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거꾸로 솟냐고? 나이 알면서" 최형우는 '김거최' 의식 안 했다, 원하는 건 오직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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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아뇨. 피는 항상 똑바로 돌죠."
KBO리그 국내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을 터트린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김도영 거르고 최형우' 고의4구에 피가 거꾸로 솟지 않았느냐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제는 상대 팀이 고의4구로 자신과 승부를 택해도 특별한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서 "내 나이 아시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딱 하나 의식한 것이 있다면 바로 타점이었다.
최형우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으로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KIA는 이번 승리로 또 한번 2위를 꺾었다. 2위 팀만 만나면 더 강해지는 전반기 법칙이 후반기 첫 경기까지 이어졌다. 최형우는 1회 2-0으로 달아나는 적시타에 이어 6회 5-2에서 9-2로 성큼 앞서가는 만루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은 40살 6개월 23일로 2022년 9월 20일 전 롯데 이대호의 40살 2개월 30일 기록을 넘어서는 KBO리그 국내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이었다.
경기 후 최형우는 "이제 최고령이라는 말은 안 쓰면 안 되겠느냐"며 "그냥 베테랑으로만 해도 되지 않나"하고 앓는 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최고령 만루 홈런이라는 것보다 그냥 그 상황에서 홈런을 쳤다는 게 너무 기분 좋았다. LG랑 늘 어려운 경기를 한다. 점수 못 빼면 무조건 쫓아온다. 마침 점수를 많이 내서 좋았다"고 얘기했다.
6회 만루 홈런에 앞서 LG의 자동 고의4구 작전이 있었다. LG는 1사 2, 3루에 몰리자 김도영을 거르고 최형우와 승부를 택했다. 왼손투수 이상영을 투입해 최형우와 나성범을 잡겠다는 계획. 그러나 최형우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점수 9-2가 되면서 KIA가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최형우는 "앞에서 도영이를 걸렀다고 그런 것(특별한 감정)은 없다. 내 나이 아시지 않나. 이제는 그런 게 아예 없다. 지금 뿐만이 아니라 오래됐다"며 "그냥 1사였으니까 타점을 낼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나. 그래서 기분 좋게 타점 올리자는 생각하면서 타석에 들어갔다. 젊었을 때는 물론 어이없어 했지만 지금은 진짜 낯설고 그러지도 않다. 아무 생각 안 했다"며 웃었다.
결과는 최고였지만 과정은 힘들었다. 최형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처음 보는 투수라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슬라이더가 생각보다 많이 휘더라. 그래서 2스트라이크 먹고 중간 타이밍으로 치면서 콘택트를 생각했다. 홈런 쳤을 때도 운 좋게 몸쪽에서 가운데로 오는 실투가 왔다. 아마 그전에 던졌던 공이었으면 아마 또 헛스윙했을 거다"라고 말했다.
결과가 좋은 만큼 기쁨도 컸다. 최형우는 "LG가 2등 팀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며 "후반기 처음부터 중요한 상대랑 붙어서 나도 모르게 그런 감정이 드러난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2위 팀이랑 하는데 이렇게 이기면 좋다. 분위기도 끌어올리고 여러모로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형우가 만루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을 폭발한 가운데 나성범과 박찬호도 각각 3안타를 기록했다. 최원준 김도영 김선빈 또한 2안타로 멀티히트를 날렸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닷새 만의 경기라 타자들의 타격감을 다소 우려하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준 거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또 "2위 팀과 승부였기 때문에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봤다. 투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기분좋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1회초 김도영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3득점에 성공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뒤 추가 득점 후 6회초 최형우의 결정적인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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