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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표 '윗집 사람들', 노출제로 구강19금의 디테일[무:비하인드]

작성일: 2025.12.12 10: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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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윗집사람들' 포스터.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영화 '윗집사람들' 포스터.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지난 3일 개봉한 감독 하정우의 신작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 제작 싸이더스 워크하우스컴퍼니)은 은밀하고도 뻔뻔한 코미디다. 신혼부부가 사는 윗집에서 밤마다 들려오는 층간소음 때문에 잠 못 이루던 부부 공효진 김동욱이 이 문제적 윗집 남녀 이하늬 하정우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설정도 공간도 인물도 단출하다. 허나 그 수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허락된 셔츠 단추는 한 개. 행여 속살이 보일라 옷깃까지 꽉꽉 여며 껴입어 놓고, 초면에 밥먹다 말고 하는 말로만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아버렸다. 아니 뭐 이렇게까지, 하지만 19금이 맞다. 오가는 소재며 주제는 은밀하기 이를 데 없는데, 눈 똑바로 뜨고 주고받는 방식이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 그렇게 다다른 진정한 성인의 대화. 민망하고 경악스럽기도 한데, 저질스럽거나 천박하지 않다. 취향은 갈리겠으나, 한번 터지면 참기 힘든 낄낄거림이 될 터다. 이 와중에 영화가 착하다. 환장한다.

네 배우가 빠짐없이 열연했는데, 역시나 포인트는 구어체 특화 배우들이 주고받는 문어체 대사다. 멀쩡한 말인데 반복하다보면 어딘가 낯뜨거운 단어부터 공개적으로 뱉기 어려운 외침까지, 세심히 골라썼다. 공효진 김동욱에 이하늬 하정우까지, 어디 가서 딕션 안 빠지는 배우들의 4인극임에도 이례적으로 대사 전체에 자막을 입혔다. 단어 한 마디도 관객이 못 듣고 넘어가는 일 없도록 하겠다는 하감독의 박음질 같은 후처리다.

▲ 영화 '윗집사람들' 스틸.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 영화 '윗집사람들' 스틸.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하감독의 빼곡한 디테일은 알수록 더 잘 보이고 더 웃긴다. 공효진의 직업이 미술 강사, 김동욱의 직업이 독립영화 감독인 점은 배우이자 화가이며 감독인 하정우의 정체성이 반영된 대목이다. 감독 김동욱이 공효진을 감동시키며 사랑을 싹트게 한 영화 이야기는 하정우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러브픽션'을 떠올리게 한다. 네 인물 중 하필 그 인물을 맡은 점은 감독으로서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실감케 한다. 와인 마니아로 널리 알려진 하정우가 출시한 와인까지 알차게 소품으로 쓰였다.

마치 연극처럼 하나의 공간에서 대부분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아랫집 미술과 공간 연출에 공을 들였다. 미술가가 신경써서 꾸민 공간이란 설정이라 일반적인 아파트 인테리어와는 다른 결을 입혔다. 메인이 되는 거실은 따뜻한 컬러의 조명에 빨간 싱크대, 감각적인 소품으로 채웠고, 침실은 컬러를 자제하고 심플하게 대비를 줬다. 반면 김동욱의 방은 푸른빛 도는 조명 아래 필름과 서적과 트로피가 꽉꽉 들어찬 작업 공간으로 설정했다.

이하늬가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극중 공효진 작 회화는 '화가' 하정우의 작품. 기존 작품이나 전시회에 쓸 그림을 가져다 놓은 게 아니라 '윗집 사람들'의 소품으로 쓰기 위해 틈틈이 따로 작업해 세트에 걸었다. 벽에 걸린 다른 그림에도 하나하나 하정우의 손길이 닿았다. 작가로서 자의식을 투영했다기보다 어디까지나 "제작비 및 예산 절감 차원"이라는 게 하감독의 설명이다.

다만 '스타일이 좀 다른데 이것도 하정우의 작품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챕터별 5단계 삽화는 박일현 미술감독이 준비한 그림이다. '어른들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준비하기 위한 장치로 삽입돼 톡톡히 제 몫을 한다. 

원작은 세스 가이 감독의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Sentimental)이다. 하정우의 방식으로 강렬해진 '윗집사람들'과 원작의 차이를 비교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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