 읽을 때 위험할 수도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민폐, 밉상일 수 있겠다. 저는 행선이가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 자기 선택에 대해 최선 다해서 살고 있는 게 되게 멋지다 생각했다. 그걸 응원하고 싶었고, 내가 느끼는 걸 시청자들도 느껴서 행선이를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런 모습이 저한테도 있지만 행선이한테도 있었던 것 같다."
Q. 텐션은 어떻게 맞추려 했나.
"저는 초반에 빠른 대사와 대사량에 치이기도 했다. 그런데 치이지 않으려고 그 대사를 말처럼 하기 위해서 엄청 대본을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봤다. 행선이 말을 내 말처럼 하고 싶었다. 대본을 늘 집착하면서 많이 봤던 것 같다."
Q. 행선이 스타일링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행선이 캐릭터를 잡을 때 운동선수이지 않나. 제가 사석에서 운동선수를 뵌 적은 없지만 방송에서 보이는 일상을 보면 굉장히 여성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운동할 땐 여성성보다는 액티브한 느낌도 받을 수 있는데 훨씬 여성스러운 모습이 보여서 '행선이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영주랑 콘셉트를 이렇게 하자고 맞춘 건 아닌데 뭔가 생각이 비슷했던 거 같다. 리본이나 머리, 꽃무늬 옷이라든지 여성스럽게 입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반찬가게에서 일을 하면 활동성도 있어야 했다. 치렁치렁하지 않아야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땐 청바지였다. 저도 끝날 때까지 다 청바지를 입을 줄 몰랐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프러포즈 할 때) 꽃무늬 패딩은 제 옷이다. 저도 여성스러운 옷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귀여운 걸 좋아해서 행선이 옷과 비슷한 콘셉트가 있긴 했다."
Q. 실제로는 한참 후배인 정경호와 로맨스 연기에 간극을 느낀 지점은 없었나.
"없었던 것 같다. 최치열도 그렇게 자기 멋에 사는 사람이고 그것을 되게 강하게 어필하긴 하지만 여린 사람이다. 저도 사실 정경호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다 알지 못하고 제가 본 만큼 본다. 싱크로율이 얼만큼인지 모르겠지만 최치열과 경호 씨가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되게 따뜻하고 자상하고 잘 챙겨준다. 그런 사람이더라. 그리고 그런 사람이 연기를 하니까 저한텐,ㄴ 그런 인물처럼 보였다."
Q. 마지막 방송 키스신도 인상적이었다. 부끄럽진 않았나.
"잘 했더라.(웃음) 어색하지 않게 잘했더라. 사람들도 많아서 할 때는 어색했다. 매 작품마다 (키스신을)해봤을 텐데 그렇게 대로변에서 해본 건 처음이기도 하고 할 때는 되게 어색하고 쑥스럽더라. 거기서 터지는 웃음도 진짜 창피해서 나오는 웃음이었는데 행선화 돼서 감독님이 기분 좋게 그런 신으로 하셨다. 괜찮더라. 보시는 분들이 대리만족이나, 질투도 하시는 것 같다. 그것도 어쨌든 관심의 일종이니까."
Q. 웃음을 못 참고 진짜 웃는 것 같은 장면도 많았다.
"진짜 웃음을 못 참았던 것은 물 뿌리는 신이었다. 제 기억엔 두세 번에 끝난 줄 알았는데 메이킹 보니 진짜 많이 맞으셨더라. 그 물을 너무 찰지게 맞으시는데, 그게 계속 웃음이 난다. 상대 배우에게 너무 미안한 것이지 않나. 근데 그걸 잘 받아주셨다. 경호 씨는 사람이 그렇다. 입으로 '영광이고' 그렇게도 잘 한다. 그런 표현을 스스럼없이 하는 분이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뭔가 되게 좋은 말인데 사람을 되게 불편하게 만든다.(폭소) 그래서 좀 거리감을 두려고 현장도 멀리했었다. 일할 때 빼곤 그랬던 것 같다."
Q. 함께한 엄마들과 호흡도 좋았다.
"장영남 씨도 김선영 배우도 제가 너무 좋아해서 한공간에 있을 때 너무 신기했다. 김선영 씨 연기보다 제 대사 타이밍 놓친 적도 있다. 저도 그런 부분이 있는데 표현을 못 하니까.
장영남 씨 장르 작품도 많이 하지 않나. 같이 있으면 신기한 느낌을 많이 주는 배우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이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사랑받을 수 있는 건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신인데도 그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전사들이 생기는 거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행선이는 만들어져 있다. 저는 그걸 잘 해내면 되는데, 김선영 씨나 장영남 씨는 그런 전사들을 연기 내공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서 어떻게 저렇게 했지?' 그런 생각이 매 순간 들었다."
Q. 실제로는 어떤 엄마인가.
"저는 행선이 과다. 그렇게 못할 것 같다. 그것도 알아야 할 수 있다. 사실 저는 너무 모른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않나. 서포트 해달라면 하겠지만 제가 뭔가 나서서 아이를 되게 하고자 뭔가를 못할 것 같다. 제 일은 제가 열심히 잘 하듯이 아이가 할 일은 아이가 잘해야 하지 않을까."
Q. 아이가 극 중 해이처럼 '엄마 학원 줄 좀 서줘'라고 부탁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앞에 앉는다고 공부 잘하는 거 아니잖아.(폭소) 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수업을 잘 들으면 되지 않나. 행선이는 대치동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사람이고, 그런 시스템에서 아이를 위해서라면 한다. 물론 (제가 줄을 선 덕분에) 앞에 앉아서 '1등'을 할 거라면 하겠다."
Q. 국가대표 반찬가게에서 가장 맛있었던 반찬은 무엇인가.
"진짜 다 맛있다. 조리팀이 음식을 너무 맛있게 한다. (극 중)최치열씨는 섭식장애가 있지 않나. (정경호가)리허설 때 엄청 많이 드신다. 되게 맛있게 드시면서 촬영했다. 두부조림뿐만 아니라 경호 씨는 거기서 전복죽을 세 그릇씩 먹고 그랬다.(웃음) 추어탕 먹는 장면은 한 그릇씩 다 먹고 리필해서 먹을 만큼 다 잘 먹었다. 아마도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두부조림이라고 하는 건 행선 반찬가게서 처음 먹은 거라 그래서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Q. 딸이자 조카로 함께한 노윤서는 어땠나.
"노윤서 배우는 엄청 당차고 어느 순간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해낼 몫을 되게 잘 해내는 친구다. 연기 경력이 되게 짧은 친구다. 이게 두 번째 작품이라더라. 저도 좀 놀랍긴 했다. 사실 초반엔 괜찮을까 걱정도 했다. 너무 잘 해내서 좀 신기하기도 했다. 선배들하고 있으면 기죽을 법도 한데 기도 안죽고 자기 할 말 또박또박 하고, 자기 할 몫 또박또박 잘 해낸다. 똑똑하고 영리하고 맑은 친구다."
Q. 생활 연기가 많은데도 '역시 전도연'이라는 연기 칭찬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웠던 장면과 만족스러웠던 장면이 있었나.
"대단하지 않은 장면에서, 사소하고 지나칠 수 있는데 저는 알지 않나. 저기서 저런 디테일이 좋았다는 게 있는데 정확히 기억 안 난다. 제작하신 CP님과 지난주에 같이 봤는데 '저기서 나 진짜 너무 잘한 것 같지 않아?'라고 했다. '늘 잘 하시잖아요' 하시더라.(웃음) 저도 사실 볼 때 제 연기만 보는 건 아니고 그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서 보지 않나. 그냥 그 신이 편집돼서 어떤 작품의 한 회로 남았을 때 보면 '저런 건 괜찮았던 거 같아' 하는 게 있다. 물론 보면 후회가 남고 '저기서 왜 저랬을까'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아 저기서 좀 더 이랬으면…'이라는 생각을 좀 덜했던 작품이지 않았을까. 되게 즐겁게 내가 할 수 있는, 행선이로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걸 최적화해서 노력했던 작품인 것 같다."
Q. 여러 장면들이 좋았지만 특히 반찬가게 앞에서 '나 그 사람 좋아하나봐'라고 깨닫고 눈물 흘리는 신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그 신 진짜 무서웠다. 감정이 배우마다 다른데 초반에 빨리 나오는 사람이 있고, 회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배우들이 있다. 저는 전자다. 감독님이 그걸 끊지 않고 한 테이크로 가고 싶다고 그러셨다. 차에서 와서, 내려서, 내가 지켜보고 있고, 그 과정을 한 테이크로 찍으신 거다. 편집은 그렇지 않지만 촬영은 그랬다.
그게 사실은 롱테이크로 되게 부담스러운 신이지 않나. 영주랑 안고 울고 이런 것들이 부담스러웠다. 그게 해질녘이어서 빨리 찍기도 해야 했다. 저도 모르게 경호 씨 잡으면서 '제가 진짜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다. 경호 씨가 당황하기도 했을 것 같다. 선배님 잘하실 거라고 했다. 어쨌든 첫 테이크에 잘 됐다. 저도 제 스스로가 어떻게 느끼고,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지 않나. 계산이 돼서 '이 타이밍에 울어야 하지'가 계산되는 게 아니라 저 스스로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적이 많다. '잘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것들에 대한 두려움은 이 작품뿐 아니라 매 순간에 있는 거 같다."
Q. 이 정도 연차의 '전도연' 같은 배우가 된다면 연기에 자신감을 갖는 면이 있나.
"저는 솔직히 연기를 자신감으로 해본 적은 없다. 사실 자신도 없는데 그냥 그 순간에 충실하고 스스로를 엄청 믿어주려고 한다. 물론 편안하게 촬영한 신도 있고, 힘들고 어려운 신도 있지만 저 스스로에게 계속 끊임없이 잘할 수 있다고 얘기를 계속해 준다. 그런 부분을 경호 씨도 좀 신기해했던 것 같다. 그냥 사실은 같이 연기를 해보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연기를 하고 현장에서 하는지 볼 수가 없지 않나. 결과만 보면 '참 잘했다' 할 수 있지만. 그런 모습들이 보여서 좋게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이만큼 끌어올리면 좋겠다'는 게 있는데, 제 기준보다는 남의 기준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에게 느껴지는 감정이 아니면 안 된다. 제가 느껴지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한다.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 것 같은데,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을 견뎌주고 해낸 것에 대해 저 자신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왜 나 자신이란 이유로 이게 당연시 돼야 하지?'라고 저 자신에게 감사한다."
Q. 앞선 인터뷰에서 정경호가 '전도연 연기에는 거짓이 없다'고 하더라.
"그럼 경호 씨는 거짓말한대요? 너무 실망인데요."(폭소)
Q. 본인만의 연기 철학인가.
"이게 '밀양' 때 제가 이창동 감독님에게 고통스럽게 배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때 저는 아이를 잃은 엄마인데 아이도 없었고 결혼도 안 했었다. 자꾸 뭔가 가짜 흉내를 내는 것 같았다. 되게 추상적으로 '아이 잃은 엄마'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저래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데 사실 각각 나라마다 표출하는 방식이 다르다. 전형적인 생각이 저에게 집착적으로 있었다. 근데 이창동 감독님이 그냥 '네가 느끼는 만큼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점점 시간이 지나고 끝나가면서 알게 됐다. 그게 저 자신에게 솔직한 거란 걸 알게 됐다. 그러면 내가 나한테 집중하게 되지 않나. 내가 그만큼을 할 수 있어서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되는 거니까. 그러다 보니까 저 스스로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Q. 가끔은 '전도연'이란 이름이 전도연에게 부담될 때도 있나.
"그게 부담이라기보다는 저는 되게 스스로를 잘해왔고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뭔가가 되고 싶어서 해온 것들이 아니었다. 만약에 뭐가 되고 싶어서 했다면 이뤘을 때 상실감이 들거나 '내가 더 뭘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텐데, 그런 게 아니고 그냥 지금 내가 주어진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제 필모그래피와 커리어를 보면 '진짜 열심히 대단한 것을 해왔구나' 하지만 제가 한 것들이 저에게 부담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선과 생각들이 부담스럽긴 하다. 그런 것을 생각 안 하려고 하지만 사실 의식 안 할 수는 없다."
Q. '일타스캔들'로 얻은 것은?
"시청률?(폭소). 밝은 작품도 밝은 작품인데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나. 그러기 위해서 작품 선택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늘 제가 생각하는 만큼의 사랑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일타스캔들'도 사실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사실 저희 첫 방 시청률 내기 같은 거 하지 않나. 제가 제일 낮게 했는데 제가 맞췄다. 근데 기분이 안 좋더라. 그건 뭔가 의도하거나 '내가 이렇게 재밌으니 사람들도 그렇겠지'라고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인 거 같다."
Q. 이번 작품 이후 밝은 캐릭터를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앞으로 들어오지 않겠나.(웃음) 예전에 했던 것 보다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게 장르적인 것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더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Q. 최근 싸이월드에 올라가있던 젊은 시절 셀카가 화제를 모았다.
"반응은 안 봤고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 제가 싸이월드를 했었고 지금은 안 하고 없어졌다. 그걸 다시 하면 사진이랑 원상복구된다고 하는데 저는 복구가 안됐다. 저한테는 하나도 없는 사진들이다. 남들이 예쁘다는 기준과 상관없이 저는 그렇게 자연스러운 게 좋았다. 보는데 '되게 예뻤구나' 그랬다.(웃음) 해이(노윤서)가 엄청 예쁘고 요즘 친구들이 '여신 같다'고 하지 않나. 제가 우스개소리로 '거봐요. 내가 해이보다 예뻤다니까요' 그런 얘길 하긴 했다."(폭소)
Q. '일타스캔들'도 대박이 나고, 영화 '킬복순'도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반응이 뜨겁다. 올해 전도연의 해를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이 있나.
"저는 늘 저의 해였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쉬지 않는 한, 뭐가 잘 됐다고 전도연의 해, 이 작품이 사랑 받지 못했다고 전도연의 해가 아니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사람들은 그렇게 평가하고 생각할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한다. 그냥 저로서는 그렇다. 작년에 '인간실격' 끝나고 '길복순'하고 '길복순' 끝나고 '일타'했는데 그렇게 작품을 연달아서 해본 적이 없어서 정신적, 체력적으로도 작년이 되게 힘든 한 해였다.
'일타스캔들'이 올해 시작이긴 하지만 사랑을 받아서 다행이다. 사실 전도연의 해를 만들어서 제가 뭔가 달라질 수 있는 건 없지 않나. 팔자가 고쳐진다거나. 갑자기 일약 스타가 된다거나, CF 스타가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게 없다. 늘 제가 해오던 대로, 하던 대로다. 뭔가 크게 변화시킬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Q. 행선과 실제 전도연이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행선이보다 제가 눈치는 좀 있는 것 같다.(웃음) 저는 남의 일 끼어드는 것은 삼간다. 그리고 닮은 것은 책임의식이다. 주어진 것에 대해서 열심히 사는 것은 닮았다. 제가 부러운 것은 행선이처럼 아주 긍정적인 생각을 못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럽고 닮고 싶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Q. 스쿠터는 실제로 운전했나.
"스쿠터 원래 못 탄다. 진짜 스쿠터 연습도 했다. '너는 내 운명' 때도 연습했다. 저는 제가 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무거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자전거는 잘 탄다. 스쿠터는 뭔가 제가 제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롱샷으로 하는 건 대역이고 얼굴 보여서 오는 건 제가 하긴 했는데 저는 좀 스쿠터를 무서워한다. 시원하게 타는 건 대역 분이시다."
Q. 행선과 치열, 그리고 가족들은 그 후 어떻게 살았을 것 같나.
"글쎄 뭐 지지고 볶고 살지 않았을까. 결혼까지 했으면 로맨스는 끝났을 거고,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굳이 생각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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