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커닝 안 할게요" MVP 오타니, 신인왕 시절 약속은 못 지켰지만…"멋진 연설이었다" 박수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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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다음에는 커닝페이퍼 없이 해보겠습니다."
2019년 1월, 2019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 현재 LA 다저스)는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만찬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일본인 선수지만 그래도 미국 기자들 앞에서 받는 상인 만큼 영어로 수상 소감을 준비했는데, 앞으로는 쪽지에 써온 글을 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음 기회가 5년 뒤에 왔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힐튼 인 미드타운 맨하탄'에서 열린 2024년 BBWAA 만찬회에서 2023년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의 마음과 달리 이번에도 미리 쓴 글을 읽어내려갔지만 그래도 자리를 채운 참석자들은 그의 말을 경청하며 박수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장 특별고문으로 합류한 더스티 베이커 전 감독이 오타니를 소개했다. 오타니는 "베이커 씨, 친절하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BBWAA,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늘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표를 주신 점에도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MVP 수상은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여러분의 표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축하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에인절스 구단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도 지난 6년 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분들도 매일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은 저를 믿어주셨습니다. 여기서 제 커리어의 두 번째 장을 맞이합니다. 세계 야구 팬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일본에서 보내주신 관심과 열정은 저를 뛸 수 있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에이전트 네즈발레로와 에이전시 CAA 관계자들께도 감사합니다. 끝으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밝혔다. 오타니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오타니는 지난 2021년에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런데 2022년은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였고,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협회가 CBA(단체교섭협약) 합의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을 때라 BBWAA 만찬회가 열리지 않았다. 오타니의 영어 연설을 들을 기회가 이렇게 사라졌다. 일본 매체 스포츠닛폰은 28일 "한 관계자는 2019년 이후 5년 만의 수상이라 오타니의 영어 연설에 관심이 쏠렸다. 비록 페이퍼를 이용했지만 그래도 멋진 연설이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인왕 수상 후 5년 동안 오타니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2021년 투타 양쪽에서 올스타급 기량을 발휘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4년 만에 만장일치 MVP라는 영광을 안았다.
2022년에는 62홈런을 기록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2년 연속 MVP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한 시즌 규정타석 규정이닝'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앞세워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여전히 존재감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2년 만에 MVP를 되찾았다. 이번에도 만장일치. 모든 1위 표가 오타니를 향했다.
FA 계약도 상상을 넘어섰다. 오타니는 지난달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맺었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로 올해는 투수로 뛸 수 없지만 그럼에도 역대 최초의 5억 달러 규모 계약은 유력하다는 예상이 많았다.
현실은 이 예상조차 우습게 만들었다. 종전 최고 기록인 마이크 트라웃의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그 배경에는 무려 6억 8000만 달러를 계약기간이 끝난 뒤 받는 '지불유예' 조건이 있었다. 이 역시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일이라 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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