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10실점 잔인한 참사… 원인 제공한 3000K 투수의 절망적 절규, 설마 충격의 가을 탈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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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를 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일(한국시간) 카우스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경기에서 1-20으로 대패했다. 1패도 1패지만, 전체적인 뒷맛이 씁쓸한 경기였다.
이날 토론토는 3회까지만 10실점을 했고, 타선도 힘을 내지 못한 채 점수 차가 벌어지자 1-10으로 크게 뒤진 7회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낼 만한 투수도 마땅치 않았고, 있다 하더라도 9점을 뒤진 상황에서 모험을 걸기는 쉽지 않았다. 내일을 위해 이날 경기를 던진 셈이다. 마운드에 오른 야수는 포수 타일러 하이네만이었다.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도 생각보다 잘 던지는 경우들이 있다. 타자들에게는 궤적이 낯설기 때문이다. 인플레이타구를 만든다고 해도 꼭 안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야수가 등판했다는 것은 이미 경기가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거나 대충 봐주면서 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날 캔자스시티는 그렇지 않았다. 하이네만 인생에서 길이 남을 악몽의 하루를 만들었다.
하이네만은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2020년 1경기, 그리고 토론토 소속이었던 지난해에도 1경기에 투수로 나서 각각 1이닝씩을 던진 적이 있다. 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시작부터 봐주지 않은 캔자스시티 타자들은 하이네만을 상대로 1⅓이닝 동안 무려 13개의 안타를 때리면서 10실점을 안겨줬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토론토 동료들의 표정은 급속도로 굳어갔다.
토론토는 하이네만이 33개의 공을 던지자 또 하나의 야수인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올려 겨우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반대로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캔자스시티는 이날 총 27안타를 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현지 언론이 하이네만을 탓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7회에 하이네만이 올라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고, 그 대상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날 토론토는 1회부터 7점을 주면서 경기를 그르쳤는데, 선발로 나선 베테랑 맥스 슈어저(41)의 난조가 결정적이었다. 슈어저는 이날 ⅔이닝 동안 45구를 던지며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7실점이라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슈어저 경력에서 이런 날을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슈어저는 2008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디트로이트·워싱턴·LA 다저스·뉴욕 메츠·텍사스를 거치며 올해 토론토까지 빅리그 통산 482경기(선발 473경기)에 나가 221승을 거두고 3484탈삼진을 기록한 대투수다. 지금 당장 은퇴한다고 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한 세 명의 투수 중 하나(클레이튼 커쇼·저스틴 벌랜더·맥스 슈어저)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날은 확실히 슈어저가 예전의 슈어저가 아니라는 것만 보여준 셈이 됐다.
슈어저는 경기 후 절망적인 심경을 내비쳤다. 강인한 승부욕으로도 유명한 슈어저는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하면서 “몇 가지 구종을 던졌는데 다 안타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경기의 모든 면에서 깨졌다”고 자책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그에게 이상한 등판이었다. 맥스(슈어저)가 1회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자신 있는 그의 원래 모습대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현지의 시선은 싸늘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슈어저의 최근 부진을 들어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이 미궁으로 빠졌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실제 슈어저는 최근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7에 머물며 급격한 난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가을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다소간 미지수인 양상이다. 토론토는 좋은 선발 투수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슈어저를 불펜으로 돌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지만, 슈어저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일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경험으로 무장해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보기에는 최근 성적이 너무 불안하다.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 세인 비버, 맥스 슈어저, 호세 베리오스, 크리스 배시트로 최근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에릭 라우어라는 좋은 대안도 있다. 라우어는 불펜으로 쓴다 하더라도, 5명 중 누구를 로테이션에서 뺄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로테이션에서 빠지는 선수는 가을 로스터에서 탈락할 여지도 가지게 된다. 슈어저는 포스트시즌 등판 경력이 무려 30경기나 되는 베테랑. 자존심과 로테이션 잔류 가능성을 살리는 시즌 마지막 등판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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