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아이돌 아닌 문학 아이돌 되려면… 모두가 봤던 그 담대함, 첫 고비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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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3월 전지훈련 당시 대만에서 만난 이숭용 SSG 감독과 손시헌 SSG 퓨처스팀(2군) 감독은 한목소리로 고졸 신인인 박지환(19)의 재능을 즐거워했다. 물론 기량이 완성된 선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더 주목한 건 성품이었다. 성품도 재능이었다.
아무리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온 선수라고 해도 신인은 신인이다. 여러 환경이 낯설고, 단체 생활 또한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학교 생활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무리였다면, 프로는 또 다르다. 하지만 박지환은 당당하게 그 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예의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야구는 당당하게 했다. 생각을 확실히 밝힐 줄도 알았다. 이숭용 감독은 “이것 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어도, 그 멘탈은 쉽게 가르치지도 못하고 쉽게 길러지지도 않는다. 타고 난 영역이 있다. 모두가 박지환의 당당한 멘탈에 주목한 이유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멘탈이 필요할 때다. 성적이 처질 때,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그게 프로다.
4월 16일 1군에 다시 올라온 박지환은 콜업 초기에 당돌한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단순히 안타를 치고, 안정적인 수비를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 큰 무대에서 떨지 않고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기량을 발휘한다는 게 중요했다. 이 감독도 “최소한 100타석 이상을 봐야 한다”고 지금 성적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 “아직까지는 주눅 들지 않고 하는 모습들은 고무적이다”고 했다.
야구가 잘 될 때는 뭘해도 잘 된다. 안 될 때, 뭔가 자신이 실수를 했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진짜 실력이다. 박지환은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주전으로 나갔지만 안타를 치지 못했다. 주말 LG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다. 타구질도 썩 좋지 않았고, 삼진만 4개를 당했다.
고등학교, 2군 투수들을 주로 상대했던 박지환이 한 차례 벽을 느낄 법한 대목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는 피로가 몰려올 시간이다. 지명 이후 강화 훈련 시설, 그리고 대만 퓨처스팀 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박지환은 캠프 막판부터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져 있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시범경기에 나가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가고, 지금은 정신적인 중압감이 큰 1군에 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이 소모가 됐을 시기다. 그래서 지금 이 갈림길이 중요하다.
SSG는 최정이 몸에 맞는 공 여파로 주말 내내 라인업에서 빠졌다. 23일 사직 롯데전 복귀를 희망하고 있으나 상태는 더 봐야 한다. 이 감독은 김성현과 박지환을 골고루 쓰며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산이었다. 일단 최정의 복귀가 임박했지만 박지환을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으며 조금 더 지켜볼 뜻을 드러내고 있다. 최정이 돌아오면 주전으로 나서는 기회는 조금 줄어들겠지만 머리를 식히고 다시 뛸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박지환은 뛰어난 잠재력으로 SSG의 청라 시대를 이끌 기수로 뽑혔다. 그러나 청라 시대가 아닌, 문학 시대도 아직 시간이 몇 년 남아있다. 자기 하기 나름에 따라 청라 아이돌 이전에 문학 아이돌이 될 수 있다. 선수도, 벤치도, 구단도 다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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