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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은 아쉬워도 소원 성취… 그렇다면 ‘잠실 예수’도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작성일: 2024.07.23 08: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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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들었던 LG를 떠난 켈리는 이제 LG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의 야구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정들었던 LG를 떠난 켈리는 이제 LG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의 야구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정규시즌 순위 경쟁과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확실한 1선발이 필요했던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영입으로 그 뜻을 이뤘다. ⓒ LG 트윈스
▲ 정규시즌 순위 경쟁과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확실한 1선발이 필요했던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영입으로 그 뜻을 이뤘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무척 감성적인 하루였다. 적어도 LG 팬들에게 7월 20일이 그랬다. 방출된 것을 알면서도 팀에 마지막까지 공헌하고 팬들과 만나기 위해 마운드에 선 케이시 켈리(35)의 머리 위로는 석별의 정이 담긴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켈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런 켈리를 향해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LG는 20일 켈리의 교체를 공식 발표하고 21일 웨이버 공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 LG의 눈을 사로잡은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와 계약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켈리를 떠나보냈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생각만큼 활약하지 못해 고민이 컸고, 봄부터 외국인 스카우트를 동원해 대체 외국인 후보군을 추렸다. 결과적으로는 디트릭 엔스보다 구위 저하가 뚜렷했던 켈리가 교체 대상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도 켈리와 작별이 시원하지는 않았다. 비록 1년 조금 넘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켈리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스토리를 잘 알고 또 이해하고 있었다. 5월에 괜찮은 후보 하나가 나왔을 때 교체를 고민했지만 켈리의 비중과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뜻을 접은 적도 있었다. 그만큼 LG에는 특별한 존재였다.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

2019년 LG에 입단해 KBO리그에서 5년 반을 뛴 켈리는 KBO리그 통산 163경기에서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특급 선수였다. 2023년 LG의 감격적인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했다. 정규시즌도 잘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강인한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과 동료들의 지지를 한몸에 모았다. 모범적인 선수였고, 갈 때까지 그랬다.

다만 올해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로 예년보다 저조한 성적에 머물렀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LG도 마냥 정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와 작별하기 전 팀에 확실한 1선발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지난해처럼 불펜이 강하다면 모르겠는데, 올해는 불펜까지 약해졌으니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판을 무조건 책임질 수 있는 1선발이 있어야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염 감독과 LG로서는 아쉬움은 있어도 소원은 성취한 셈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최상급 구위를 가진 선수로 평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선발로 성공하기에 다소 모자란 부분이 있었으나 KBO리그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레벨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데려오고 싶어도 못 데려올 선수였다. 실제 성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현재까지의 평가는 고생 끝에 낙이 왔다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 하나의 관심은 켈리의 거취다. 켈리는 만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의 오퍼가 있었던 선수지만 이제는 쉽지 않은 나이고, 올해 구위도 그렇다. 다만 켈리는 아직 은퇴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역 연장을 원한다. 마이너리그나 대만도 열려 있다. 물론 KBO리그에서 계속 뛰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버 공시가 됐고, 켈리가 필요한 팀은 관심을 보일 수도 있다.

▲ 켈리의 구위가 떨어진 건 기록과 세부 데이터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지만, KBO에서의 마지막 반전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켈리의 구위가 떨어진 건 기록과 세부 데이터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지만, KBO에서의 마지막 반전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현재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쓰고 있는 팀들도 있고, 외국인 투수 성적이 애매한 팀도 있다. 켈리의 구위와 데이터를 면밀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적에서 볼 수 있듯이 확실히 구위는 작년보다 떨어졌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켈리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지난해에 비해 거의 2㎞ 떨어졌고, 회전 수도 감소했다. 결국 평균 타구 속도가 크게 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2023년 켈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6월 25일 잠실 삼성전 당시 퍼펙트 피칭을 노릴 정도로 관록이 있고, 마지막 5경기 평균자책점은 2.61로 좋았다. 버티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다. 잠실을 벗어난다는 점은 굉장히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지만 큰 경기에 강했던 전력은 고려할 수 있다. 

일단 나머지 9개 구단은 켈리의 영입 계획이 없거나, 아직 켈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론적으로 가장 유력하게 보였던 한 구단도 현시점에서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시점이라면 웨이버를 그대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웨이버 기간은 일주일이고, 그 사이 기존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나 부진 등 여러 변수가 나올 수는 있다. 짐과 주위를 정리해야 하는 켈리는 웨이버 절차 종료 시점까지는 한국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어떤 반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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