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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시험을 이겨내다… 어차피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 황동하는 위기가 에너지였다

작성일: 2025.11.05 14:24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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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의 부상을 딛고 일어나 다시 뛰기 시작한 황동하 ⓒ곽혜미 기자
▲ 불의의 부상을 딛고 일어나 다시 뛰기 시작한 황동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아무리 생각해도 허탈한 일이었다. 왜 자신에 그런 시련이 찾아 왔는지 억울한 심정도 있었다. 동료들은 지금 치열한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데, 자신은 병상에 누워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야구를 하다 다친 것이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KIA 마운드의 스윙맨인 황동하(23·KIA)는 아마도 올해 리그에서 가장 불운했던 선수였을지 모른다. 지난 5월 8일 인천의 원정 숙소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황동하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보행 신호에 평소처럼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을 하는 차량이 그대로 황동하를 쳤다.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쳤다. 요추 2번, 3번 횡돌기에 골절이 확인됐다. 황당한 사고였다. 

전치 6주의 부상이었다. 처음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황동하는 “3~4주 정도 인천의 병원에 있었다. 그때는 이동이 아예 안 됐다. 그냥 병원에 누워 있었다”면서 “정신적으로도 조금 안 좋고, 몸도 안 좋았다. 아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몸이나 마음이나 힘들었던 그 시기를 떠올렸다. 

그래도 당초 6주 정도의 회복 기간을 보내면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알았다. 그래서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뼈가 쉽게 안 붙었다. 황동하는 “1~2달 지나고 나서는 내 생각에는 완전히 다 가능한 것 같았다. 힘을 써도 안 팠다. 혼자 연습도 해보고 금방 복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검진을 해보니 나는 괜찮았는데 뼈가 안 붙었더라. 완벽해지고 나면 복귀하자고 하셔서 늦어졌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 교통 사고 여파를 이겨내고 시즌 막판 복귀한 황동하는 내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KIA타이거즈
▲ 교통 사고 여파를 이겨내고 시즌 막판 복귀한 황동하는 내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KIA타이거즈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울한 일이었다. 그간 열심히 끌어올렸던 컨디션도 다 잃었고, 투구 감각도 뚝 떨어졌다. 야구를 하다 다친 일이 아니라 부상자 명단도 못 들어가는 등 등록일수도 많이 잃었다. 모든 게 다 ‘억까’ 같았던 심정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연내 복귀를 목표로 최선을 다했고, 결국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와 시즌을 마쳤다.

초반에는 당연히 구속도 안 나오고, 감각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경기력은 나아졌다. 시즌 마지막 네 경기에서는 실점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4일 삼성전에서는 2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간 마음에 쌓인 응어리와 한을 던진 황동하는 유망주 위주의 폴리그까지 합류해 추가적으로 피칭을 더 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황동하는 “던져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는 몰랐던, 단순히 던지는 소중함을 알았다.

황동하는 “이제 막 감이 찾아왔을 때 시즌이 끝나서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제는 잃었던 자리를 찾기 위해 다시 뛴다. 4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작된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황동하는 “몸도 잘 만들고, 코칭스태프에 어필도 좀 하고 싶다. 좋은 애들을 보면 더 자극을 받아서 좋아지고 하니까 나도 좋아질 것”이라면서 “같이 운동하고 잘하는 애들을 옆에서 보면 나도 같이 운동을 하고 싶어진다. 마무리캠프는 끝까지 안 다치고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병상에 홀로 누워 있을 때는 받지 못한 느낌이다.

▲ 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하며 어느 정도의 감각을 회복한 채 다음 시즌을 고대하고 있는 황동하 ⓒKIA타이거즈
▲ 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하며 어느 정도의 감각을 회복한 채 다음 시즌을 고대하고 있는 황동하 ⓒKIA타이거즈

지나간 일을 다 잊지는 못한다.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황동하는 “지금 몸 상태는 멀쩡하다”면서 “(최근) 힘들었던 시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위기 상황 때도 들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어차피 올해보다 최악의 경험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생각과 각오로 마무리캠프 및 비시즌에 임할 생각이다.

자신감도 있다. 바닥을 치고 일어선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은 ‘잘 될 것’이라는 생각과 확신으로 이어진다. 황동하는 “몸도 마음도 다 멀쩡하다. 작년에 내가 확 무너졌다가 점점 올라오고 그랬다. 계속 그랬으니까 더 자신이 있는 것 같다. 더 잘할 자신이다. 보직과 상관없이 어디에 가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달라진 생각과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내내 황동하의 부상 이탈이 뼈아프다고 아쉬워했던 이범호 KIA 감독도 다시 선발 경쟁의 기회를 줄 생각이다. 잠시 멈췄지만 주저 앉은 것은 아니었다. 황동하의 반전이 KIA의 내년 반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가 내년에도 마운드에서 중요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KIA타이거즈
▲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가 내년에도 마운드에서 중요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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