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끈끈한 위닝 멘탈리티…김종우의 자부심 "포항은 너무 저평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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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올해 포항 스틸러스의 축구는 전반이 아닌 후반을 봐야 한다는 소리가 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 골을 만드는 모습은 놀랍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대구FC전에서 전반을 0-1로 밀렸지만, 후반 내리 3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만들더니 라운드 광주FC전에서는 종료 직전 정재희의 극장골로 1-0으로 웃었다.
흐름을 탄 포항은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정재희, 백성동의 골로 2-0으로 이겼고 6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도 0-1로 지고 있다 후반 37분 김인성의 동점골, 추가시간 정재희의 극장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만들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원정 경기도 그랬다. 전반 15분 허용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추가시간 손승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후반을 향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어정원, 김종우를 내세웠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 김종우의 투입은 인상 깊었다. 허리 싸움에서 김종우의 시야와 완급 조절에 세트피스에서 킥 능력까지 활용하기 위한 의도였다.
물론 쉽지 않았다. 20분 윌리안에게 골을 내주며 다시 1-2로 끌려갔고 2분 뒤 윌리안에게 한 차례 더 실점과 같은 장면을 내줬다. 왼쪽 골대 하단에 맞고 나가 포항 입장에서는 아찔했다.
놀랍게도 28분 완델손의 수비 위로 지나가는 크로스를 이호재가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골을 넣었고 4분 뒤 박찬용이 왼쪽 측면에서 완델손의 낮은 크로스를 아크로바틱한 오른발 들어 올리기로 골망을 갈랐다. 서울의 좌우 측면 공간을 공략한 결과였다. 추가시간에는 정재희가 조르지의 패스를 받아 기어이 서울 골망을 찢었다. 2경기 연속골에 4골 모두 추가시간에 넣는 진기한 상황을 연출했다.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기동 감독이 FC서울 지휘봉을 잡았고 제카가 산둥 타이산(중국), 그랜트가 톈진 진먼(중국)으로 이적했다. 고영준(파르티잔), 하창래(나고야 그램퍼스), 김용환(전남 드래곤즈), 심상민(울산 HD), 김승대(대전하나시티즌) 등이 모두 이적했다. 충북청주FC 골잡이 조르지, 허용준 정도가 즉시 전력감이었다.
그렇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벤치에서 보다가 경기에 투입되는 김종우 입장에서는 기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상황이다. 명단에서 빠졌던 울산, 선발로 나선 수원FC전을 제외하면 모두 후반 교체 출전이었다.
'김종우가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는 표현이 식상하지 않을 정도다. 수원FC, 수원 삼성, 광주FC를 거친 김종우는 지난해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김기동 전 감독이 세트피스 키커로 지정해 활용할 정도로 귀한 자원이었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몸이 덜 만들어져 풀타임 대신 적절한 시점에 들어가는 것을 박태하 감독과 합의했다.
그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분위기 자체가 늘 오면 팬들도 많아서 정신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가 다시 실점해 당황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후반에 항상 하던 대로 경기력을 유지하면 충분히 골을 넣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선수단 모두가 박 감독이 말하는 '위닝멘탈리티'를 갖고 있었음을 표현했다.
후반에 거의 등장 중인 김종우지만, 전반에도 나서는 방향으로 박 감독과 조율 중이라고 한다. 그는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가 공을 가지고 주도하는 축구다. 전반에 나서지 못해도 후반에 감독님이 그런 역할을 부여한다. 제가 잘하는 것을 하면서 하다 보니 팀도 더 잘 되고 저도 좋아지는 것 같다"라며 출전 시간 부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기동타격대'에서 '태하 드라마'로의 성공적인 전환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김종우도 "선수들 분위기 자체가 처음에 감독님이 바뀐 뒤 다들 당황하고 불안했던 면도 있었다. (신)광훈이 형부터 시작해 선참급 선수들이 감독님을 믿고 따르자고 했고 서로 마음을 잘 나눴다. 그렇게 믿고 따라가다 보니까 감독님 전술도 좋고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1위로 달려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일단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끝내겠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는 "처음 시작부터 1위, 우승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점점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끼리 더 신뢰와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지난 경기에서도 선수들에게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있으니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마음을 다시 잡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 감독의 전략, 전술과 세부 사항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김종우는 "제가 처음 포항에서 와서 놀란 것은 선수들이 너무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포항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선수들의 이름값이 없다고들 하지만, 생각보다 수준이 너무 높다. 자체적으로도 수준이 높지만, 그런 선수들이 있어서 같이 올라가는 것 같다. 그래서 절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더라. 선참들부터 후배들까지 신뢰가 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있다"라며 하나로 뭉쳐 나가는 포항이 분명 올해 일을 낼 것이라 내다봤다.
포항은 오는 20일 8라운드에서 2위 김천 상무를 만난다. 기세 싸움에서 밀릴 이유가 없는 경기다. 이틀 휴가를 받은 선수들은 16일 다시 모여 훈련한다. 김종우의 말대로 믿음으로 뭉친 포항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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