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군에 자리잡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천재유격수 마지막 인사…만원관중과 성대한 은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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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베어스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손꼽히는 '천재 유격수' 김재호(40)가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두산 베어스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김재호의 은퇴식을 거행했다.
경기 전부터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이날 2만 3750명의 관중이 입장, 두산은 시즌 19번째 홈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은퇴 경기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재호는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1회초 유격수 수비에 나섰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1회초 2아웃이 되자 김재호를 박준순과 교체했다. 예정된 퍼포먼스였다. 김재호는 박준순에게 자신의 등번호 52번이 담긴 유니폼을 건넸다. 이른바 '대관식'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고 8회말 김재환의 역전 3점홈런에 힘입어 8-7 승리를 거뒀다. 더이상의 은퇴 선물이 또 있을까.
경기 후에 열린 김재호의 은퇴식은 'BEARS'의 알파벳을 따 'B'egin, 'E'volution, 'A'chievement, 'R'espect, 'S'pirit 순서로 진행했다.
먼저 'Begin'은 암전 상태에서 조명이 켜질 때 고향과도 같던 유격수 자리에서 김재호가 등장, 두산 베어스 역대 최다 출장 선수이자 유격수 최다안타, 홈런, 타점 등 각종 기록 선두에 오른 김재호의 시작점을 조명하고 '베어스 유격수'로서 마지막 1루 송구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Evolution'은 차가운 현실에도 꾸준히,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며 자신을 갈고 닦은 노력의 아이콘 김재호에게 그와 함께 땀방울을 흘렸던 양의지, 이영하, 곽빈이 꽃다발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Achievement'는 베어스 역대 최고 유격수라는 성과를 얻은 김재호를 위한 시간. 김재환, 정수빈, 박치국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Respect'는 김재호가 쌓은 수많은 숫자들, 그리고 그것을 넘어 한결 같이 팀을 위한 헌신으로 자리매김한 김재호를 향한 존경을 나타낸다. 강승호, 이유찬, 오명진, 박준순이 꽃다발을 건넸다.
마지막 순서인 'Spirit'는 영원히 남을 김재호의 정신과 헌신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그의 가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재호는 은퇴사를 통해 "나는 1군에서 자리잡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칠 때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팬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라며 한결 같은 응원을 보내준 베어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그라운드에서 입맞춤을 한 김재호는 카퍼레이드를 하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다음은 김재호 은퇴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최강 10번 타자' 두산베어스 팬 여러분. 영원한 '천재 유격수'로 기억되고 싶은 김재호입니다.
저는 오늘 여기 계신 팬분들 앞에서, 울컥하지 않고, 환하게 웃겠다고 자신했는데, 정말 쉽지 않습니다. 막상 이 곳에 서니 다리도 좀 풀리는 것 같고요. 머리가 하얘지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없었더라면, 결코 성공적인 시작도, 마무리도 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먼저 매 순간 선수들을 격려해주시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박정원 구단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 프런트 관계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던 모습을 저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저의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신 KT 이강철 감독님, 코칭스태프, KT 선수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선후배 동료들. 수많은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언제나 나의 목표이자 긍정적 자극제였던 시헌이 형. '왕조' 시절 함께 했던 현승이 형, 의지, 재환이, 수빈이, 용찬이... 여러 선수들이 있지만 다 이름을 다 불러드리지 못한 점 미안하고요. 지금은 팀을 떠난 재일이, 병헌이, 주환이, 그리고 건우, 경민이.
또 김경문 감독님과 김진욱 감독님, 김태형 감독님, 이승엽 감독님을 포함해 저를 지도해주신 코치님들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습니다.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에, 이분들께 또 한번 진심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위해서 여태껏 고생해주셨던 저의 어머니, 그리고 지금은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정말 감사드리고요. 덕분에 아들이 정말 멋지게 선수 생활을 마지막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좋은 아들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어머니의 희생과 아버지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저 또한 이렇게 성공한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항상 표현은 못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장모님도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나의 전부인 혜영이와 서한이, 그루, 승후. 제가 일생동안 서 있던 유격수 자리는, 투수의 등 뒤를 든든하게 지키는 포지션입니다. 그런 저를, 언제나 뒤에서 지켜준 건, 가족이었습니다. 가족들의 헌신과 사랑이 저를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나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자부심인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1군에서 자리잡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칠 때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팬 분들이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신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저는 오늘의 인사가 영원한 안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나 우리 두산베어스 곁에 있을 것입니다. 두산 베어스, 그리고 최강 10번 타자 여러분은, 저의 자부심이자,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 은퇴사를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렇게 선배를 좋게 떠나보내고 싶은 후배들의 마음을 또 오늘 받고 가서 두배로 기쁜 은퇴식이 된 것 같습니다. 후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기까지 두산베어스 김재호는 물러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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