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는 삼성 가지 않았나요, 왜 KIA에 비슷한 선수가… 이범호 두 토끼 모두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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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17년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팀의 4번 타자로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던 베테랑 최형우(43·삼성)를 지난 오프시즌에 잃었다. 그런데 요새 KIA의 경기를 보면 이상하게 최형우의 느낌을 풍기는 선수가 있다.
바로 최근 콜업돼 팀의 주전 1루수로 뛰고 있는 좌타자 박상준(25)이 그 주인공이다. 강릉영동대를 나와 2022년 KIA의 육성 선수로 입단한 박상준은 지난해까지 1군 기록이 하나도 없었던 2군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캠프 당시 이범호 KIA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에 눈에 들었고, 올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한 끝에 1군 데뷔의 영광을 맛봤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당시 퓨처스리그 몇몇 타자들의 타격 재능을 높게 평가하면서 1군 선수들이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할 경우 자리 순환이 있을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던 2군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박상준이었다. 박상준은 올해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타율 0.436, 출루율 0.468, 3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대활약 중이었다.
마침 팀의 1루를 번갈아가며 맡았던 오선우 윤도현의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이 감독은 예년에 비해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오선우 윤도현을 2군으로 내리고 박상준에게 주전 1루수를 맡긴 것이다.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었고, 아무리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쓰는 구단이라고 해도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박상준의 타격 능력을 믿었다.
박상준은 콜업 이후 7경기에 나가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장타를 펑펑 쳤지만 1군에 올라와 친 안타는 모두 단타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실망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출루율 쪽으로 옮겨가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볼넷 6개를 골라 출루율은 0.391로 수준급을 유지하고 있다.
타이밍을 잡는 방식이 최형우의 느낌과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자주 받은 선수다. 실제 급하게 않고 공을 최대한 끌어와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있다. 비교적 좋은 선구안을 보여주는 하나의 배경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퓨처스리그에 비하면 1군 구속이 5~7㎞ 정도 빠르기 때문에 타이밍이 조금 늦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이는 경험이 차차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공교롭게도 박상준이 1군에 올라온 이후 KIA의 성적이 좋아졌다. 이 감독이 새로운 선수들을 수혈하며 적극적으로 타순을 바꾸고 경기에 개입하기 시작한 직후다. KIA는 지난 주말 한화와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4연승으로 일주일을 끝냈다.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팀이 어수선할 수 있었는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셈이다.
이 감독의 과감한 결정이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선우 윤도현은 이 감독이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엄청나게 공을 들인 선수들이었다. 타격 재능이 있었기에 팀 타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을 봤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비력은 맹훈련으로 조련하기도 했다. 보통 이 정도 공을 들이면 그래도 첫 2~3주는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바로 2군으로 내렸다. 팬들도 예상하기 어려운 빠른 화제 전환이었다.
타격감이 올라오기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리고 두 선수가 빠진 뒤로는 박상준 박재현이 맹활약하며 경쟁 구도에 불을 붙였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쓰겠다”는 개막 당시의 일성이 그냥 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님을 증명했고, 실제 성적으로 이어지면서 더 탄력을 받게 됐다.
팀 운영 방향에 자신감이 더해질 수 있는 여건으로, KIA 선수단에는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도 1군 선수라고 해도 못하면 2군으로 떨어지고,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1군에 언제든지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박상준의 1군 경험은, 박상준 개인적으로도 전환점이지만 KIA의 팀 운영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적어도 지금은 두 토끼를 모두 잡은 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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