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은퇴할 때가 됐나" 한화 149km 수호신 충격고백, 급소 맞아도 다시 일어섰다…고난의 세이브→세이브, 마침내 열린 전성시대

작성일: 2026.05.24 01:43 윤욱재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작년에 '슬슬 은퇴할 때가 됐나'라는 생각도 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지난해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던 선수가 올해는 팀의 마무리투수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니 말이다.

한화 베테랑 우완투수 이민우(33)는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한화가 5-2로 앞선 9회초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전날(22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낸 이민우는 2024년 4월 4일 대전 롯데전 이후 778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하는 감격을 맛봤다.

전날에 이어 연투에 나선 이민우는 선두타자 박찬호를 1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은 뒤 박지훈에게 시속 148km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 삼진 아웃을 잡으면서 순식간에 2아웃을 적립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손아섭의 날카로운 타구가 이민우의 급소를 강타한 것. 이는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잠시 고통을 호소하던 이민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섰고 투구를 이어가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연습 투구를 통해 호흡을 고른 이민우는 다시 마운드에 섰고 다즈 카메론에게 시속 146km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 아웃을 획득, 이날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경기 종료를 확인했다. 한화의 5-2 승리. 이민우는 그렇게 시즌 2세이브째를 거뒀다.

이민우는 손아섭에게 강습 타구를 맞은 당시를 떠올리며 "진짜 죽는 줄 알았다"라고 웃으면서 "이미 아이 2명을 낳아서 괜찮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화는 지난해 33세이브를 거둔 김서현이라는 마무리투수가 있었지만 김서현은 올 시즌 지독한 부진에 빠졌고 지금은 2군에 있다. 오웬 화이트의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했던 잭 쿠싱이 임시 마무리를 맡기도 했으나 6주 계약이 끝나면서 한화를 떠난 상태다. 

한화가 낙점한 새 마무리투수는 바로 이민우. 이민우는 올해로 프로 12년차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뛰었던 경험은 전무하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중간계투로는 많은 경기에 뛰었지만 마무리투수로 등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이민우는 "확실히 차이가 크다"라면서 "홀드를 하면 그 뒤에 경기가 뒤집어질 수도 있는데 세이브를 하면 내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는 희열이 있다. 세이브를 했다는 것 자체가 확실히 팀이 이겼다는 의미이니까 '내가 팀의 승리를 지켰다'라는 감정이 많이 올라와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민우는 2024년만 해도 64경기 55이닝 2승 1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으로 활약했으나 지난해에는 어쩐 일인지 1군에서 1경기도 등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러야 했던 그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제발 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생각을 했는데 작년에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내 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라는 이민우는 "스스로 '야구를 내려놓을까', '슬슬 은퇴할 때가 됐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올해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개막 엔트리에 이민우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개막 초반부터 한화 불펜투수진이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이민우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시범경기에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자책도 하고 실망도 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는데 1군 상황이 좋지 않더라.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열심히 준비했다"라는 이민우.

역시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오는 법. 그리고 그 기회를 잡는 것 역시 스스로의 몫이다. 이민우는 올 시즌 18경기에서 21⅔이닝을 던져 2패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한화에 이민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끔찍한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이민우는 올해로 5살인 큰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들이 2024년만 해도 야구가 뭔지 몰랐는데 지금은 야구를 알고 있고 아빠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라는 이민우의 말에서 그 책임감을 읽을 수 있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 이민우 ⓒ한화 이글스

 

많이 본 기사