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대한민국 주장은 손흥민, 더 할 말 없다" 갈등설에 단호했던 모레노 감독 "대표팀 충분히 건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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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천안, 장하준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최근 불거진 선수단 내부 갈등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29일 오후 2시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11월 A매치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국은 오는 11월 13일과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상대로 올해 마지막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이를 위해 모레노 감독은 총 26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A매치 4경기를 치르기 위해 30명을 소집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명단 규모도 축소됐다.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이재성, 오현규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대표팀 은퇴설과 내부 갈등설에 휘말렸던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도 모두 포함됐다. 여기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신민하와 FC서울의 유망주 손정범이 새롭게 발탁됐다. 반면 조규성은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선수단 내부 갈등설이었다. 앞서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1996년생 동갑내기인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의 대표팀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세 선수와 주장 손흥민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황인범은 직접 취재진 앞에서 대표팀 은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김민재와 황희찬은 관련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손흥민 역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문제가 거론됐고, 이용수 대한축구협회장 직무대행은 내부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내부 문제에 관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과 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를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우리의 원칙대로 내부에서 선수들과 직접 마주하고 문제를 해결했다"며 "선수들끼리도 대화를 나눴다. 선수이기 전에 모두 사람이다. 의자에 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해야 많은 부분이 해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을 맡은 이후 선수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훈련보다 대화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주장직에 대해서는 짧고 단호하게 답했다. 최근 논란으로 손흥민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주장 교체 가능성을 묻자 "손흥민이 주장이다.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인범과 김민재, 황희찬의 대표팀 은퇴설에 대해서도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나눴다.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오늘 발표한 명단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 선수를 모두 발탁한 이유 역시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과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는 현재 보여주는 경기력을 기준으로 대표팀에 합류할 자격이 충분하다. 팀에 헌신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선발했다"며 "이 선수들이 국민들에게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단 내부 분위기가 정상적인 상태인지 묻는 질문에도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협회, 저를 포함한 모두가 대화를 나눴다. 승리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팬들에게 행복을 드리자는 목표에 모두 동의했다"고 답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단 내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며 "우리는 궁극적으로 이기는 팀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기쁨을 드린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당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기 위해 왔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신민하와 손정범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레노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젊고 잠재력이 풍부하다. 앞으로 대표팀 경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 올라오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그 가치를 느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조규성의 제외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소집 때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현재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고 계속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전술적인 변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9월과 10월 A매치에서 활용했던 4-4-2 포메이션이 고정된 형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4-4-2는 경기 시작 전 서류상으로 표시되는 구조일 뿐이다. 실제 경기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며 "지난 소집에서도 스리백을 사용하거나 윙백을 전진시키는 변형된 형태가 나왔다. 상대의 전술과 경기 계획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윙어와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어떤 위치와 역할을 맡아야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코칭스태프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중동 원정은 모레노 감독 개인에게도 중요한 무대다. 지난 9월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앞선 A매치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계약 기간이 11월까지인 만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의 2연전 결과와 경기 내용은 향후 거취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2027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으로서도 전술적 완성도와 선수단의 결속력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 시기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럽으로 이동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그는 "오늘 저녁 출국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이후 포르투와 나폴리의 경기도 볼 계획"이라며 "다만 경기를 앞둔 선수나 소속팀에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 기존 원칙을 유지하면서 선수들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과 임시 감독이라는 위치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책임감은 당연히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복 받은 사람들"이라며 "진정한 압박감은 매일 가족을 책임지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들이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온 뒤 이 나라가 가진 축구의 잠재력을 더욱 크게 느꼈다. 팬들의 관심과 열정도 코칭스태프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며 "하루빨리 선수들과 다시 만나 훈련하고 싶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돌려드릴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결국 모레노 감독은 논란에 대한 해명보다 경기장에서의 증명을 선택했다. 손흥민의 주장직을 유지하고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을 모두 소집한 가운데, 이제 관심은 11월 중동 원정에서 대표팀이 어떤 경기력과 분위기를 보여줄지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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