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 조금 보태 한국의 트라웃… 이런 수식어 받은 선수가 리그 역사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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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의 요즘 심정은 그렇게 편하지 않다. 팀이 5할 승률 언저리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자들도 제법 있었고, 허경민처럼 여전히 1군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선수도 있다.
그런 이 감독도 한 선수의 이야기에는 환하게 얼굴 표정을 고친다. 올해 kt는 물론, 리그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외야수 안현민(22)이 이 감독의 비타민이다. 이 감독은 농담 삼아 “우리는 현민이 아니면 이야기할 게 없다”고 웃어보였다. 물론 다른 선수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남긴 임팩트가 거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길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마산고를 졸업하고 2022년 kt의 2차 4라운드(전체 38순위) 지명을 받은 안현민은 2022년 시즌을 뛴 뒤 현역으로 군에 다녀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지목됐을 뿐, 지금의 활약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 있던 선수도 아니었다. 일단은 뒤를 바라본 선수였다는 의미다. 그런데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타율 0.426, 5홈런, 18타점이라는 미친 성적을 거두면서 ‘안 쓸 수 없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약간은 반신반의 속에 1군에 올렸는데 성적이 너무 좋다. 20일 현재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348, 7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84의 대활약이다. 올해 두 번째 1군 콜업 시점인 4월 29일 이후 22일간 성적만 놓고 보면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다. 18경기에서 타율 0.353을 기록했고, 홈런 7방을 포함해 OPS가 1.201에 이른다.
이 기간 기록한 24개의 안타 중 13개(홈런 7개·3루타 1개·2루타 5개)가 장타다. 그렇다고 붕붕 휘두르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이 기간 13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0개의 4사구를 골랐다. 이제 상대 팀 투수들도 경계하는 선수가 됐다는 의미다. 일단 방망이에 맞으면 크게, 빠르게 가니 쉽게 승부할 수가 없다. 이강철 감독은 “외야 포지션 수비가 되고, 방망이는 160㎞도 갖다 때린다. 일단 콘택트가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현민의 운동 능력은 리그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덩치가 엄청 큰 것도 아닌데 어마어마한 근육의 힘에서 빠른 타구를 뿜어낸다. 여기에 발도 빠른 편이다. 적토마가 뛰는 것 같다. 이런 주력을 바탕으로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다. 수비도 괜찮은 편이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좋은 콘택트와 선구안, 뛰어난 파워, 주력까지 전형적인 ‘툴가이’다.
트래킹데이터를 보면 안현민의 어마어마한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에 따르면, 안현민은 20일 수원 KIA전 5회 타구 속도 시속 186.8㎞짜리 레이저 타구를 날렸다. 비록 KIA 3루수 김도영의 동물적인 다이빙 캐치에 걸리기는 했지만,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타구 속도이자, 종전 자신의 가장 빠른 타구인 179.8㎞를 경신하는 일이기도 했다.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44㎞를 넘어가는데 이는 전형적인 거포들의 수치다. 유효각(-10도~50도 사이) 평균 타구 속도는 152㎞에 이른다. 올해 시속 165㎞ 이상 타구가 전체의 무려 37%를 차지하고, 하드히트라고 할 만한 시속 155㎞ 이상 타구 비율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52.2%에 이른다. 말 그대로 맞으면 전체의 절반은 하드히트다. 이런 비율은 결코 찾기 쉽지 않다.
올해 140m 이상의 비거리를 기록한 홈런만 두 개다. 5월 4일 144.7m, 5월 10일 144.1m짜리 홈런을 기록했다. 7개의 홈런 타구 중 6개가 모두 시속 170㎞ 이상의 타구 속도를 기록한 레이저 홈런이었고, 모든 홈런 타구의 비거리는 125m를 넘겼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실감을 날 정도다.
조미료를 조금 보태 한국의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기대 섞인 별명도 붙었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 타이틀을 달았던 트라웃은 전성기 당시 공·수·주가 완벽한 선수였다. 물론 안현민이 트라웃과 같은 실력을 가졌다는 것은 아니지만, KBO리그에서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다. 힘 좋은 거포가 주력과 중견수를 볼 수 있는 수비 활용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이런 유형의 선수를 떠올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국내 선수로는 박재홍과 이병규라는 전설적인 이름이 소환되지만, 안현민은 또 그들과 다른 맛이 있다. 지켜볼 만한 대형 재능이 나타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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