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운 양우현, 디아즈는 "무너지지 마"라고 했다…치명적 실책→데뷔 첫 홈런, 마음의 짐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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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최원영 기자] 이렇게 또 성장했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양우현(26)은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 앉아 펑펑 울었다. 결정적 실책 때문에 팀이 질뻔했기 때문. 팀 동료 르윈 디아즈(30)의 위로를 받은 양우현은 다시 이를 악물었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며 미소를 되찾았다.
양우현은 3일 한화전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4-4로 맞선 8회초 수비 상황. 1사 1루서 투수 이승민이 상대 노시환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해냈다. 이승민은 재빨리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했다. 그런데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양우현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 너무나 뼈아픈 포구 실책으로 1사 1, 2루를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8회초 2실점해 4-6으로 뒤처졌다.
다행히 경기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9회말 무사 1, 2루서 디아즈가 끝내기 우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팀에 짜릿한 7-6 역전승을 선물했다.
승리 후 양우현은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한 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디아즈가 곁으로 와 그를 다독였다.
지난 5~7일 대구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서 양우현은 한 차례도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5일과 7일엔 교체 투입됐고, 6일엔 완전히 결장했다.
이어 8일 창원 NC전서 다시 선발 명단에 올랐다. 7번 타자 겸 2루수를 맡았다. 기존 주전 2루수 류지혁이 옆구리 불편감으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양우현에게 기회를 줬다.
양우현은 0-0으로 팽팽하던 2회초 선두타자로 출격했다. NC 선발투수 목지훈의 2구째, 143km/h 패스트볼을 정조준해 비거리 120m의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1-0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 한 방은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양우현의 첫 홈런이 됐다.
3-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 찬스서 양우현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4-0으로 점수를 벌렸다. 5회말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한석현의 타구를 낚아채며 2루 직선타 아웃을 만들기도 했다. 좋은 수비를 선보였다. 삼성은 NC를 4-3으로 꺾고 5연승을 내달렸다.
NC전 종료 후 만난 양우현은 3일 한화전부터 돌아봤다. 그는 "디아즈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친 뒤에도 마음의 짐이 무거웠다. 내가 먼저 가서 고맙다고 했다"며 "디아즈 선수가 위로를 많이 해줬다. 끝내기 홈런을 쳐준 선수가 위로해 주니 더 울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양우현은 "디아즈 선수가 '그 잘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실책은 다 한다. 네가 이번에 한 실수는 여러 경기를 치르다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무너지지 마라'라고 이야기해 줬다. 그때 감정이 많이 흔들렸다"며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실책을 했기 때문에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했다. 그래서 울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NC전 활약으로 짐을 조금은 덜어냈다. 홈런 타석 상황은 어땠는지 물었다. 양우현은 "솔직히 지난 경기가 자꾸 떠오르긴 했다. 나를 선발로 기용해 주신 감독님께 다시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 더 많이 집중했다"며 "그 타석에서는 패스트볼 타이밍에 후회 없는 스윙을 하려고 했다. 치고 난 뒤 넘어갔다는 걸 느꼈다. 최대한 들뜨지 않으려 노력했다. 요즘엔 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라면 당연히 열심히 해야겠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더욱더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아직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앞으로는 큰 실책을 하지 않기 위해 수비에 더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2019년 입단 동기인 박승규가 양우현에게 다가왔다. "고생했다. 축하해"라며 양우현을 안아줬다. 그러나 순수한 축하가 아니었다. 박승규는 포옹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들어 양우현에게 물세례를 퍼부었다. 역시 동갑이자 동기인 김도환도 합세했다.
양우현은 "다들 정말 친하게 지내고 서로 의지도 많이 한다. 스무 살 때 같이 입단한 친구들끼리 '우리도 1군에서 한번 해보자'는 말을 나눴는데 이제 그런 상황이 생겼다"며 "즐기기도 하고 서로 놀리기도 한다"고 미소 지었다.
5월 8일 어버이날 맹활약해 부모님께 최고의 선물을 드리게 됐다. 양우현은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 그동안 야구로 효도를 많이 하지 못했다"며 "오늘이나마 조금 즐거우셨다면 나도 만족스럽다.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에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는 것이냐는 물음에 양우현은 "아..아니에요"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잘해서 흘리는 눈물은 좋지만 이제 야구장에서 울지 않으려 한다. 그때 너무 많이, 크게 울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참고로 양우현의 MBTI는 ISFP라고 한다.
디아즈도 양우현의 데뷔 첫 홈런에 기뻐했다. 양우현은 "내게 와서 격하게 축하해 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양우현은 "첫 홈런 피자는 기분 좋게 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양우현의 홈런볼을 잡은 관중은 삼성 구단 측에 흔쾌히 공을 내줬다. 삼성은 감사의 의미로 NC 팬인 이 관중에게 NC 박민우의 사인 유니폼을 선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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