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도, 몸 사리지도 않았다...세이도르프-베르바토프 "국악+한식 경험한 아주 소중했던 아이콘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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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직접 두 눈으로 봐도 믿겨지지 않은 대단한 광경이 펼쳐졌다. 한 시대를 지배한 여러 축구 레전드가 상암벌에 모이자 6만 4,210명의 팬들이 잊지 못할 가을밤을 보냈다.
20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스피어(공격수팀)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의 2024 넥슨 아이콘 매치가 성대하게 열렸다. 넥슨의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에서 볼 수 있던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이벤트 매치는 예매 시작 1시간 만에 매진이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고, 폭발적인 반응 속에 성료됐다.
아이콘 매치의 라인업은 정말 화려했다. 국내에 해외축구 붐을 일으켰던 장본인인 티에리 앙리(프랑스),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카카(브라질), 에덴 아자르(벨기에), 안드레아 피를로(이탈리아),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리오 퍼디난드(잉글랜드) 등 스타들로 즐비했다. 양팀 합쳐 발롱도르를 받은 선수만 6명에 달했다. 개인상이 아니더라도 전성기 시절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했던 이름들이 가득했다.
여기에 국내 레전드인 박지성과 안정환, 이영표, 김남일, 김병지, 김용대, 이천수, 박주호, 임민혁 등도 가세하면서 축구는 물론 게임팬들까지 상암벌로 모이게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 세계적인 레전드들은 90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사실 전설들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40~50대의 중년이다. 선수 시절 워낙 격한 운동을 했었기에 몸도 성하지 않다. 아무리 이벤트 매치라도 충돌이 불가피한 축구이기에 조금 힘을 뺄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 최고점에 올랐던 레전드는 달랐다. 푸욜과 욘 아르네 리세(노르웨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아르헨티나) 등 현역 때도 투혼으로 대변됐던 선수들은 지금도 볼을 향해 몸을 날렸다. 카카는 기술적인 움직임을 선보였고, 드로그바도 전반은 센터백으로 뛰다 후반에 공격적으로 올라와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수비수팀으로 나선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는 조금 무리했는지 전반 이른 시간에 교체될 정도로 열심히 움직였다.
박수갈채 속에 수비수팀인 실드가 공격수들이 모인 스피어를 압도했다. 전반 13분 클라렌서 세이도르프(네덜란드)가 건넨 패스를 투레가 골로 연결하며 첫 득점에 성공한 실드는 전반 21분 세이도르프가 장거리 슈팅으로 2-0을 만들었다. 선수 때처럼 골문을 비우고 나온 김병지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대단한 슈팅이었다.
후반 들어서는 교체로 들어간 박주호가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실드가 더욱 달아났다. 여기에 투지를 불태우던 마스체라노까지 득점해 후반 한때 4-0까지 벌리는 골 잔치도 선보였다.
스피어의 자존심은 '해버지' 박지성이 챙겼다. 무릎이 불편해 출전하기 어렵다고 알려졌던 박지성이 후반 40분 스피어의 교체 선수로 투입됐다. 6만4천명의 관중은 일제히 박지성의 이름을 연호했다.
박지성은 앞서 안드리 셰우첸코(우크라니아)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직접 성공해 스피어의 영패를 모면하게 했다. 팬들은 박지성의 응원가인 '위송빠레'를 크게 부르며 축하했다.
승자 자격으로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클라렌서 세이도르프(네덜란드)는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따뜻한 사랑을 받았다. 축구적으로 즐겁게 즐겼고, 선후배들과 한 자리에서 경기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공격수들보다 우리가 더 경기를 즐긴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반대로 패배팀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는 "너무 따뜻하게 환영을 받은 이틀이었다. 집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이번 행사를 즐겼다"며 "경기적으로는 수비수들이 더 짜임새 있게 했다. 수비수로 뛰면서 얼마나 수비가 어려운지 알게 됐다. 선후배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뻤고, 다음에도 볼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화답했다.
대단한 선수들이 한데 모이면서 레전드 간에도 화합의 장이 됐다. 아이콘 매치를 통해 모처럼 만난 인연도 있다. 베르바토프는 "선수 시절 동료도 있었고, 상대했던 선수가 오늘은 한 팀으로 뛰기도 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농담을 나눴다"면서 "경기장에서는 경쟁이었다. 무조건 이기고 싶었고, 실드 유나이티드가 더 잘했다. 어떤 대화를 했는지 다 밝힐 수 없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세이도르프도 "옛 동료들을 만나서 행복했다. 또 경기 전에 국악과 한식을 경험하는 시간이 있었다. 각 나라를 다니면서 문화를 이해하는 행사가 아주 뜻깊다"며 "동료들과 시간도 소중하지만 한국을 아는 시간도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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